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테레사를 아십니까?

  • 입력 2017.04.27 13:45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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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평 선교사처럼 많이 베풀고 늘 나라와 국민을 걱정하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때마침 선거가 임박해서인지는 모르겠으나 기독교 영화의 시사회에 참석한 어느 정당의대통령 후보가 했다는 인사말이 화제가 되고 있는 것 같다. 물론 화제의 주인공은 대통령 후보 본인이 아니라 그가 말한 ‘서서평’이라는 인물이다. 진작에서부터 ‘조선의테레사’로 불렀어야 마땅할 그 이름을 왜 이렇게 늦어서야 부르게 되었는지 조금은서운한 감이 없지 않으나 더 늦어지지 않아 다행이다 싶다. 더러 낯설어 할지도 모를 그녀 서서평(徐徐平, 본명 엘리자베스요안나 쉐핑 1880~1934)은 독일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청년기를 보내고, 32살 젊은 나이에 처녀의 몸으로 무지하고 가난한 나라 조선에 건너와 ‘조선인’으로 살면서 ‘조선인’을 섬기다가 조선에서 하늘로 간 ‘조선의 마더 테레사’이다.

 

부끄러운 얘기지만 수년전 서 선교사의 사역 100주년을 기념하는 기념 사업회(회장 홍정길 목사)가 발족하기 전까지만 해도거의 잊혀진 인물이다시피 했다. 벽안의 그녀가 이 땅에 와서 혼자 부딪쳐야 했던 온갖 고난의 선교역사는 광복 이후 나라의 혼란, 그리고 전쟁으로 인한 파괴와 재건의 치열한 역사를 거쳐 오느라 기억 속에서 멀어져야 했던 것 같다. 그러나 참으로 부끄러운 것은 우리나라 선교의 역사에 있어 주된 연구의 대상은 늘 남성 위주였으며 목사와 의사 선교사가 중심이었다는 점이다. 그렇게 우리가 관심 밖으로 밀어놓았던, 서서평 선교사의 조선에서의 삶을 뒤늦게나마 찾아내어 영화로 만들었다 하는 소식이 들려 그야말로 반갑기가 그지없다.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서서평 선교사는 당시 조선이 아직 잠에서 깨어나기도 전, 침략자 일본의 만행아래 숨죽이고 살아야 했던 그 때, 이 나라 여인들의 이름이 오직 ‘아무개 에미’이거나 ‘큰년’ 아니면 ‘작은년’ 이었을 적에 이 나라를 찾아와 소외되고 고통 받는 과부들과 고아들을 위해불꽃처럼 살다간 그녀의 ‘예수 정신’이 아닐까 한다. 그녀가 그토록 사랑으로 섬겼던 이 나라의 모든 여성들은 물론이요 모든 기독교인들은 한 손에는 복음을 들고,다른 한 손에는 조선에 대한 사랑을 안고 살다간 서서평 선교사의 일생에서 진정한기독교가 무엇이며 참 예수 정신이 무엇인지를 배워야 할 것 같다. 아름다운 그녀, 서서평의 삶에서 우리 모두 기독교의 원본이 무엇인지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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