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로 향하고 있는가?

  • 입력 2016.12.09 08:59
  • 기자명 컵뉴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병국 목사 (한소망교회)  
 [프로필]
▣ 협성대학교 신학과 졸업
▣ 감리교신학대학교 선교대학원 졸업
▣ 서울남연회 강동지방 감리사 역임
▣ 온맘 닷컴 “목회칼럼” 연재
▣ 한소망교회 담임목사 

①한번은 스케티스의 요한이 다른 형제들과 함께 모처로 향하는데, 길을 안내하던 사람이 한밤중에 길을 잃고 말았다. 형제들이 요한에게 말했다. “이 캄캄한 밤에 이 사람이 사막 한 가운데서 길을 잃었으니 우리가 다 죽게 되었습니다. 어찌해야 합니까?” 요한이 대답했다.“그를 책망하면 미안한 마음에 더 당황 할 것이오. 나는 너무도 피곤하여 더 이상 걷지 못하겠으니 날이 밝을때까지 여기서 유숙하겠다고 할 것이오.” 형제들도 이 말을 듣고 “너무 피곤하니 오늘은 여기서 유숙 합시다”라고 말했다. 그들은 실수로 길을 잃은 수도사를 책망하지 않기 위해 날이 밝을 때까지 사막 한 가운데서 유숙했다.

 

② 카시안이 전한 이야기이다. 우리는 또 다른 은둔자를 방문했다. 그는 우리에게 음식을 권했다. 우리가스스로 정한 규칙을 따라 적당량을 먹었음에도 그는 더 먹으라고 권했다. 나는 더 이상 먹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그가 말했다. “그대들이 이곳에 오기 직전에 나는 이미 여섯 차례나 다른 손님들에게 식사를 대접하며 그들과 함께 식사를 했소. 그런데 그대들은 한번만 먹고서 배가 불러 나와 함께 식사를 할 수 없다고 하는 것이오?”위 두 개의 글은 사막교부들의 금언집인 『깨달음』에나오는 이야기들이다. 두 개의 글은 서로 주제가 다르지만 그러나 방향은 하나이다. 무엇인가? 자기중심이아니라 다른 사람중심이라는 것이다. 기독교인들이 살아가는 삶 가운데 점점 빛을 잃어가는 것이 있다면 다른 사람을 향한 배려, 관용이다. 세상이 야박해서 그런지 나도 모르게 이웃보다는 나, 이기주의로 빠져 가는것 같아 아쉽다. 디트리히 본회퍼가 말한 것이 생각난다. 그리스도인은 누구인가? “타자를 위한 삶을 사는자”라는 말이다.

 

우리가 조금만 성경에 관심을 갖고 보면 예수의 정신이 보여 진다. 예수의 정신은 철저하게자기중심에서 벗어나 다른 사람을 향한 배려와 마음이다. 그러므로 이기주의와 자기만 고집하는 아집은 예수의 정신이 아니다. 같은 책에는 이런 이야기도 나온다. “어떤 형제가 한은둔자에게 물었다. “수도사 두 사람이 있습니다. 한 사람은 한 번에 엿새씩 금식하고, 엄격한 규칙을 지키면서 움막에 앉아 고요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다른 한 사람은 병든 자들을 돌보고 있습니다. 두 사람 가운데서 누가 하나님을 더 기쁘시게 하겠습니까?” 은둔자가 대답했다. “한 번에 엿새씩 금식하는 형제가 자신의 몸을 아무리 혹사시킨다 하더라도 병자들을 돌보는 형제에 버금가지 못할 것이오.”오늘 우리들이 기도를 하고 성경을 가까이하고 말씀을 청종하여 듣는 것도 사실은 최종 꼭지점은 어디인가? 그것은 나, 내가 아닌 “너”이고 “그”가 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예수의 정신은 이웃의 고통과 아픔을 나 몰라라 외면할 수 없는 것이다. 가끔 보도되는 기사를 접하면서 감동이 밀려오는 이야기를 듣는다. 어떤 부흥되고 성장하였다는 이야기는 잠시 부러움과 참 좋겠구나 하는 생각은 할 수 있겠지만, 오랫동안 마음에 여운을 남기지는 못한다. 그러나 개인이든 공동체이든 예수의 정신을 가지고 자기보다는 다른 사람을, 우리 주변의 돌봄과 보살핌이 필요한 자들에게 따뜻하게 찾아가는 섬김과 헌신의 이야기는 감동과 울림 그리고 오랫동안 여운이 남는다. 교회를 섬기는 목사로 늘 목마름이 있었다. 그것은 교회가 어디로 가야 하는가 하는 방향성이다. 성장을 향한 한 방향과 이웃을 향한 방향이다. 1년을 결산하는 시즌이다. 뒤 돌아 본다. 이웃을 향한 교회였는가? 이웃을 향한 그리스도인이었는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