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이 끝나면 투사(鬪士)는?

  • 입력 2017.05.26 10:18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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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의 변혁을 일으키고자 나서는 사람들 가운데는 성공 그 이후를 기대하거나 약속받고 일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보아야한다. 그렇게 나선 투사(鬪士)들이 취해야할 행동 가운데 가장 덕스럽다고 해야 할 처신은 무엇보다도 초야에 묻히는 것이 아닐까 한다. 역사적으로 늘 되풀이 되어온 정치적 내지는 감정에 의한 보복을 이제는 멈추는 것이 가장 훌륭한 투사의 모습일 것이다. 혁명에 성공했으니 내 몫을 내놓으라고 한다거나 전리품을 챙기려 하는 것은 오히려 추해 보일 뿐이다. 정권이 바뀌고 나서 나라 안 여기저기서기대 이상의 좋은 변화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음은 참으로 고무적이라 아니 할 수 없을 것 같다. 무엇보다도 그동안 음지에서 빛을 보지 못하고 숨죽여가며 일하던 새로운 인재들의 발굴이 앞으로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여 국민적 기대가 적지 않을 듯하다.

아마국민들의 대다수가 힘을 모아 정권을 바꿔 쥐어준 여망이 바로 그것이 아닌가 한다. 문제는 그렇게 국민적 기대가 큰 만큼 여기에 대한 부응(副應)이 미흡하다거나 실망을 안겨 주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흔히 정권이 바뀔 때마다 우리를 실망케 했던 일이 바로 그것이었음을 기억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가장 실망스러운 것은 논공행상(論功行賞)이랍시고 전문성이 전혀 없는 이들을 국가기관이나 정부 투자기관 등 중요한 자리에 낙하산으로 내려 보내는 일이었다. 부디 바라건대는 혁명을 이끈 투사일수록 거사에 성공한 이후 자신의 능력과 주제를 알고 자리를 사양할 줄 아는 지혜 있는 사람들이 되기를 바란다. 단지 내가 혁명의 대열한 구석에 서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자리를 나눠 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새 정부가 입버릇처럼 말해온 ‘적폐(積弊)’가 얼굴만 달리한 채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게 되는 악순환만 가져올 뿐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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