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교회협 “손 교수가 본질을 흐리고 있다”

  • 입력 2017.02.21 17:41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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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기독대(총장 이강평)로부터 최근 파면당한 손원영 교수가 기자회견을 통해 ‘부당한 파면’이라고 주장한 것과 관련, 그리스도의교회협의회(회장 신조광 목사)가 지난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손 목사가 파면의 이유를 왜곡하고 본질을 흐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손 교수는 지난 20일 돈암그리스도의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개운사 불상 재건립 모금운동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파면당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손 교수는 “개운사를 도우려고 모금한 행동에 대하여 학교측이 우상숭배 운운하며 나를 파면한 것은 학문의 전당이자 양심의 보고인 대학에서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라며 “헌법이 보장하는 학문의 자유와 종교의 자유를 명백히 침해한 반헌법적 사건”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리스도의교회협의회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손 교수가 파면된 이유는 교단과 학교의 신학적 정체성을 위태롭게 하고 약속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불상 재건립 모금 건은 부수적인 것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특히 상임총무 엄만동 목사는 “2008년 교비 50억과 총장 배임건이 불거졌다. 당시 교과부 지적은 학생들 등록금으로 법인 소유의 학교 땅을 살 수 없으니 다시 학교로 환수시키라는 것이었고, 환수 과정은 현재 진행 중이다. 배임건은 이강평 총장이 검찰 조사를 받았으나 개인적으로 유용한 부분이 없어 무혐의로 결론났다”며 “손 교수는 이 문제로 이 총장을 공격하며 물의를 일으켰다”고 말했다.

또한 “서울기독대 정교수가 되기 위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침례증명서와 관련해 반발해 SNS에 글을 올려 2013년 조사위원회까지 꾸려져 파면을 요구했으나 이 총장의 복귀와 함께 화해가 이뤄져 논란을 덮었던 적이 있다”며 “손 교수는 그동안 지속적으로 학교를 어지럽게 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손 교수는 SNS에 ‘석고대죄의 심정으로 드리는 호소문’까지 자발적으로 게재(2013. 12. 28)하고, “죄를 참회하며 용서해 주시기를 간청”한 바 있다.

이 글에서 손 교수는 △이강평 총장님과 김00 차장님의 무고한 죄를 검찰에 고발하고, 또 대학교정을 분열시킨 큰 죄를 저질렀습니다 △교비 50억원의 부당지출과 관련하여 이강평 총장님에게 큰 잘못이 있는 것으로 크게 오해한 죄를 지었습니다 △학교 분쟁 과정에서 저의 개인적인 승진문제로 시작되어 그리스도의교회 명예훼손 건으로 비화된 소위 저의 ‘SNS사건’에 대해 깊이 반성하며 참회합니다라고 사과했다.

또한 △저와 제 가족은 가능하면 빠른 시일 내에 침례를 받도록 하겠습니다 △현 소속교단인 감리교를 포기하고…조속한 시일 내에 협의회에 입회하는 절차를 밟도록 하겠습니다 등의 약속도 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손 교수는 이러한 약속들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스도의교회협의회와 서울기독대가 손 교수와 사모의 침례를 요구한 것은 서울기독대 정교수가 되기 위해서는 필수 요건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중교적이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정교수가 되기 위해서는 손 교수가 감리교 교적을 포기하고 그리스도의교회 목사가 되어야만 한다.

그런데 그리스도의교회는 목사 심의를 할 때 목사와 사모의 세례 증명이 있어야 한다. 이는 환원교단이 가진 정체성이기에 인정받아야 한다. 즉 다른 교단 목사가 그리스도의교회로 옮겨올 경우 다시 세례를 받아야 하며, 이는 침례교와 동일하다.

하지만 손 교수는 본인은 침례를 받았으되 사모가 침례를 받지 않았으며, 감리교도 탈퇴하지 않아 환원심의에서 조건부 합격이 된 상황이었다.

이러한 과정에서 손 교수가 개운사 불상과 관련한 모금을 진행했고, 그리스도의교회협의회는 서울기독대에 손 교수와 관련한 신학 검증을 의뢰했다. 이 또한 지난해 이강평 총장의 아량으로 덮으려 했으나 내부의 강력한 문제제기로 인해 결국 파면되기에 이르렀다.

엄만동 목사는 “우리는 타종교를 존중하지만 불상은 우상으로 본다. 또 모금을 해서 돈을 갖다주는 것도 적절치 않다는 입장”이라며 “손 교수는 감리교 목사로서 에큐메니칼 신학을 했기에 가능할 수 있지만, 그리스도의교회의 신학과 신앙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감리교는 알미니안, 순복음은 5중복음, 성결교는 4중복음 등 교단의 정체성은 지켜져야 한다. 우리 교단에서는 용납이 안 되니 손 목사가 하고싶은 대로 할 수 있는 곳으로 가시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또한 “손 교수의 파면은 불상 모금 때문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알아야 하지만 그리스도의교회협의회의 환원운동 신학 성격과도 맞지 않다. 이건 교단의 정체성 문제로서 반드시 수호되고 지켜져야 한다”며 “손 교수의 파면이 불상 모금때문인 것으로 알려지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서울기독대도 지난 20일 언론사에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손 교수 파면 사유는 훼손된 불상 사과와 재건립 모금이 아니라 손 교수의 신앙이 우리 대학과 한국그리스도의교회가 추구하는 신앙노선과 다르다는 것”이라며 “손 교수의 신앙노선은 (급)진보주의로 손 교수는 강단과 교실에서 민중신학과 해방신학이 추구하는 가치를 언급하여, 보수주의 신학을 배우기 위해 우리 학교를 선택하여 공부하고 있는 학생에게 큰 혼란을 줬다”고 파면 사유를 알렸다.

이어 “자신의 파면 사유를 본인 자신이 잘 알면서도 언론에는 파면 사유를 자신의 빗나간 언행이 아닌 ‘훼손된 불상 사과와 재건립 모금’으로 돌림으로써 문제의 핵심을 피하고 있다”며 “손 교수의 언행이 본 대학과 한국그리스도의교회의 정체성을 파괴하므로써 본 대학의 존립을 위태롭게 할 수 있는 중대 사안으로 간주하여 부득불 손 교수를 파면 조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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