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평을 위해 기도할 때이다

  • 입력 2017.04.04 11:00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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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맞을 소린지는 모르겠으나 교회와 세상을 구분하기 힘들다는 말, 어제 오늘 들은 이야기는 아닌 듯하다. 세상에 관영한 미움과 시기, 질투가 교회 안에도 분별이 없이 그대로 자리 잡고 있다. 타락한 인간의 본성이 죽지 않고 그대로 살아 교회 안에서 오히려 믿는 자들을 더욱 괴롭히고 있다면 이는 예사로이 넘길 일이 아니다. 교회를 떠나 혼자 혹은 가족끼리 모여 예배하는 이른바 가나안 성도들(교회를 안 나가는 신자들)이 말하는 교회를 떠난 이유 가운데하나가 바로 이 부분이다. 드러내놓고 말하지 않는 미움과 시기, 그리고 질투는 참으로 사람을 매우 힘들게 하는 일이다. 교회가 내세우고 부르짖는 말처럼 그렇게 화평하지는 못하다는 것을 웅변으로 증명하는 것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는 물론이려니와 교회와 교회 사이에도 시기 질투는 속히 고쳐져야 할 폐단 중의 폐단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이러한 모든 미움과 시기와 질투와 다툼을 불러오는 내면에는 인간으로서의 욕심이 그 바탕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임은 말할 나위가 없을 것 같다. 이제는 좀 조용한가 싶으면 한 번씩 불거지는 ‘교회 세습’ 문제로 적지 않게 체면을 구기고 있는 모양이다. 대형 교회의 세습 문제는 세상에서조차도 주목을 한다. 이를 빌미로 또 적지 않은 사람들이 교회를 떠나 가나안 성도가 되지나않을까 염려스럽다. 설사 그렇게까지는 아니라 할지라도 교회 안에 보이지 않는 미움의 벽이 하나 더 쌓이지나 않을까 그것을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 보이지 않는 미움의 벽과 시기, 질투로 인한 다툼으로 지금 세상은 온통 전쟁터와 다름없어 보인다.

 

겉으로 이념의 차이니 가치관의 다름을 이야기하는 듯하나 실상은 이 모든 다툼의 원인이 결국에는 미움과 시기, 그리고 질투로 인함인 줄을 알아야 할것이다. 문제는 그것이 세상에서만 볼 수 있는 일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세상의 평화가 깨어짐을 마음 아파하듯 교회 안의 평화가 흐려지는 모습을 아파해야 마땅할 것이다. 지금은 사순절이다. 화평하게 하는 자는 복이 있다고 설파하신 주님의 말씀을 상기하는 일이 시급해 보이는 때이다. 교회가 먼저 화평을 이루지 못한 상태에서 세상이 왜 이렇게 화평하지 못하냐고 나무라는 것은 이치에 맞지도 않을뿐더러 오히려 이로 인하여 세상이 교회를 손가락질하게 만들기 십상이다. 부디 올해 사순절에는 무엇보다 먼저 교회의 화평을 위해서 기도하는 마음들이 모아지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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