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교회상담 통계, ‘재정과 담임목사’ 문제 가장 많아

  • 입력 2017.01.10 16:54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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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개혁실천연대 부설 교회문제상담소(이하 상담소)가 2016년 한 해 동안 진행한 교회상담 통계를 조사하고 경향을 분석해 발표했다. 여전히 교회 내 불투명한 재정 운용과 담임목사의 독단적인 운영 행태가 가장 큰 문제로 드러났다.

상담소는 지난 한 해 동안 총 162건의 상담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중 대면상담은 25회, 전화상담은 127회, 이메일 상담은 5회로 집계됐다. 이는 2010년부터 대체로 증가하는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교단별로 살펴보면 예장통합이 30건으로 가장 많았고, 합동이 27건, 기장이 13건, 기감이 9건 등으로 나타나 교단 크기가 클수록 상담이 많이 들어왔으며, 초대형교회보다는 비교적 규모가 작은 중소형 교회에 편중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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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 내용에 있어서는 ‘재정관련 문제’와 ‘담임목사 문제’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대면상담 25회 중 ‘재정관련 문제’는 16건으로 가장 많았고, ‘담임목사에 의한 독단적 운영’과 ‘목회자의 성폭력 및 성적 일탈’ 문제가 각각 8건, ‘담임목사의 목회부실이나 잘못된 언행’과 ‘헌금강요’가 각각 4건, ‘목회리더십 교체 갈등’과 ‘교회 내 부당치리’가 3건으로 집계됐다.

전화상담 127건 역시 비슷한 순위를 보였다. ‘재정’이 43건, ‘담임목사의 목회부실이나 거짓말’이 31건, ‘독단적 운영’이 21건, ‘교회세습’이 20건으로 뒤를 이었다.

상담소는 “대면상담과 전화상담을 종합해보면 가장 많이 다룬 주제는 교회나 기관의 재정관련 문제였다”며 “교회 분쟁의 가장 큰 원인이 회계 불투명성, 배임, 횡령 혐의 등 재정을 관리하는 문제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상담 주제의 대부분은 담임목사와 관련이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이러한 교회문제를 상담하는 직분은 집사가 72명으로 가장 많았고, 청년과 평신도가 27명, 장로가 22명, 권사가 15명, 전도사와 목사 11명 순으로 기록했다.

이에 대해 상담소는 “해마다 장로와 집사가 문제제기하는 비율은 높은 편이다. 교회의 내부 소식이나 정보에 대한 접근이 쉬워 각종 사안을 파악하고 문제를 제기했기 때문”이라며 “2016년에는 집사의 상담비율이 증가한 반면 장로 비율은 감소했다. 평신도와 청년의 상담비율이 장로를 앞지른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 상담소는 “교회 분쟁은 증가 추세다. 교회 안에서 목회자의 막말과 저주, 표절설교, 신천지 매도, 이간질 등을 목격하면 교인들은 심각한 고민에 빠진다”며 “교회의 양적 성장을 기대하기 힘든 이 시점에서 목회자의 윤리적 공백이 교회 분쟁의 원인 중 하나로 떠오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성문제에 대한 대면상담 비율이 비약적으로 증가했다”며 “용기를 갖고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사람이 많아졌다”고 분석했다.

상담소는 “성폭력 문제가 교회 안팎에서 큰 주목을 받는 것과는 달리 교계에서 적극적인 해결을 모색하는 노력을 찾기는 어려운 것이 실정”이라고 지적하고 “성폭력 사건에서 발생하는 각종 심리적인 문제와 역학적인 문제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합의를 통한 상황무마를 시도하거나 피해자 신상을 노출해 처벌을 끌어내려 한다면 문제를 악화시킬 우려가 있으므로, 각 교회 공동체마다 신중하고 전문적인 접근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또한 장로의 상담비율이 감소한 반면 집사와 청년, 평신도들의 비율이 증가한 데 대해 “상담에 임한 교인들은 당회가 합리적인 절차를 준수하며 결정을 내렸는지, 재정이 투명하고 공정하게 사용됐는지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며 “담임목사를 포함한 당회 자체에 대한 불신이 팽배하고, 의사결정이 독점된 현상에 대해 젊은 세대가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상담소는 2016년 상담통계 조사 결과 교회의 의사결정 권한은 여전히 소수의 목회자에게 집중되어 있고, 불투명한 교회 운영과 남성 중심적이고 강압적인 위계질서에서 비롯된 분쟁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정리했다.

특히 일부 교회의 관행과 병폐는 심각할 정도로 윤리적인 기준이 뒤쳐져 있어서 일부 교인은 고민 끝에 언론에 제보하거나 사법적인 해결을 모색하는 실정이라면서, 그러한 시도마저 사이비 이단 또는 사탄의 계략으로 몰거나 절차를 무시한 징계로 맞서는 것은 매우 우려스러운 조치라고 전했다.

아울러 이러한 문제들을 개선하기 위한 각 교단의 노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감안하면 분쟁은 앞으로도 자주 발생할 것이라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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