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 그 시작과 현재를 생각하다

  • 입력 2016.12.09 09:26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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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숙 총장
[프로필]
◈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학교
 

21세기가 시작되던 2000년 경부고속도로 진입 부분에는 이제는 ‘여성의 시대’라는 구호가 걸려 있었다. 필자가 살고 있는 용인시는 얼마 전까지 “여성특별시”라고 써 놓기도 했다. 또 필자가 재직하고 있는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학교가 있는 서초구의 구청장은 여성이다. 남존여비 유교사상을 논하던 대한민국에 10여 년 전에 여성부가 생겼고, 비록 탄핵의 위기를 맞고 있지만 지금 대통령은 우리가 미국보다 먼저 선출한 여성대통령이다. 상전벽해라 했던가? 현실경제와 민주사회는 여성에게 새로운 기회를 허락하였다. 그리하여 곳곳에서 여성의 활약이 큰 것이 사실이지만 동시에 발견하는 것은 여성이 좋은 리더십을 갖추기란 아직은 그리 쉽지 않다는 사실이다. 대부분의 영역에서 여전히 남성이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여성리더십은 극소수이기에 여성들은 애시 당초 제한된 학습의 기회로 좋은 리더십을 제대로 배우기가 쉽지 않고 서포터즈(supporters)가 약한 것이 현실이다.

 

 

그런 의미에서 역사에서 여성리더십을 만나는 것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그들은 21세기에도

어려운 일을 이미 시도하고, 그리하여 역사에 여성리더십의 흔적을 남겨주었기 때문이다. 21세기 민주사회의 관점으로 볼 때 엘리자베스 여왕은 여성리더십으로 최고의 예(example)는 아닐 것이다. 그는 공주로 태어났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금수저 출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엘리자베스 여왕의 리더십은 특별한 데가 있다. 금수저 출신인 엘리자베스는 사실 공주와 사생아 사이를, 삶과 죽음 사이를 오가다 이복언니의 단명(短命)으로 여왕의 자리에 올랐다. 헨리 8세의 두 번째 왕비인 그의 어머니 앤은 엘리자베스가 2살 8개월 되었을 때 참수형을 당했고, 공주였던 그는 순식간에 사생아가 되었다. 그리고 이복언니가 여왕직에 있을 때 내란죄로 투옥되기도 했다. 금수저 출신치고는 애매한 고생도 많이 한 경우다.

 

 

엘리자베스가 권좌에 올랐던 1558년 그의 나이는 25세였다. 그는 당시 왕위에 오른 어떤 왕보다도 성숙한 나이였고 또 똑똑하고 지혜로웠다. 이미 다섯 가지의 외국어를 구사하였고(생애후반부에 4개의 언어를 더 구사함) 당대 최고로 교육받은 여성이 되었다. 선대왕들이 시도한 종교개혁이 가톨릭교회와 개신교 사이를 오가면서 나라가 어떻게 양분화 되고 혼동에 빠지게 되었는지를 그는 잘 알고 있었고 국제질서를 읽을 수 있었다.나라의 통합을 추구한 엘리자베스는 소위 중용노선 혹은 중간 길(via media)을 택한다. 1559년에 그는 부친 헨리8세가 반포했던 수장령에 버금가는 수장령으로 영국국교회의 최고집정관이 되었다. 개신교의 교리와 가톨릭교회의 형식을 갖춘 독특한 영국국교회를 발족한다.

 

영국국교회(the Church of England 혹은 Anglican Church)는 한국에서는 대한성공회(TheAnglican Church of Korea)로 일컬어진다. 연이어 엘리자베스 여왕은 39개 조항을 발표하여 영국국교회의 믿는 바와 교회 정치와 예배를 정하였다. 이 조항은 분명하게 삼위일체 하나님과 인간 구원에 대한 성경의 충분성, 66권 성경, 선행은 믿음의 열매이나 구원의 조건이 아님, 연옥은 성경적 근거가 없음, 세례와 성찬의 두 가지 성례 등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1570년 로마가톨릭교회는 엘리자베스를 파문하였다.

 

 

헨리8세는 단지 이혼만을 위하여 로마가톨릭교회와 결별한 것이 아니었을 것이라고 지난 호 제목으로 시사한 바 있다. 이혼도 필요했겠지만 헨리 8세로부터 시작되어 엘리자베스 여왕에 이르러 정착된 영국의 종교개혁은 국가주도의 종교개혁으로 국가의 필요가 적극적으로 반영된 개혁이다. 헨리8세는 국가뿐만 아니라 교회의 수장(이전에는 로마가톨릭교회의 교황)이 됨으로 교회와 폐쇄시킨 수도원의 재산을 국가로 귀속시키고 종교지도자들의 충성을 확보하였다. 결국 엘리자베스 여왕은 선대왕이 마련한 개혁을 확실하게 정착시키고 그만의 지혜와 능력, 또한 하나님의 주신 건강으로 45년간 안정된 왕권을 통하여 대영제국의 영광을 시작하였던 것이다.

그림)엘리자베스여왕초상화출처_https://commons.wikimedia.org/w/index.php?curid=4671195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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