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가슴마다 피 묻은 그리스도를 심어 이 땅에 푸르고 푸른 그리스도의 계절이 오게 하자”
대학생선교를 못자리판으로 하여 민족복음화와 세계선교에 평생을 바친 유성 김준곤 목사(한국CCC, 성시화운동, 국회조찬기도회, 국가조찬기도회 창설자/ 1925.3.28.~2009.9.29.) 제7주기 추모식이 9월29일 오전 10시30분 서울 종로구 부암동 CCC 대강당에서 열렸다.
최호영 목사(GAIN KOREA 대표)의 사회로 드려진 추모예배는 오차숙 간사(CCC 외국인사역부 책임)의 대표기도, 전남주 선교사(NK)의 추모사에 이어 김준곤 목사의 제자인 김정우 교수(한국신학정보연구원 원장, 부산대CCC 나사렛형제들)가 ‘故 김준곤 목사 설교 묵상’ 연구발표를 했다.
전남주 선교사는 “필리핀에서 사역하다가 뉴욕으로 발령을 받고 파송을 받을 때 김준곤 목사님께서 ‘베드로와 바울이 로마에서 순교를 했듯이 세계의 서울인 뉴욕에서 죽으시오’라고 말씀하셨다”면서 “뉴욕에서 사역하면서 매일 죽지 않고는 사역을 할 수 없었다. 매일 죽는 삶을 배웠다”고 김 목사의 가르침을 회고하고 추모했다.
김정우 교수는 <편지>에 나온 김준곤 목사의 설교에 대해 “목사님의 초기 설교는 세로로 빽빽하게 기록되었는데, 약 3편을 읽고 나면 나의 온 몸에서 힘이 빠져 기절하듯이 수면을 취해야 했다. 나는 자주 ‘어떻게 태산을 그려낼 수 있는가?’라는 압도감을 받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김 교수는 김 목사의 설교의 특징을 분석하면서 “목사님은 ‘초감각을 지닌 문인과 시인의 언어 속에서 하나님 없는 그 진실하고 민감하고 심각하고 처절한 고백을 들을 필요가 있다’(1981**)는 말씀을 하셨다”며 “내가 볼 때는 목사님 자신이 ‘초-고감각의 문인이며 시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김 목사의 설교 특징으로 “첫째, 목사님의 설교는 독창적이고 고유하다(originality)”면서 “우리에게 목사님의 설교는 너무나 친숙하여 ‘그 설교가 그 설교’라는 느낌이 들 수 있지만, 교회의 역사에서 목사님의 설교 같은 설교는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준곤 목사만의 독자적인 사색 속에서 자신의 고유한 언어의 세계를 만들어내어, 생생하게 살아 있는 언어, 정선된 언어, 체화된 언어, 영혼 속에서 뿜어져 나오는 언어의 은하수를 만든다는 것.
둘째로 김 교수는 김 목사의 설교 특징으로 ‘그림을 보는 듯한 선명함’을 꼽았다. 그는 “어느 설교에서 ‘혁명은 화산처럼 폭발하고, 전염병처럼 번진다…. 혁명은 광풍, 방화, 홍수, 발광, 열도가 죽이거나 죽을 수밖에 없는 피와 생사의 필요성으로 외인과 내인을 내포하고 있는 모순부정의 질적변화 운동이다’(1970.12.15.) 라고 말씀하신다. 여기에 나오는 ‘모순부정의 질적변화 운동’이란 언어는 고도의 조어 능력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어 “셋째로, 목사님의 설교는 시어가 운을 이루며 아름답다”면서 “‘어머니의 젖줄, 탯줄, 핏줄, 숨줄, 생명줄에서 신앙을 배웠다’(1983.06.)는 설교를 보면 때로는 설교가 시가 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그렇지만, ‘전민족 신자화 운동을 위한 전성도 총단합 총집중 전원 정예화 운동에 대한 제안’(1973.07.01.)은 제목 자체가 너무나 벅차게 느껴진다. 목사님이 운을 남용하신 것 같다”면서 “이 세가지를 특징으로 꼽은 것은 이런 특징들이 거의 모든 설교에 나타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이를 토대로 이 시대가 감당해야 할 과제를 제시했다. 그는 “첫째로, 목사님의 설교 유산을 모두 정리하여 책으로 만들 수 있으면 좋겠다”며 “스펄전의 설교가 정리되고 완성된 것 같이 목사님의 전 생애의 설교가 완성된 형태로 책과 다양한 매체로 증거되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또한 “둘째로, 목사님의 꿈 가운데 ‘교육공동체’가 있었다. 목사님은 한국성서학회, 한국성서연구원, 순성서신학원의 꿈을 꾸셨다”면서 “‘신학의 모든 과정을 농축한 과정으로 400시간 내지 450시간의 분량으로 강의, 자습, 순모임의 방법, 리트릿 등의 방법으로 한국의 평신도들을 선교사화 하려고 한다’는 글도 남기셨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사실 목사님의 이 꿈은 민족복음화를 위한 오래된 꿈이었다”며 “이제는 우리 후학들이 주님의 지상명령을 받들어 우리 목사님의 꿈을 계승하고 한 걸음 더 구체화시켜 내실 있는 민족복음화를 이루면서 세계선교에 동참할 수 있기를 소망해 본다”는 말로 강연을 마쳤다.
추모식 이후 준비된 추모영상이 상영됐고, 박성민 목사(한국CCC 대표)가 유족대표로 인사를 했다. 박 목사는 “1978년 정동채플이 시작할 때부터 김 목사님의 말씀을 들었는데, 저의 신앙의 밑거름이 되었다”면서 “목사님의 복음의 열정과 비전을 잘 계승해가겠다. 특히 목사님이 남기신 좋은 유산들을 잘 정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참석자들은 유성 김준곤 목사의 ‘민족복음화의 꿈’을 노래로 만든 ‘그리스도의 계절’을 부른 후 대학생선교사역의 부흥과 민족복음화, 세계선교를 위해 합심으로 기도했다. 이어 유성김준곤목사장학금 수여, 비즈니스창업경진대회 시상, 배형규순장상 수여식이 거행됐다.
유성 김준곤 목사는 1958년 한국CCC를 창설하여 30여 만 명의 대학생을 복음으로 키워냈으며, 1965년 국회조찬기도회, 1966년 국가조찬기도회를 창설했다. 1968년에는 민족복음화의 제3의 집단으로 나사렛형제들을 창설했으며, 1969년 전군신자화운동, 1970년 12월31일 0시 CBS기독교방송을 통해 민족복음화운동을 선언하고 민족복음와운동을 주도했다.
이외에도 지금까지 한국교회를 깨운 민족복음화운동으로 회자되는 엑스플로 ‘74대회, SM2000대회 등 영적대각성을 위한 다양한 사역을 전개했다.
1999년부터는 북한젖염소보내기운동을 전개해 황해북도에 32만명 CCC은정젖염소목장을 만들었으며,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공동상임대표로 10년간 활동하면서 민족 평화통일에 매진하다가 2009년 9월29일 영원한 안식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