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일병 사망사고에 교계조차 ‘살인죄’ 강경 반응

  • 입력 2014.08.07 09:36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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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일병의 구타 사망사건으로 군대 내 폭력이 중대한 사회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더군다나 25년 동안 구타와 가혹행위 등 고질적인 군내 폭력을 종식시키기 위해 노력해 왔다는 군의 입장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건은 군대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를 송두리째 뒤흔들고 있다.

이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 김영주 목사, 이하 NCCK)는 지난 1일 성명서를 통해 구시대적인 병영문화 자체를 근본적으로 혁신해야 한다며 재발방지를 위한 실질적인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했다.

NCCK는 “최근 알려진 윤모 일병의 부대 내 구타사망 사건의 전말은 국민들을 큰 충격에 빠뜨렸고, 사랑하는 아들을 군대에 보낸 부모의 마음을 불안에 떨게 했다”면서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입대한 병사들의 인권과 자율성이 보장받지 못하는 상황을 바라보며 심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지난해 12월 전입 시부터 올해 4월까지 5개월간 지속된 구타와 가혹행위가 제지당하지 않고 계속 진행되어 온 것, 피해자인 윤모 일병이 5개월에 걸쳐 그 아픔을 혼자 감내해온 것, 그들을 관리 감독해야 할 간부들이 사망사고가 일어날 때까지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는 것은 군 스스로 해결 능력이 없음을 자인한 것”이라며 “우리 군이 부대 내에서 일어나는 인권 유린 사건에 대한 재발방지 능력이 없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어 “이제라도 군은 현재 상황의 심각성을 직시하고 더 이상 말로만 하는 재발방지 대책이 아니라 대대적인 군 개혁을 통해 병사들의 인권이 유린당하는 일이 없도록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NCCK는 “사건 사고를 관리소홀로만 바라보는 안일한 인식과 군대 내의 최소한의 폭력은 필요하다는 구시대적인 인식을 버리고 병영 문화 자체를 근본적으로 혁신해야 할 것”이라며 “병영문화 개선 및 사고 재발방지 대책을 위한 군의 진정성 있는 성찰을 촉구하며 민주주의와 인권의 기본 토대 위에서 사회 각계각층과 소통하는 재발방지위원회 구성과 같은 실질적인 논의를 시작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오랫동안 군선교에 주력해온 교단들도 이번 사건으로 큰 충격에 휩싸였다.

예장통합총회(총회장 김동엽 목사, 군농선교부장 이상진 목사)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지금은 윤 일병의 눈물을 닦아주고 윤 일병이 과제로 남기고 간 군대의 구타가혹행위라는 악습을 뿌리 뽑는 과제를 해결해야 할 때”라며 구체적인 대책 마련과 엄정한 법 집행을 요구했다.

통합 총회는 “윤 일병 사망 전에도 이 부대에서 가혹행위와 폭행이 대물림됐던 것으로 알려진 바, 이번 사건의 진상을 거짓 없이 밝히고 유사 사건이 벌어질 가능성을 차단하는 철저한 구조개혁이 필요하다”며 “군은 철저한 진상조사를 통해 사건의 원인을 정확하게 분석하는 동시에 군내에 있는 인권 사각지대를 해소할 수 있는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이번 사건의 가해자들에 대해 살인죄를 적용해야 한다는 국민들의 정서와 여론을 겸허히 수용할 분만 아니라, 이런 사건이 병영 내에서 일어난 것은 군 기강의 와해를 의미하는 것이므로 군 지휘계통에 연대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며 “가해자들에 대한 엄정한 법 집행”을 요구했다.

이어 “이번 사건은 단순한 처벌 수준으로 마무리할 것이 아니라 병영문화 전반에 걸친 대수술을 필요로 한다”며 “군 당국은 지금 자식들을 군대에 보내는 국민들의 정서와 요구를 잘 살피시고 국민들이 납득할 만한 차원의 재발방지 대책을 조속한 시일 안에 마련해 달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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