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만이 아시는 일이지만

  • 입력 2017.03.24 09:51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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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대통령이 탄핵으로 자리에서 물러나 초야로 돌아왔으니 빈자리를 채워야 하는 건 마땅하다. 말 그대로 갑작스런 대통령선거를 코앞에 두고 이런 저런 말들이 하도 많아 되레 머리만 아프고 사람 분별하기만 힘들다는 푸념들이 민초들 사이에서 회자될 정도이다. 진작부터 우리나라에 대통령 자리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들이 많다고는 들어왔지만 이렇게 많을 줄이야 하는 탄식이 나올 정도이다. 그도 그럴 것이 대통령 자리에 목마른 자들의 면면이 지금당장 시급한 국민적 통합을 실현할 만한인물은 찾아보기가 여간 어렵지 않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종교와 이념의 자유가 있는 나라에서 자신의 이념과 정치적 신념을 나타내 보인다는 것은 대단히 좋은 일이요 바람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유권자인 국민들 역시 자신의 이념적 성향에 맞는 사람의뜻을 따르는 것 또한 지극히 자연스런 일일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대통령 되겠다고 나서는 인물들이 각자의 이념적 정치적 성향을 떠나 그간에 쌓아온 내공이 과연 얼마나 국민들이 납득할 만한 정도이며, 우리나라와 백성들을 통합의 길로 이끌고 갈 만한 수준이냐 하는 것이다. 지금 우리의 코앞에 주어진 가장 첨예한 과제는 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사드,THAAD) 문제가 아닌가 한다. 이 문제에 있어 정치인들이 생각하는 것과 국민들의 생각에는 상당한 온도차가 있음을 숨길 수없을 것 같다. 전직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이 진행되는 동안 국민들 사이에 나타난 민의(民意)가 말해주듯이 어느 쪽을 옳다 그르다 잘라 말하기 매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조금 진부한 변명일 수 있으나 사드를 한반도에 배치하는 것이 옳은 일인지, 아니면 옳지 못한 선택인지는 결국 하나님만이 아시는 일이요 사람으로서는 예단(豫斷)할 수 없는 일이라 말할 수밖에 없을 듯하다. 이러한 시점에 어느 당의 대통령 후보 경선에 나선 아무개 씨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 김영주)를 찾아 사드 문제와 ‘자주국가’를 연결 지어 의견을 피력했다는 소식이다. 그 분의 정치적 이념과 소신을 두고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보다 그것을 왜 좀 더 많은 교계의 지도자들 앞에서 설득력 있게 말하지 않느냐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기우인지는 모르겠으나 자신의 입맛에만 맞는 단체를 찾아 비공개리에 담화를 함으로써 교계 단체들 사이에 골을 더 깊게 하지나 않을까를 우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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