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리교회, 희망이 보인다

  • 입력 2016.07.01 09:49
  • 기자명 컵뉴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라 말하고 싶다. 공공연한 비밀이 되다시피 한 한국교회 교단장들의 연봉에 관하여 시원 하리 만큼 이를 백일하에 공개한 이가 있어 눈길이 간다. 그가 다름 아닌 기독교대한감리회(감독회장전용재)의 차기 수장 자리에 도전장을 낸 사람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 있어 보인다. 따라서 이를 두고 더러는 자리(?)를 노린 사전선거운동이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도 있는 것 같다. 이렇거니 저렇거니 말들이야 있을 터이지만 그러나 솔직히 말해서 세상이교회를 향해 비난의 화살을 거두지 않는 큰 이유 중의 하나를 이참에 개혁하자는 그의 주장만큼은 박수를 보내고 싶다.

 

용기 있는 주인공 허원배 목사(부천성은교회)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6년 기준,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장은 연봉이 1억2천여만원에다 판공비와 업무추진비, 접대비 등을 합쳐 연간 4억원 정도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거기에 더하여 퇴임 후 사택마련을 위해 별도로 4억원의 예산을 세워놓고 있다고 한다. 관건은 이러한 예산을 아무런 거부감 없이 고개를 끄덕여 줄 만한 목사들이 감리교회 안에 얼마나 있을까 하는 점이다. 단언컨대 숫자적으로는 그리 많지 않을 듯하다. 몇 해 전의 통계이기는 하나 이번에 밝혀진 감리회 소속 교회 가운데 무려절반에 이르는 교회들이 자립에 이르지 못하는 교회들이라 한다. 무려 2천여 개가 넘는 이들 미 자립 교회들의 교역자 평균 급여가 60만원 남짓한 수준이라는 점을 들어 볼 때 분명 그 양극화가 심해도 너무 심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그렇다고 여타의 교단들은 다를 것이라는 생각은 아무도 하지 않을 줄 안다. 검증된 바는 없으나, 가장 많은 교회 수를 자랑하는 장로교단(통합과 합동, 비주류 포함)의경우 80% 이상이 미 자립 교회라는 말이 결코 과장이 아니라고 본다. 그러함에도 너나없이 총회장 하겠다고 감투싸움에만 몰두했지 이러한 구조적인 모순을 개선하자고목소리를 높인 인사는 아무도 없었던 것으로 안다. 이번에 허 목사가 제시한 목회자를 포함한 교회 안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개선방안 가운데는 대략 이런 것도 있다. “감독회장의 급여는 대한민국 국민의 중위소득(2016년 기준 440만원) 이하여야 한다”는 것과, 또 “감독회장의 전용차는 2000cc정도로도 충분하다”는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교단 혁신안이 과연 얼마나 성공을 거둘지는 두고 봐야겠으나 이것만으로도 감리교회는 희망이 있어 보인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