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연합기관이어서는 안 된다

  • 입력 2016.12.16 10:00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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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연중에라도 내심 결말이 과연 어떻게 나올까 교계의 많은 인사들이 주목하고 있는 한국 교회의 연합기관 통합은 당장은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본보 제624호 1면참조). 그보다는 오히려 한국교회연합추진위원회(한교추 위원장 이종승)가 또 다른, 즉 제 3의 연합기구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힘을 얻어가고 있는 모양새다. 한교추의 입장에서야 물론 한국교회 앞에 약속한 바도 있고 대의적인 면에서 체면도 있으니 어떻게든 올해 안에첫 단추 하나 정도는 꿰고자 하는 의욕이 앞설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아무리 교단장회의 등 동참을 원하는 세력들을 끌어안는다 해도 기존의 한기총(한국기독교총연합 대표회장 이영훈)과 한교연(한국교회연합 대표회장 조일래) 등 양대 연합기관을 함께 아우르지않는 한 결국 앞서 말한 우려가 현실이 되고 마는 것이다.

 

창립 27년의 일천한 역사를 가진 한기총이 둘로 쪼개어져 각기 그들만의 리그가 된 현 상황에서 또 하나의 연합기관이 등장한다는 것은 장차 한국 교회의 교단 분열과 다를 바 없는 또 다른 분열이 이어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본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한교추가 또 하나의 연합기관화 되어서는 곤란하다는 것이다. 여기서 한 가지 명심해야 할 것은 기존의 양대 연합기관의 처신에 관해서이다. 그것은 곧 각자가 자신의 기득권을 먼저 포기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과 ‘우리는 독자적으로 홀로설 수 있으니 아쉬울 것 없다’는 식의 자만심에 빠져 있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이제 한국 교회가 좀 더 성숙한 모습을 보여야 할 때이다.

 

슬로건이나 캐치프레이즈는 항상 ‘나라와 민족을’ 위한다 하면서 현실의 모습에서는 늘 세상에 걱정만 안겨주는 한국 교회가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좀 더 의연한 자세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가뜩이나 교단과 교파의 분열이 멈출 줄 모르는 지금 연합기관마저 분열의 모습을 드러낸다면 교회와 대한민국 정치가 다를게 전혀 없다는 비난에 직면하기에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한교추는 서두르지 말고, 한기총과 한교연은 좀 더 의연해지기를 당부한다. 또 하나의 연합기관 탄생을 우리는 결코 바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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