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단규정, 객관적 사실에 신학적 해석이 되어야

  • 입력 2016.06.27 13:55
  • 기자명 임경래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0.jpg
 

신학적으로 올바른 이단 규정과 진리를 바로 세우기 위해 이단사이비 대책의 새로운 장을 열어가고 있는 한국기독교이단대책협의회(대표회장 임준식 목사, 이하 한이협)가 6월27일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바른신학, 바른교리’를 주제로 신학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최태영 교수(영남신대 조직신학)와 이혜훈 국회의원, 정미경 국회의원, 하다니엘 목사(건전신앙수호연대 대표), 유수열 목사(한기총 이슬람대책)가 강사로 나서 한국교회 내 이단과 이슬람, 동성애의 문제를 제시하고 이에 대한 한국교회의 대응전략을 나눴다.

특히 첫 발제자로 나선 최태영 교수는 ‘이단에서 진리로’를 주제로 한국교회의 이단규정의 현실을 지목하고 이단에 대해 복음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교수는 “이단 문제는 진리에 관한 것이요, 특히 영원한 구원에 관한 것이므로 결코 정치적으로나 윤리적으로 접근할 사항이 아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교계의 이단규정 현실은 다소 의심스러운 점이 없지 않았다”고 밝혔다.

최 교수는 “이단으로 규정하려면 객관적 사실에 근거해야 하고, 사실에 대해 신앙적 신학적으로 해석해야지 정치적 편견을 가지고 접근하면 안 된다”고 강조하고 “객관적으로 드러난 증거 없이 아마 그럴 것이라는 추정에 의해 한다면 마녀사냥이 될 수 있다. 이단이라는 선입견을 가지면 정통도 이단으로 보일 수 있다”고 위험성을 언급했다.

또한 “윤리와 교리를 혼동하지 말아야 하며, 신학적 다양성을 충분히 인정해야 한다”면서 “윤리적으로 고상하게 살지 못한다고 하여 이단으로 규정할 수는 없다. 구원에 직결되는 중추적인 교리가 아닌 주변적인 교리에 있어서는 이론이 있을 수밖에 없다. 나와 다르다고 하여 이단으로 정죄하는 일은 종교적 폭력이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과거에 연연하지 말고 미래지향적으로 이단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간의 이단규정이 올바로 되었는지 점검하여 혹시 잘못된 것이 있으면 바로 잡아야 한다”고 분명히 한 최 교수는 “이단으로 규정되었더라도 그 이후 반성하고 회개하여 바른 교리로 세워졌다면 이단 규정을 해지하고 형제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며 “이단으로 규정된 사항이 기독교의 근본에 속한 구원교리에 관한 것이 아니라면 잘 가르쳐서 회개하고 돌아올 기회를 충분히 주어야 한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이단은 무엇이고, 어떻게 분별할 것인가. 최 교수는 “바른 구원의 진리에 대해서는 이미 16세기에 교회개혁자들이 목숨을 걸고 외치고 가르친 바 있다. 바로 ‘오직 성경에 기록된 대로, 오직 하나님의 은혜에 의하여,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구원을 받는다’라는 것”이라며 “이것을 받아들여서 신앙고백을 한다면 더 이상 이단이라 해서는 안 될 것”이라 피력했다.

이어 “이단은 이 한 문장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한다. 이단인지 아닌지는 이 구원 교리에 달려 있다”며 “다른 교리에 있어서 다소의 차이가 있더라도 그것은 신학의 다양성으로 인정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우리는 이단 교설에 대해서는 추호도 타협하지 않는 태도를 가져야 하지만 너무 부정적인 태도를 가질 필요는 없다. 이단도 하나님께서 사용하시는 부정적 도구이기 때문”이라며 “불행하게 이단에 빠져 있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지나친 적개심을 가지기 보다는 오히려 긍휼과 관용과 인내로 진리를 전하기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후에는 이혜훈 국회의원이 ‘이슬람 대응책’에 대해 발제하고 정미경 국회의원이 ‘한국교회의 대응전략’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또한 하다니엘 목사는 ‘동성애 문제와 한국교회의 전략’에 대해, 유수열 목사는 ‘한국교회의 대응전략’에 대해 발제했다.

인사말을 전한 대표회장 임준식 목사는 “종교개혁 500주년을 앞두고 한국교회에 개혁적인 시도가 다방면으로 요구되지만 특히 한국교회는 이단에 대한 규정, 해제에 애매모호한 불명확한 부분이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고 전제하고 “귀한 세미나를 통해 한국교회가 이단규정과 해제에 어떤 기준을 두고 부끄럽지 않은 역사를 만들지 고민하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진리를 수호하는 일에는 어떤 명분도 앞서지 못한다는 필사적인 각오가 신념을 근간으로 이단을 정죄하는 자리에 머물던 모습에서 진리수호라는 큰 틀에서 한국교회 발전에 합력할 수 있는 근본적 포용이 필요할 것”이라며 “한국기독교이단대책협의회는 앞으로 큰 폭풍이 될 수 있는 동성애문제, 차별금지법, 할랄식품 등 현안을 직시하는 일에도 함께 기도하며 진리사수에 나서겠다”고 인사했다.

한국기독교이단대책협의회는 무분별한 이단규정과 폐해에 대한 고찰을 기저로 한국장로교총연합회 32회기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 위원들이 중심이 되어 발족된 단체다. 한이협은 정치적으로 이단을 만들거나 윤리적 접근을 지양하고, 이단 규정에 따른 복음적 준거를 만들고 공정한 잣대를 제시한다는 방침이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