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에 가려진 크리스마스

  • 입력 2016.12.16 10:06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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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인간들의 죄를 씻어주시고, 사망의 자리에서 생명의 자리로 옮겨 주시기 위해 인간의 몸을 입고 이 세상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 성자의 탄생을 기뻐하며 함께 하나님께 영광 돌려야 할 크리스마스가상업화에 오염된 것은 말할 것도 없이 오래된 이야기이다. 그런데 그마저도 쇠퇴하는 분위기인 것 같아 적지 아니 씁쓸한 느낌을 감출 수가 없다. 해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아쉬움에다 새로 맞이하는 해에 대한 설렘이 교차하는 12월이면 상가가 밝히는 성탄트리 불빛이 명절 분위기를 띄우곤 하였기 때문이다. 교회보다 먼저, 그리고 더 화려하게 불빛을 밝혀오던 터이다. 그런데 올 크리스마스는 상황이 그렇지가 않은 것 같다. 대통령을 탄핵에까지 이르게 한 성난 촛불이 성탄을 알리는 별빛은 물론, 상가의 크리스마스 특수(特需)마저 앗아가는 느낌이다.

 

더러 촛불 그 자체만으로도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전하기에 충분하다는 긍정론도 있으나, 의미나목적은 결코 동일시 될 수 없을 것 같다.결코 지금의 저 촛불이 갖는 의미를 축소하거나 약화시키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상업적 크리스마스마저 실종되다시피 하고 정치적 촛불만이 빛을 더하는 것 같아 마음이 서운하다는 말이다. 촛불을 잊지 않는 만큼 크리스마스도 상실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바라고 싶은 것은 이러한 국가적 소용돌이 가운데 맞이하는 크리스마스가 우리 모두 책임의 일말을 깨닫는 의미 있는 크리스마스가 되어야 하지 않겠느냐 하는 것이다. 촛불이 정국(政局)에 드리운 어둠을 몰아낸 빛이듯이 크리스마스가 세상 모두를 어둡게 한 죄악의 그림자들을 모두 몰아내는 빛으로 기억될 수 있는 2016년 크리스마스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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