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그리스도의교회, 크리스천 컨벤션으로 모인다

  • 입력 2014.07.22 12:14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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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한국에서 치러질 예정이었던 그리스도의교회 세계대회가 ‘2016 인터내셔널 크리스천 컨벤션’으로 변경됐다. 이에 따라 월드컨벤션이 아닌 한국 그리스도의교회협의회(회장 김탁기 목사, 이하 그리스도교회협) 주최로 개최될 예정이다.

그리스도교회협은 주최와 대회명만 변경됐을 뿐 일정은 변함없이 2016년 8월13~16일 개최되고, 한국 준비위 조직 그대로 이어지며, 프로그램의 변화도 전혀 없다고 밝혔다. 물론 세계의 그리스도의교회들도 모두 초청된다.

그리스도교회협은 2016 세계대회를 한국에 유치하고 대회장에 이강평 목사가 취임하면서 유악기와 무악기, 디사이플스 3개 교단이 하나 되는 기념비적인 대회로 준비해왔다. 하지만 디사이플스와의 신학적 노선의 문제를 극복하지 못하고 한국 그리스도교회협이 주최하는 크리스천 컨벤션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와 같은 대회 변경은 미국 디사이플스와의 신학적 노선이 전혀 다르다는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그리스도의교회 세계대회는 3개 교단이 연합해 구성한 월드컨벤션이 4년 마다 주최하는 대회로서, 디사이플스측 인사가 2/3를 차지한다. 때문에 모든 의제를 다루는 데 있어 디사이플스가 주도적인 위치에 설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교회가 동성애 성직자를 인정해가는 추세이고, 동성애를 인정하는 연합그리스도교회(United Church of Christ)와 디사이플스가 손을 잡으면서 한국 그리스도교회협의 고민이 깊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2016년 쯤에는 한국에서도 동성애 문제가 심각할 것으로 예견되는 가운데 월드컨벤션이 주최한 세계대회에서 한국 그리스도교회협이 감당하기 힘든 의제들이 다뤄질 경우 국내에서의 교단의 정체성과 입지에 회복할 수 없는 타격을 입을 것이 고려된 것이다.

반면 한국 그리스도교회협이 주최할 경우 한국 위원회가 모든 것을 관할하여 예상치 못한 의제나 결의를 막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와는 별도로 미국 내 그리스도의교회 교단들 사이에 최근 신학적 문제가 비화돼 유악기와 디사이플스의 관계가 틀어진 것도 하나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유악기측은 신학적인 문제로 도저히 디사이플스와 함께할 수 없다는 입장을 표명했고, 디사이플스측도 나름대로 고민에 빠진 상황을 파악한 이강평 목사는 이 갈등 문제를 속히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대회장직을 내려놓는 결정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에 디사이플스측 교회가 하나도 없어서 한국에서 열리는 세계대회에 사실상 관심이 없다는 정보와 유악기측이 한국 세계대회를 돕지 못한다는 답변을 받은 상황에서 한국 그리스도교회협이 구상하고 기대했던 세계대회는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때문에 월드컨벤션은 세계대회를 1년 늦추어 2017년에 인도에서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원래대로라면 2016년에 개최해야 하지만 한국에서 준비된 크리스천 컨벤션에 세계 그리스도의교회들이 참석한다는 점과 한국의 입장을 고려해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대회는 인도에서 열리게 됐지만 크리스천 컨벤션 개최로 가닥이 잡힌 만큼 미국의 환원운동이 한국에 들어와서 어떻게 성공했는지 보여주고 발전 방안을 논의한다는 기존의 취지는 살릴 수 있게 됐다.

회장 김탁기 목사는 “총회에서 세계대회를 인준했지만 방향이 바뀐 만큼 차기 총회에서 재인준을 받아야 한다”면서도 “내부적으로 설명되고 공감대가 이뤄진 만큼 성공적인 대회 개최를 위해 교단의 힘을 모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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