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통합 연합 기도회, 순수성 있다 없다?

  • 입력 2014.07.28 08:15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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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 통합 55년만 연합 기도회 가지기로.jpg
 

국내 최대 교단으로 손꼽히는 예장합동과 통합이 오는 8월10일 사랑의교회에서 특별기도회를 개최한다.

한국교회 분열의 역사를 간직하고, 연합기관에서도 상시 대립 구도를 이어왔던 가장 큰 두 개 교단이 55년 만에 하나로 연합하는 기도회라는 상징성에도 불구하고 그리 환영받지 못하는 분위기가 흐르고 있다.

합동과 통합의 증경총회장 9명은 지난 7월24일 장충동 앰배서더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통합 증경총회장 특별기도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55년 만의 만남임을 강조하며, 증경총회장들을 중심으로 양 교단이 순수한 기도회로 모여 화합을 모색하고 한국교회 분열의 책임을 통감하며 회개하는 시간을 갖는다고 전했다.

통합 김순권 목사는 “합동과 통합이 1959년 분열된 이후 55년 동안 임원들끼리 일회성 만남은 있었지만 공식적으로 함께 기도회를 갖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갑자기 기획된 것이 아니고 실무자들이 많은 논의를 거쳐 기도회 개최를 확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합동 김동권 목사는 “20여년 전 합동과 통합이 말씀과 신앙으로 봉사하자고 처음 발기해 한기총을 시작했는데 지금은 사회로부터 지탄받는 곳이 됐다”며 한국교회가 시련에 직면한 지금, 분열의 책임이 있는 양 교단이 국민과 하나님 앞에 회개하면서 기도하자는 순수한 의도“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합동과 통합 양 교단의 총회가 중심이 되어 열리는 것도 아니고 지도부가 주도한 것도 아닌, 증경총회장들이 특별기도회를 개최한다는 것에 많은 논란이 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에 대해 양 교단 증경총회장들은 이러한 우려와 논란에 대해 “아무런 정치성은 없다”고 일축했다.

김순권 목사는 “교단을 합하는 일이나 새로운 연합기구를 만들기 위한 순서도 아니다. 정말 순수하게 양 교단 증경총회장들이 비정치성을 가지고 기도회를 갖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증경총회장들이 나서게 된 것에 대해서는 “총회임원회가 주관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그렇게 되면 총회의 허락을 받아야 하고 이런저런 모양으로 지지부진할 우려가 있어 기도회이기 때문에 증경총회장들이 마음을 모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통합은 총회임원회 차원에서 이번 기도회에 전국교회가 참석하도록 독려하는 공문을 총회장 명의로 발송했다.

김순권 목사는 “어제 총회장과 3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눴고, 총회장이 기도회에 직접 참석하기로 했다”면서 “총회장과 서기 이름으로 전국교회에 공문이 발송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특별기도회와 관련해 합동 임원회는 논란 가운데 지난 21일 회의에서 ‘양 교단 연합기도회는 교단과 무관하다’고 결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동 내에서는 2개 노회만 기도회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관련해 한기총은 25일 ‘예장합동 총회장의 소신있는 발언을 지지한다’ 제하의 성명을 통해 “우리 교단에서는 예장통합과 강단 교류가 금지돼 있다. 만약 기도회를 드리면 총회 차원에서 조사에 들어갈 것”이라는 안명환 총회장의 발언이 “WCC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확인한 것”이라며 “이를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또 “예장합동 총회장의 소신있고 용기있는 모습은 그래도 아직 예장합동에 대한 희망을 기대할 수 있게 한다”면서 “총회장은 저들을 면직, 제명 처리하여 WCC에 대한 보다 확실한 입장을 나타내 주기를 바란다”고 요청했다.

이어 “예장합동은 법적으로 한기총을 탈퇴하지도, 행정보류도 하지 않은 회원교단이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으니 한기총으로 복귀하여 한기총과 손잡고 한국교회를 보수신앙으로 지켜나가기를 간곡히 부탁한다”면서 “WCC에 대해 강력히 대처해 나가며, 한국교회의 질서를 바로 세워가고 한기총 회원교단으로서 함께 한국교회를 부흥 발전시키는데 헌신해 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은 합동에서 김동권, 서기행, 최기채, 한석지, 홍정이 목사가 참석했고, 통합에서는 김삼환, 김순권, 김창인, 조성기 목사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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