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질긴 기도를 할 줄 아십니까?

  • 입력 2017.04.20 10:08
  • 기자명 컵뉴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철웅 목사(은혜의강교회)

초등학교 2학년 시절의 어느 토요일 종례시간이었습니다. 담임 선생님께서 광고를 하셨습니다. 그날 오후에 소년○○일보 전국미술대회가 열리니까, 참가하고 싶은 친구들은 참가비를 가지고 몇 시까지 학교로 모이랍니다. 덧붙여서 이야기하기를 미술대회에 나가서 그림을 잘 그리면 상도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내가 미술대회에 나가면 틀림없이 상을 탈 수 있을 것 같은 확신이 들었습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지금쯤이면 공장에서 일하시던 아버지가 점심식사를 하러 집에 오실 시간입니다. 그래서 아버지께 참가비를 얻으려고 쏜살같이 집으로 달려갔습니다. 방문을 벌컥 열었더니 아니나 다를까, 아버지께서 작은 밥상을 앞에 두고 식사를 하고 계셨습니다. 가방을 구석에 휙 집어 던지고는 아버지 앞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미술대회에 대해서 열심히 설명하고는 참가비를 달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설레는 기대감으로 기다리던 저에게 아버지께서 짧게 응답하셨습니다.

 

“없다.”

“아버지, 그러지 말고 주세요.”

“없다니까.”

“제발 주세요.”

그 순간 눈에 불꽃이 번쩍 튀었습니다. 다혈질이었던 아버지께서 화를 참지 못하고 따귀를 철썩하고 때린 겁니다. 머릿속이 멍해지면서 눈물이 왈칵 쏟아졌습니다. 그렇지만 어린 저도 오기가 있었습니다. 엉엉 울면서 소리를 쳤습니다. “주세요!” 반대쪽 따귀가 날아왔습니다. 그래도 울면서“주세요!”하고 소리쳤습니다. 너무 화가 난 아버지가 발로 저를 걷어찼습니다. 체구가 작던 저는 방문 밖으로 날아가서 마당에 처박혔습니다. 울면서 엉금엉금 기어와서는 또 “주세요!”하고 소리를 쳤습니다. 분노가 치민아버지는 “에이!”하면서 제 뒤통수를 사정없이 후려갈긴 후 휑하니 밖으로 나가셨습니다. 그렇지만 남자가 한 번 칼을 뺐으면 호박이라도 찔러야하지 않겠습니까? 후다닥 일어나서 아버지를 쫓아갔습니다. 골목길을 돌아서는 아버지를 향해 외쳤습니다. “주세요!”

 

분노로 충천한 아버지가 돌아서더니 저를 또 때렸습니다. 길가에 쪼그려 앉아서 머리를 감싼 채 맞으면서 울었습니다. 그러다가 아버지가 가시면 또 쫓아가서 참가비를 달라고 외쳤습니다. 그러면 아버지는 또 돌아서서 저를 때렸습니다. 그렇게 실랑이를 하면서 공장까지 쫓아갔습니다. 아버지는 가구를 만드는 목수였기에 공장에 나무가 널려있습니다. 그러다보니 나무로 사정없이 맞았습니다. 그렇지만 결국 아버지가 항복했습니다. 주변 사람에게 돈을 빌려서 참가비를 제 손에 쥐어주셨습니다. 눈물을 훔치고 나는 듯이 미술대회 장소로 달려갔습니다. 퉁퉁 부은 눈으로, 따스한 봄날의 햇살 아래서 열심히 그림을 그렸습니다. 그리고는 멋지게 상을 탔습니다. 그 사건을 통해 배웠습니다. “구하라 그러면 너희에게 주실 것이요”하지만 사람에게 구하다가 잘못되면 곤욕을 치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간구하며 매달리는 그의 자녀를 궁지에 몰아넣는 일이 결코 없으십니다. 오히려 하나님은 자기를 향해 부르짖으며 매달리는 이들에게 즐거이 응답하십니다. 우리가 얻지 못하는 까닭은 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약 4:2)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