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 은급재단은 최춘경씨에게 어떻게 162억을 줬나

  • 입력 2016.07.07 19:56
  • 기자명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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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장 합동 은급재단(총회장·이사장 박무용 목사)이 벽제중앙추모공원(이하 납골당)과 관련하여 최춘경 씨에게 약 162억을 지급했다.

 

이는 은급재단이 최춘경 씨에게 대출, 납골당 관리권 및 지분 인수, 충성교회의 매매 대금 중 일부를 치른 것으로 여러 문서를 통해 확인됐다.

 

합동총회 연금가입자들에게 사용되어야 할 돈 중에서 약 162억을 최춘경 씨에게 건네준 은급재단은 이 중 얼마나 회수했을까? 적어도 은급재단의 이사들은 이러한 내용에 대해 명확히 알고 있는지 전화 문의한 결과 모른다는 답변을 받았다. 은급재단 이사 중 한 명은 “(회수된 전체) 금액에 대해 잘 모르다”고 했고, 은급재단 담당 직원 또한 “이사분들이 (2~3년 만에) 교체되기 때문에 납골당 관련 재정을 보고해도 그 내용을 (정확히) 알 수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은급재단이 납골당 공동사업자인 최춘경 씨를 상대로 제기했던 ‘영업금지가처분신청서’에 따르면, 2003년 9월부터 2004년 7월까지 13회에 걸쳐 59억3963만4520원을 최춘경 씨에게 대여해 주었다. 이로 인해 은급재단에서 불법 대출해 준 김장수 목사는 횡령죄로 형사처벌을 받기도 했다.

 

이어 은급재단은 2005년 22억 원을, 이후 2006년 11월에는 3억2000만 원을 차용해 주면서 각각 이자는 연 6%로 하여 공증했다. 위 금액을 합하면 84억3963만4520원이다.

 

이러한 상태에서 은급재단은 2009년 2월경 납골당 관리권을 최춘경 씨에게 34억5600만 원에 가져오고, 최 씨의 납골당 지분 중 25%를 35억 원에 인수했다. 즉 관리권과 지분 25%를 약 69억5600만 원에 최춘경씨에게 돈을 주고 가져온 것이다. 여기에 2009년 5월경 납골당을 충성교회에 매매하면서 계약금과 1차 중도금 27억 원 중 8억 원을 최춘경 씨에게 지급했다.

 

이를 모두 합하면 약 161억9600만 원(84억4000만 원+69억5600만 원+8억 원)인 것이다.

 

드러나지 않은 납골기 기수와 금액은?

 

최춘경씨와 공동사업자로 2004년부터 2009년까지 납골기를 판매한 은급재단은 영업수당 60%를 주고 남은 금액을 최 씨가 40%, 은급재단이 60%씩 가져가기로 했다. 충성교회 관계자에 따르면, 납골당을 인수받은 2009년 5월경 판매 현황에는 그동안 판매된 납골기수가 6451기로 나와 있었다고 했다.

 

따라서 납골기 1기에 대해 평균 300만 원에 판매했다는 납골당 관계자의 진술에 따라 6451기에서 약 6000기로 계산하면 180억 원이라는 금액이 산출된다. 당시 신문에 나온 기록에는 은급재단이 소유권을 가져오기 전에 약 500기 정도 판매되었다고 한다. 따라서 6000기라는 추정치로 계산하면 영업수당 60%를 지급했다는 주장으로 180억 원 중 108억 원이 나갔으며, 남은 순이익금 72억 원에 대해 최춘경 씨가 40%(28억8000만 원), 은급재단이 60%(43억2000만 원)의 수익을 가져갔어야 했다.

 

여기서 단체판매로 판매했다고 해도 영업수당에서 할인된 금액을 제해야 하기에 순이익금에 대해서는 거의 변동이 없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이것은 가정이고 추상적인 근거로 오차범위가 있을 수 있으나, 적어도 5951기(6451-500=5951)를 판매한 금액에 대해 정상적인 수입이 들어왔어야 한다.

 

한 가지 주목할 점은 납골당 관계자의 진술이다. 이 관계자는 보통 영업수당은 40% 이하로 지급했다는 것이다. 그럼 영업사원에게 지급되지 않은 20%의 영업 이익금과, 영업을 하지 않고도 판매되는 부분 즉 영업수당을 지급하지 않아도 되는 판매분(납골당 업계 용어로 ‘워킹’. 영업사원이 영업을 하지 않아도 유가족이 직접 납골당을 방문하여 납골기를 구입하는 것을 말하며, 이 경우에는 영업수당을 지급하지 않음)에 대한 이익금은 어떻게 배분되었을까?

 

약 162억 원이라는 어마어마한 돈과 2004~2009년의 납골당 영업에 대한 이익을 챙긴 최춘경 씨에게 은급재단은 최근 이사회를 통해 27억 원에 매매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합동총회는 이를 위해 오는 13일 실행위원회를 열고, 납골당 매매에 대해 논의하게 된다. 그러나 그동안 내부의 골칫덩어리로 여겨지던 납골당에 대해 ‘빨리 해치워 버리자’는 심정으로 정확한 이해득실을 따지지도 않고 팔면 또 다른 변수가 생겨날 수도 있다.

 

충성교회와의 소송 문제와 설치권자 명의 변경 문제 등 여러 문제가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과연 최춘경씨에게 27억 원의 현금을 받을 수 있을지가 문제다.

 

은급재단 납골당 문제와 관련해 활동했던 위원중 한 명은 “최춘경 씨는 이 분야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다. 납골당 매각에 대해 실행위에서 결의한다 해도 법적인 문제가 끝나지 않았거나 다른 이유로 또 몇 년 동안 27억 원을 받지 못하고 결국 납골기만 다 소진할 수도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충성교회 측은 “설사 최춘경이 27억 원을 지급한다 해도 그 돈이 개인의 돈일지 은급재단의 돈일지 정확히 따져보아야 할 것”이라며 “우리는 이제 이 사건에 대해 모든 자료를 공개하고, 이와 관련된 자들의 만행을 드러낼 준비가 끝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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