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하성 교단 또 분열…총회회관 매각대금 사용내역 문제

  • 입력 2017.02.07 15:31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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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 차례 분열을 겪고 홀로서기 한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함동근 총회장측이 올해 새해벽두부터 또다시 분열을 맞아 교계의 안타까운 시선들이 모아지고 있다.

해당 교단의 분열 사태는 지난 1월19일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정동균 목사’ 명의의 공문이 각 교회로 발송됨에 따라 가시화되기 시작했다.

교단 총무였던 정동균 목사는 이 공문에서 “2016년 12월29일 긴급한 사태를 맞이해서 긴급의 모임을 갖고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고 공개하면서도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할 수밖에 없었던 긴급한 사태의 내용은 더 이상 확대시키지 않기로 하겠다”고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비상대책위원회가 조직된 것은 2016년 12월29일 3시 총회 8층에서 현재의 임원으로 임시의장 부총회장 지효현 목사로 진행”했다면서 “비상대책위원회 제1차 회의로 하고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총무인 정동균 목사로 총회장 권한대행을 겸직하는 것으로 하기로 했다”고 알렸다.

이들은 공문을 통해 비상대책위원회가 2017년 5월22일 개최되는 제66차 총회 때까지 총회 임원회를 대신할 것이라고 통지하면서 “지방회는 총회 소속을 자유롭게 선택하시기 바란다. 본 총회(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정동균 목사)를 선택한 지방회는 회원명단을 기존 총회 사무실로 올려주기 바란다”고 고지해 편가르기를 공식화했다.

사태가 교단 분열로 흐르자 함동근 총회장은 1월20일 ‘총회원님들께 드리는 글’을 전국교회에 발송하고 1월31일 평택순복음교회에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성 총회를 위한 특별기도회’를 개최한다며 총회원들 다잡기에 나섰다.

함 총회장은 “총회회관이 일부 몰지각한 목회자의 부조리와 모순, 비정상적인 총회와 재단의 운영으로 빚더미에 올라 파산되었고, 불행하게도 결국 265억이란 헐값에 매각되고 말았다”면서 “총회회관을 매각한 매각대금이 어느 곳에 사용되었는지 아는 사람이 없다. 총회에 속한 유지재단의 기본재산인 거대한 회관건물이 날아갔는데도 어느 한 사람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고 개탄했다

이어 “총회원님들이 요구하는 것은 재단법인이 건물매각대금 사용내역을 공개하도록 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 시각까지 재단법인은 매각대금 사용내역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이 문제로 비상대책위원회가 구성됐다고 “황당한 일”이라고 표현했다.

나아가 “올해 초부터 지금까지 총회장과 서기, 재무를 그 어떤 사람의 명령에 의하여 아무런 이유도 없이 사퇴하라고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더 이상 총회장의 권위가 통하지 않는 현 총회운영으로는 개혁을 더 이상 진행하여 나갈 수 없기에 하나님이 주인이 되시는 교단,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보혈로 성령님께서 운행하시고 주장하시는 교단으로 거듭나기 위하여 새로운 결단을 요구 받기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이렇듯 교단이 비상대책위원회측과 함동근 총회장측으로 분열되는 상황에 지난 6일 서울시 중구 바비엥2 크리스탈룸에서는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본 총회 소속 재단 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간담회는 정동균 총회장권한대행측 소속 교회들만 초청해 진행됐으며, 재단법인에 소속돼 있더라도 여의도측과 양평동측, 오황동 목사측, 함동근 목사측 총회 소속 목사는 접수 및 입장이 불가하다는 공지가 사전에 배포됐다.

50여명의 목회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간담회는 비공개로 진행됐다. 간담회에 앞서 기자들과 간단 질의응답에 임한 정동균 목사는 “지난 2월2일부로 사실상 교단은 나뉘어졌다”고 분열을 공식 인정했다. 그러면서 “12월29일 간담회 때 오후에 헤어지자는 말을 확실히 했다. 그들이 먼저 헤어지자고 했다”면서 “그걸 근거로 비상대책위원회가 구성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기하성 교단 분열의 원인은 서대문 총회회관 매각대금 사용내역을 둘러싸고 함동근 총회장측은 ‘공개하라’고 요구한 반면 정동균 목사측은 ‘지금은 공개할 수 없다’고 정면으로 충돌한 데 있다.

이를 놓고 정동균 목사는 이날 간담회에서 “밝히는 시점과 정책적 시점은 재단에서 하는 것이고, 손해가 있으면 미룰 수도 있는 것”이라면서 “재단과 총회 입장에서 차후로 미루고 있는 것이지, 그것을 밝히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더불어 “이미 210억 정도는 밝혀놨고, P목사가 행한 일들을 우리가 뒤처리하고 있다고만 알면 된다”며 더 이상의 언급을 피했다.

오랫동안 분쟁과 분열을 거듭해온 기하성 교단이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은 2017년에도 또 다시 분열을 맞고 있는 데다가, 분열의 중심에 재단법인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짐에 따라 교계에서 질타와 탄식이 쏟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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