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목회자가 되자

  • 입력 2014.07.18 17:12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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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 어느 개인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물론 비공식 통계인지라 그 정확성에 있어 신뢰도는 많이 떨어진다고 볼 수 있겠으나 – 우리나라 목회자들의 독서량을 대략이나마 가늠해 볼 수 있는 수치가 발표된 적이 있었다.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목회자들 가운데 한 주에 책 한권 이상을 읽는 이가 전체 응답자 중13%에 불과하였다고 한다. 즉 목회자100명 가운데 무려 87명이 한 주에 책 한권도 읽지 않는다는 결론이니 실로 충격적이라 아니 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나마 한 달에 책 한권은 읽는다고 답한 사람이 전체 응답자의 절반을 약간 상회하였다는 점을 작은 위안으로 삼아야할 것 같다. 응답자들이 얼마나 진지하고 성실하게 답을 하였는지는 알 수가 없으나 결과를 놓고 보았을 때 적잖이 실망스럽다. 목회하느라 바빠서 책을 읽을 틈이 없어서인지, 아니면 원래부터 책읽기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목회자가 되었는지는 좀 더 조사가 필요하겠으나 여하튼 목회자들의 독서가 사회인들의 그것보다 는 앞서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그런데 여기서 좀 우려스러운 것은 목회자들이 책을 읽지 않는 이유에 대한 변명으로 첫째가 책 읽을 시간에 기도를 하면 하나님이 목회와 관련해서 더 많은 영감을 주실 것이라고 믿는다는 것이다. 기도를 많이 하겠다는데 말릴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그것이 잘못된 것이라 말할 사람도 또한 없을 것이다. 다만 그것이변명일 뿐이라는 사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목회자는 스스로 균형 잡힌 감각을 위해서라도, 또 생각의 깊이와 넓이를 확장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책을 읽어야할 것이다.

 

이미 오래 전부터 목회자들 사이에는 각종의 모임이나 행사가 무척 빈번하다 는 것이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모임을 통하여 목회와 관련한 새로운 정보를 주고받는 것도 중요하다 하겠으나 독서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지식과 지혜에는 크게 못 미칠 것으로 보인다. 더러 어떤 이는 말하기를 목회자가 세상의 책을 읽는다는 것은 영성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하여 세상 책을 읽지 않는 것을 자랑으로 여기기까지 한다는 말도 들린다.

 

사설자의 오만인지는 모르겠으나 목회자가 세상을 리드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먼저 성숙된 사람이 되어야 할 것으로 믿는다. 일찍이 교회사에 위대한 지도자로 이름을 올린 분들의 면면을 보면 그들은 모두가 훌륭한 독서가들이었음을 말해두고 싶다. 한국 교회가 이제 새롭게 세상을 리드하기 위해서는 목회자들이 먼저 훌륭한 독서가들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올 여름 휴가에는 반드시 손에 성경 말고 또 다른 책 한 권이 쥐어져 있기를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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