한국교회 동성애 반대, 전략 수정해야 한다

  • 입력 2016.06.07 07:50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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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1일 서울광장에서는 동성애자들의 축제인 ‘퀴어축제’와 함께 한국교회와 시민단체들이 주관하는 반대집회가 동시에 열릴 전망이다. 지난해에 이어 한국교회는 퀴어축제에 대해 강경한 반대집회로 맞불을 놓는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한국교회언론회(대표 유만석 목사)가 지난 4일 논평을 발표하고 한국교회의 동성애 조장 저지운동이 방향을 전환하여 장기적 전략으로 나가야 한다고 주장해 주목받고 있다.

“지난 대부도 토막살인 사건의 진상이 동성 성관계 대가를 받지 못해 저지른 범행인 것으로 드러났으나 대부분의 언론들이 단순 성매매 화대 사건으로 보도하고 있는 현실에서 무작정 반대는 오히려 역풍을 맞는 계기가 된다”는 분석이다.

언론회는 “서울광장 퀴어축제에 대하여 맞대응하는 식의 교계연합의 ‘반대 집회’는 오히려 동성애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물론, 일반 시민들과 언론들에게도 한국교회가 ‘동성애자들을 핍박한다’는 오해를 심어준다”며 “오히려 대규모 반대집회 장면들은 국제인권단체와 국내외 언론들에 의해 동성애자들에 대한 한국교회의 차별과 혐오를 증명하는 자료로 역이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동성애 조장과 동성애 등 독소조항이 포함된 ‘포괄적 차별금지법’에 대한 한국교회의 저지운동과 대응방향을 과감하게 바꿔야 한다는 것.

언론회는 먼저 외부 집회는 시민단체인 NGO가 중심이 되어 NGO운동으로 나가야 한다며 한국교회의 이름으로는 교회당에서 기도회로 모여야 하고, 교계 지도자들은 NGO시민운동의 방향성만 제시하고 시민운동을 적극 지원하고 장려하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국민들의 적극적인 동의와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해서 한국교회는 언론들에게 적극적인 동성애와 에이즈의 실체를 알려야 하며, 이것이 우리 청소년들과 청년들에게 미치는 심각한 폐혜를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교회의 슬로건은 ‘동성애 반대운동’이 아니라 ‘동성애 조장 반대운동’으로 나가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국민들은 동성애에 대해선 무관심하지만 동성애 조장에 대해서는 용납하지 않기에 그런 반대 여론을 적극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주목했다.

아울러 언론회는 교육부와 교육청 공직자들, 초중고등학교 교사들과 대학교 교수들, 보건복지부와 여성가족부를 비롯한 정부 각 부처 공직자들과 국회의원들, 대학생들과 군 장병들, 영화계를 비롯한 예술계에 동성애와 에이즈의 심각성을 일깨워야 한다며 이를 위해 한국교회의 역량을 총집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언론회는 “불쾌한 눈빛으로 그들을 바라보고, 반대만 하는 목소리를 높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이제는 장기적인 전략으로 국민과 언론의 지지를 이끌어내야 한다”며 “한국교회가 하나가 되어야 하며, 돌출된 행동을 피하고, 심사숙고하여 전략적으로 대처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거리에서 벌이는 퀴어 반대집회보다 더 중요한 것은 동성애를 포함한 ‘차별금지법’을 근본적으로 막는 것”이라며 “백년 이상을 동성애를 포함한 포괄절 차별금지법을 저지해야 하는 한국교회 입장에서 이젠 장기적 전략으로 전환해야 한다. 국민과 언론을 깨워야 한다. 정부와 국회를 깨우고 우리 청소년들과 청년들을 깨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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