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교회, 합병으로 논란

  • 입력 2017.03.14 22:36
  • 기자명 강원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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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교회(원로 김삼환 목사)가 11일 당회를 열고 새노래명성교회(김하나 목사)와의 합병 안건을 결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져 교계에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명성교회는 19일 저녁예배 후 열릴 공동의회를 통해 두 교회의 합병 안건과 위임목사 청빙 안건을 다루기로 했다.

두 교회가 합병하고 김하나 목사가 위임목사로 세워지면 교단법상 불법을 저지르는 것은 피할 수 있으나 김삼환 목사와 김하나 목사가 부자관계라는 것을 고려하면 변칙적인 ‘세습’이라는 비난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교회개혁실천연대(공동대표 박득훈 박종운 방인성 백종국 윤경아, 이하 개혁연대)는 14일 기자회견을 열고 명성교회와 김하나 목사에게 세습을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방인성 목사는 “3년 전부터 세습 의혹이 있었던 명성교회를 예의주시해왔는데, 결국 변칙세습의 꼼수가 드러났다. 이는 성도들을 기망하고 교회를 사유화하려는 행위”라며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고 개탄했다.

김하나 목사는 2014년 경기도 하남시에 새노래명성교회를 개척했다. 이 과정에서 명성교회가 교인과 재정을 전폭적으로 지원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연건평 1300평에 달하는 6층 교회건물도 등기부등본 상 명성교회 소유인 것으로 드러났다. 사실상 새노래명성교회는 명성교회의 지 교회였던 셈이다.

박득훈 목사는 “어떤 형태든지 세습이냐 아니냐를 결정짓는 것은 형식적 절차가 아닌 현실적으로 작동하는 힘의 역학관계”라며 “그런 상황에서 진행되는 민주적 절차는 진정한 의미가 없고, 세습을 정당화하기 위한 요식행위에 지나지 않는다. 세습은 세습”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즉각 세습을 멈춰 달라. 세습을 철회하고, 새로운 교회로 거듭나기 위한 진통을 겪으며 아파하는 모습을 보여 달라. 이웃 교회들은 위로를 받고, 세상을 감동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김삼환 목사는 공공연히 ‘아들에게 교회를 물려주고 싶은 마음은 조금도 없다. 한국교회의 모범이 돼야’, ‘후임목사는 청빙위원회가 결정할 일’ 등 세습 의지가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왔으며, 김하나 목사 또한 ‘총회 결의는 하나님의 뜻, (세습 금지는) 역사적 요구, 변칙이나 술수도 없을 것’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박득훈 목사는 김삼환 목사에게 “본인은 청빙위원회와 당회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말로 책임을 회피하려 해선 안 된다”고 지적하며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당장 귀국하셔서 공동의회 자리에 서시라. 당회가 제시한 안을 통과시키면 은퇴목사 자리를 내놓겠다는 의지를 보여달라고”고 호소했다.

주제발언에 나선 양희송 대표(청어람ARMC)도 “명성교회의 이번 시도는 세습금지법을 기술적으로 피해가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정도가 될 수 없다”고 강조하고 “김하나 목사는 그 스스로 세습하지 않는 것이 시대적 요구라는 점을 이해하고 있다. 김하나 목사가 뜻을 분명히 밝혀야 할 때”라고 말했다.

개혁연대는 공동의회 당일인 19일, 명성교회 앞에서 세습 철회를 촉구하는 피켓시위를 진행할 계획이다. 김애희 사무국장(개혁연대)은 “현장에서 충돌이 벌어지지 않도록 신경 쓰겠다. 경찰에 협조를 구하면서, 단체 입장을 정확하고 정중하게 전달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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