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번의 개혁이 필요하다

  • 입력 2016.11.25 16:15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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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에 복음이 들어온 지 130여 년이 지난 지금, 한국교회는 얼마나 건강한지 그 민낯이 궁금해질 때가 많다. 의문의 출발점은 한국교회 신자들의 수적(數的) 감소의 문제이다. 이 땅에 복음이 전파된 지 불과 한 세기만에 인구의 1/4을 점하는 1,200만 성도를 자랑하던 때가 불과 10~20년 전일이다. 그러던 것이 어찌하여 그 짧은 시간에 절반으로 주저앉았느냐 하는 것에 의아해 하지 않을 수 없다. 더 이해할 수없는 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의 수는 날로 늘어난다고 하는 점이다. 성도의수는 줄어드는 반면 교회의 수는 늘어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이와 관련해서는 무엇보다 목회자의 수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음에 기인하는 것이라고 대다수 교계의 인사들은 입을 모은다. 비전문가들이 보아도 이와 같은 주장은 결코 숨길 수 없는 현실인 것이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 해마다 신학교를 졸업하는 예비 목회자들의 수가 수 천 명에 달할 뿐 아니라 미인가 교단 신학이 배출하는 숫자까지 합한다면 그 수는 엄청난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러니 아무리 야박하게 셈을 하더라도 그 가운데 10% 이상이 교회 개척에 뛰어든다고 볼 수 있지 않느냐하는 것이다. 대한민국 땅에 그래서 교회의 수는 날로 늘어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문제는 이 나라에 교회가 몇 개냐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정말로 교회다운 교회가 몇이나 되느냐 하는 것이다. 세계 10대 교회 중 몇 개가 한국에 있느냐 하는 것도 실은 의미 없는 일이다.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선교사를 파송한 나라라고 하는 점도 자랑거리는 될 수 있겠으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음을 간과하지 않았으면 한다. 교회가 과연 세상에 빛이 되고 소금이 되고 있느냐 하는 것, 그 민낯을 볼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이렇게도 교회가 많고 목회자도 많고 주일이면 강단마다 설교가 넘쳐 나는 이 나라에 어두운 구석은 왜 이리도 많으며 그 어두운 곳마다 세상이 부르는 이름그대로 예수쟁이들은 빠지지 않는지 참으로 안타까운 노릇이 아닐 수 없다. 왜 교회는 날마다 간판을 걸고 있는데 십자가의 정신은 잃어가는 것일까, 세상 속에서 빛과 소금으로 살아가는 성도다운성도가 적은 이유는 무엇인가?

 

이 모든 문제 안에 내가 있음을 발견해야 할 것으로 본다. 내가 그 문제 안에 있으며, 또한 내안에 그런 문제들이 있음을 발견하면 저절로 이웃이 보이고 형제와 자매가 보일 것이며, 따라서 왜 빛과 소금으로 살아야하는지 또한 알게 될 것이다. 그렇게 나를 발견하는 것이 한국교회 앞에 주어진 대명제인 새로운 개혁, 또 한 번의 종교개혁으로 가는 첩경일 것으로 본다. 그것이 곧 교회의 본질을 회복하는 길이 될 것으로 믿는다. 따지고 보면 오늘 이 시대 한국교회가 안고 있는 비본질적인 요소가 한두 가지가 아니겠으나 그 가운데 가장 먼저 개혁되어야 할 명제이자 곧 한국교회 신자의 수적(數的) 감소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 원인으로 꼽을 수 있는 교회 내의 세속주의를 몰아내지 않으면 더 이상의 희망조차 사라질는지도 모른다. 세속적 방법으로 신자(信者)보다 교인(敎人)을 많이 모으기 위한 경쟁이 지나쳐 이 나라의 교회가 신뢰를 잃었으며, 이로 인하여 성도들조차 목회자를 신뢰하지 않는 불행한 사태에까지 이르렀으니 말씀(설교)이 홍수를 이룬다한들 그것이 빛과 소금의 역할로 이어지겠느냐 하는 말이다.

 

세속주의가 가져온 또 하나의 문제는 교회 내의 무조건적 기복(祈福)신앙의 양산이다. 예배 출석은 손에 꼽을 정도일지라도 헌금만 많이 하면 집사되고 권사되고 장로되는 것은 물론이요, 불법과 비리의 중심에 섰을망정 돈만 많이 벌어 부자로 살면 축복받았다고 칭찬해주는 세속적 교회가 청산되지 않으면 안 된다. 하나님은 본질을 잃은 교회를 결코 잘했다 칭찬하실 우리 하나님이 아니시다. 세속적 판단은 돈을 얼마나 많이 버느냐가 기준이겠으나 하나님은 얼마나 충성하고 헌신했느냐, 세상을 위해 얼마나 베풀었느냐 하는 것으로 판단하시는 분이시다. 하나님의 말씀에서 멀리 벗어나 있는 오늘의 한국교회가 새로이 개혁되는 길은 오직 나를 발견하는 것과 회개와 눈물의 기도에 달려 있다. “나의 유리함을 주께서 계수 하셨사오니 나의 눈물을 주의 병에 담으소서…”(시편5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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