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적 관점에서 본 교회건축 2

  • 입력 2017.02.23 10:47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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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시춘 교수
[프로필]
◈ 정주건축연구소

예배공간에서 ‘공동체성’과 ‘영성’ 그리고 ‘참여’와 ‘집중’은 예배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들이다. 오늘날 많은 회중들은 예배에서 영이신 하나님을 깨닫고 그분과 교통하기 보다는 정해진 예배의 순서와 형식을 수동적으로 따라가는 일회성 사건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하나의 공간 안에 함께 앉아서, 하나의 프로그램에 의해 예배드리고 있으나, 영적으로는 공동체의 일원으로서의 ‘참여’가 아닌, 각자 하나님과의 ‘개인적 만남’으로서의 예배를 드린다. 그렇게 된 데는 여러 가지 원인들이 있겠으나 그 중요한 원인 중 하나는 예배공간의 물리적 환경과 디자인에 있다. 여러가지 디자인 요소들로 무질서하게 조합된 예배공간의인테리어 디자인과 복잡한 장식들 그리고 특수 조명기구들과 성구나 표어들을 적은 배너 등의 설치물들은 예배자의 시선을 혼란시키거나 빼앗아가는 시각적 장애물이어서, 예배에의 참여와 집중을 매우 어렵게 만들고 하나님과의 영적 교제를 방해한다. 공간의 영성은 인테리어 디자인의 단순성과 통일성에 관련되며, 나아가 초월적인 존재이신 하나님을 깨닫게 하는 강력한 촉매제인 빛의 디자인에 의해 형성될 수 있다.

 

공동체적 참여는 공간이 주는 친밀감(intimacy)과 공간의집중성에도 관계된다. 친밀감은 예배자들로 하여금 단지 관객이나 청중이 아닌, 그 회중의 일부가 되는 소속감을 느끼게하고, 온전한 참여를 경험할 수 있게 한다. 그것은 공간의 크기, 높이, 재료와 색상, 질감 그리고 빛을 포함한 인테리어 디자인, 그리고 그 안에서 예배자들의 상호위치 관계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집중성은 회중석의 배열, 회중과 예배 중심과의 공간적 관계에 의해 크게 좌우되며, 예배 중심의 초점화, 배경의 단순화와 통일성, 회중의 시각과 청각과 관련된다. 따라서 예배 갱신의 중요한 한 부분은 예배공간 안에서 예배에 장애가 되는 모든 요소들을 제거하는 일이며, 공간 디자인의 단순성과 통일성의 원리가 강조되어야한다. 예배공간은 그 기능에 따라 회중의 공간, 예배 중심 공간, 찬양대의 공간 등 여러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 회중의 공간

회중의 공간은 예배에 참여하는 예배자들이 점유하고 있는 공간이다. 여기 모인 회중들은 수동적인 관객이나 청중으로서가 아닌, 적극적인 참여자로서 예배하여야한다. 이때 가장 중요한 문제는 예배중심과 회중석 사이의 공간적 관계 즉, 회중석의 배열의 문제이다. 폭이 좁고 길이가 긴 직사각형의 예배 홀(nave)에서 입구 반대 측에 예배 중심(성소)을 배설하고 이를 향해 회중석을 병렬로 배열하는 소위, 바실리카식 평면은 참여를 강조하는 예배를 위해 가장 불리하다. 그러한 예배공간은 후반부에 앉아 있는 회중으로 하여금 예배에서 수동적 자세가 되게 만든다.

 

그래서 종교개혁 이후 여러 세기에 걸쳐 이루어진 실험을 통해 만들어진 새로운 대안적 예배 공간은 오히려 원이나 정사각형, 팔각형 평면 또는 오히려 가로로 긴 직사각형 평면 안에서 예배 중심부를 초점으로 하는 중앙집중식 배열이었다. 한편, 예배 중심을 향한 회중석의 시각과 음향, 그리고 조명등은 회중들이 예배에 참여하고 집중하는데 크게 영향을 미친다. 부적절한 시야와 먼 거리, 좋지 못한 음향, 잘못된 조명디자인은 회중의 예배 참여와 집중을 방해한다. 따라서 맨 뒤에 있는 회중석으로부터 예배 중심까지의 거리를 최소화하는것, 좋은 시각과 청각을 확보하는 일, 그리고 회중석에 비해 상대적으로 밝은 예배중심은 참여와 집중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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