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주 일지도 그리기(spirit work profile map) (6)

  • 입력 2017.02.10 09:12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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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만섭 목사(동풍교회)

그날에, 나의 온 몸은 둥둥 뜨듯이 기뻤다. 5월 초 토요일 아침의 싱그러움이 다가오면서 교회 앞의 가로수의 조그만 나뭇잎들은 순한 연두색으로 칠해 있었고, 그 사이엔 새 순들이 돋아나고 있었다. 아, 생명의 약동. 이 생명은 내 눈과 마음에 들어와 있었다. 이 그림을 ‘세상의 숲’이라 이름을 지어 부르던 때의 내 나이는 58세였다.‘땅과 하늘 사이에 있는 식물들이 자라나게 하셨는데, 이전에는 왜 이런 숲이 보이지 않았을까요?’ 나는 이런 질문을 하면서 교회 마당 모퉁이 의자에 그대로 주저앉았다. “나를 이 숲에 살아가게 하신 창조주 하나님 감사합니다. 하늘과 땅을 만드시고 그 위에 이처럼 싱그러운 식물들을, 그리고 그 위에 사람이 살아가게 하셨습니다. 새큼한 느낌이 오는 것은 밝은 공기가 있다는 것이고, 공기를 만들어서 그것을 땅위에 보내시고, 그것을 나무들이 느끼도록 바람을 불게 하십니다.

 

세상의 숲에 있는 모든 생명체들이 주의 기운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지금껏 나는 내가 살았습니다. 내 뜻과 내 힘으로, 그러고 보니 힘이 들었고, 그 힘이 소진되어 허우적대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나를 살아가도록 하시는 창조주 하나님을 느낍니다. 분명히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나를 살아가게 하십니다. 이 세상의 숲에서 싱그럽게 뽐내는 나무처럼 말입니다. 저들이 살아가는 것으로 보아 힘이 들지 않아요. 추운 겨울을 버텨왔을 것이고, 이 때 봄이 오기에 진통하며 잎사귀를 내었을 것입니다.”나는 오른손으로 가슴을 더듬어 보면서 나무를 보았다. “네 앞에서 내 몸을 내 것이라고 말하고 나니 어색하구나. 나도 이젠 내 몸을 내 것이라고 부르질 말아야 할 때가 이르렀다.

 

너를 보니 너는 너라고 하지 않고 그저 너희들이 모여서 세상의 숲을 이루지 않느냐? 창조주 하나님께서 만들어놓으신 그 때의 그 모습으로 그분 앞에서 서 있는 네가 대견할 뿐이다.”내 몸에 붙어 있었던 세상을 떼어내고 또 떼어내는 일을 해주시는 하나님이시다. “내 몸은 세상과 붙어 있었습니다. 세상이 내 몸이었고,내 몸은 세상이었습니다. 영도 세상이요. 혼도 세상이었고, 육신도 세상이었습니다. 거대한 세상이 몸 안에 들어와 있었고, 세상 또한 내 몸을 품고 있었습니다. 나와 세상은 종속되어 있었습니다. 세상에 파도가 일어나게 되면 내 몸에선 두려움이, 조금 잠잠하면 따라서 잠잠해졌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구 하나 나서서 떼어 놓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부활의 주님이셨습니다. 부활로 나의 영이 살아나게 하시더니 이제 세상의 숲을 주신 것입니다. 이것은 부활의 선물입니다. 사람 안에서 재창조의 역사가 일어난 것입니다.

 

이런 일은 아버지 하나님께서 해주신 일입니다. 아버지는 그 아들을 이 세상에 보내시고 죽음에서 살아나게 하신 일이 사람의 심령 안에서 일어나게 하셨던 것입니다.” “이때부터 나와 세상은 독립되어 가게 하셨습니다. 지금은 그 어떤 세상의 파도와 분노에 따라서 그와 같이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한 사람의 몸에 종속되어 살던 세상을, 이젠 독립되도록 하셨습니다. 김만섭의 몸에는, 세상과 독립된 인격체로, 주와는 연합된 인격체로 바꿔주시는 아주 큰일을 하고 계셨던 것입니다.”세상의 숲을 보게 하신 이는 주의 성품이시다. 어느새 나는 주님께 고백을 하고 있었다. 나는 이제부터 주의 성품을 빌려 쓰는데 익숙해져가고 있다. 이젠 주의 성품을 아주 존귀하게 여기게 되었다.

 

그러기에 오늘은 참으로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내 성품으로 살았던 지난날들을 더듬어 보니, 무엇들이 떠오르는가? 부드럽지 못하고 딱딱했던 말투로 몸도 굳어 있어 부러질 듯했고, 날카로운 판단으로 지식을 자랑했다. 뭔가 괜찮게 보이려고 위장을 해왔다. 너처럼 부드러운 가지들로 너의 아름다운 숲을 만들어 내고 있다. 그러나 참으로 다행이다. 이젠 나도 세상을 선물로 받았다. 이전과는 전혀 다른 세상이다. 네가 있기에 네 앞에서 나는 너와 함께 이 큰 것을 받은 것, 지금껏 나도 모르는 새에, 아주 천천히, 그렇지만 어느 시간에 이르러 느끼게 하셨단다. 기름 부으심으로 나를 부드럽게 만들어 가고 있단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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