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덕 목사가 독립교회에서 낭만목회를 즐기는 방법

  • 입력 2016.07.15 13:03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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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북도 제천시에 있는 한국독립교회선교단체연합회 교회는 단 3곳. 그중 제천세인교회(이강덕 목사)는 이 지역에 독립교회의 씨앗을 뿌린 첫 번째 교회다.

이강덕 목사는 타교단에서 목사안수를 받고 지방회에서 가장 큰 교회를 담임했다. 그러다보니 목회적으로 자유롭지 못하고 정치적으로 끌려다닐 수밖에 없는 상황들이 발생했다. 이 때문에 당회와의 마찰도 겪었다.

이 목사는 ‘정말 목회다운 목회를 하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을 이겨낼 수 없었고, 8년 전 독립교회 개척을 감행했다. 교단 내에서 다른 교회와 담임목회자 교환을 할 수도 있었지만 여전히 교단 교회에서 또 다른 구조와 맞서야 한다는 생각에 진절머리가 났다고. 그렇게 49세의 나이에 ‘정치와 관계없는 진짜 목회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훌훌 털고 카이캄으로 발걸음했다.

이 목사의 뜻을 이해한 40여명의 성도들이 개척멤버로 함께했다. 일명 중형교회 담임목사로 사역하다가 개척교회를 담임한다는 현실은 결코 녹록치 않았다. 하지만 이 목사는 비교할 수 없이 평안한 마음과 마음껏 독서하고 목회할 수 있다는 것에 후회는커녕 정말 잘한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목회자의 만족과 기쁨 때문일까. 교회는 단기간에 출석성도 150명으로 의도치 않은 부흥을 경험하고 있다.

시작은 건물 2층을 임대해 월세를 납부하며 교회를 운영했다. 그러다 폐지를 주워 생계를 이어나가는 권사 두 명이 생명보다 값진 씨앗헌금 100만원씩을 드림으로 성도들의 정성이 모아져 300평에 작은 교회 건물을 세울 수 있게 됐다. 이는 ‘휘황찬란한 교회를 만들지 말고 비가식적교회로써 성전이 아닌 예배당을 만들자’는 이 목사의 철학과도 일치했다.

교회 이름은 세인교회. 세상 세(世)자에 인정할 인(認)자를 쓴다. 바로 세상이 인정하는 교회가 되자는 것이 제천세인교회의 목표다. 그러다보니 교회의 외적인 성장이나 ‘우리들만의 리그’를 만들기를 지양한다. 이에 따라 △축도 이후가 아름다운 교회 △월요일부터 승리하는 교회 △성서적 앎을 실천적 삶으로 연결하는 교회를 공통분모로 목회자와 성도가 똘똘 뭉쳤다.

이 목사는 “우리 교회의 모든 사역은 바깥문에 집중돼 있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최선을 다해 사람을 사랑하는 실천의 현장이 바깥문부터라고 생각한다”며 “대외섬김을 많이 하려고 한다. 독거노인, 소년소녀가장, 밀알선교단, 아프리카 우물파기 사역 등 교회 밖에서 그리스도의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 탄생한 교회이기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강덕 목사는 설교에 목숨 거는 목회자로도 알려져 있다. ‘공부를 안 하고 설교준비를 한다는 것은 하나님 앞에 범죄행위’라고 말하는 이 목사는 일주일 내내 설교준비를 위해 산다는 말이 적합할 정도다. ‘목회다운 목회를 하고 싶다’는 뜻이 바로 이것. 덕분에 이 목사의 설교를 들은 동역자들은 엄지를 치켜세우며 감탄을 쏟아낸다.

이 목사는 겸손에 겸손으로 스스로를 낮추며 “설교준비에 가장 중요한 것은 하루에 반드시 읽는 7장의 성경”이라고 말했다. 성경만 보는 것이 아니라 독일성서공회의 주석서를 중심으로 3가지 주석서를 연구하고 프레임을 형성한 후 텍스트를 현대적 관점으로 보기 위해 노력한다고.

아울러 소설, 인문학, 설교집 등 가리지 않고 1년에 100권의 책을 읽는다는 목표로 3년을 실천해왔다. 이를 위해 그는 매주 2권의 책을 읽는다.

그러다보니 교회 성장을 위해 설교에 집중한다는 평가를 들을 법도 하지만 정작 그는 외적 성장에는 관심이 없다. 성도들의 내실을 채워 교회 밖에서 그리스도의 영향력으로 승리하기를 바랄 뿐이다.

이 목사는 “우리교회가 제천에서 카이캄의 씨를 뿌렸다. 외롭긴 하지만 목회하기에 최상의 조건임에는 틀림이 없다”며 “정치나 쓸데없는 모임에 안 나가고, 정말 기도하고 공부하고 목회하고 성도들 섬기는 최적의 조건이 카이캄”이라고 말했다. “서재에서 드립커피 한 잔에 LP 음악을 들으며 책을 읽으면 여기가 바로 천국”이라는 이 목사는 자신만의 낭만있는 목회를 만끽하고 있는 셈이다.

독립교회에 만족하고 있는 이 목사에게 카이캄에 대해 묻자, 많은 장점들 가운데 굳이 단점을 꼽자면 ‘통제할 수 있는 질서가 미약하다’고 지적했다. 교단정치가 아니기에 회원 교회에 문제가 발생하거나 이단적인 사상이 있거나 윤리적인 문제가 생길 경우 치리할 수 있는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것.

이 목사는 “카이캄의 신학과 행정을 담당하는 분들이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생각한다”며 “이번 회원총회에 참석해 이 부분에 대해 의견을 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카이캄이 총회를 개최하지 않았다는 것은 관심의 대상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번에 총회가 준비되는 것을 보면서 상당히 고무적이라고 생각한다”며 “교단 정치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알기 때문에 이사회 중심에서 총회 중심으로 변화된다는 것이 매우 건설적”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끝으로 “카이캄이 절대 교단처럼 정치에 휘말리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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