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통합, 연합 모색했으나 한계 드러내

  • 입력 2014.08.11 14:31
  • 기자명 임경래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959년 WCC 가입 문제로 분열을 겪은 예장합동과 통합의 증경총회장들이 지난 10일 사랑의교회에서 ‘한국교회 치유와 회복을 위한 연합기도회’를 가졌다.

분열 이후 보수와 진보로 서로 다른 신학 노선을 걸어온 양 교단은 55년 만에 한 자리에 모여 화합과 연합을 도모했다.

이날 연합기도회에는 양 교단 증경총회장들과 6000여명의 성도들이 참석한 가운데 드려졌으나 각 교단과 현 임원들의 불참으로 그 한계를 여실히 드러냈다.

김창인 목사, 림인식 목사, 김순권 목사, 김동권 목사, 장차남 목사, 박종순 목사, 김삼환 목사 등 원로급 지도자들의 면면이 엿보였으나 교단 총회장들과 임원들은 참석하지 않아 현실에서의 거리를 가늠케 했다.

통합 증경총회장 김순권 목사는 이날 인사말에서 “증경들이 모여 한국교회 분열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회복하기 위한 연합기도회를 갖자고 합의했다”면서 “이 자리는 과거를 반성하고 나라를 위기에서 살리기 위한 자리다. 주관단체나 정치성 없이 오직 기도를 드리기 위한 자리”라고 말했다.

합동 증경총회장 서기행 목사도 “오늘 이렇게 모인 것이 놀랍다. 우리 민족 해방 70주년을 맞는 내년을 기념해 한반도의 통일이 이뤄지길 바란다”며 “오늘 기도회는 통일을 준비하고 한국교회를 지키기 위한 자리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날 설교말씀을 전한 김삼환 목사(명성교회)는 ‘화목제물 예수 그리스도’라는 제목으로 “이 자리는 하나님이 만드신 것이며 하나님의 선물”이라고 강조했다.

김 목사는 “한국교회가 분열한 것은 두 장자교단이 대립하고 갈등했기 때문”이라며 “이젠 우리의 죄를 자복하고 서로 사랑해야 한다. 우리가 먼저 화합하면 하늘 문이 열리고 남북통일의 역사가 일어날 것”이라고 선포했다.

이날 기도회에서는 최기채 목사, 장차남 목사, 박종순 목사, 김창인 목사가 △한국교회의 치유와 회복 △사회의 안정과 국가발전 △한국교회 연합과 부흥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해 기도했다.

명성교회와 사랑의교회가 1000명의 연합찬양대를 조직하는 등 일부 대형교회 성도들의 참석으로 기도회는 그럴듯하게 드려졌으나 ‘회복’와 ‘연합’의 알맹이는 없는 무색한 기도회였다는 평가도 제기되고 있다.

합동 임원회는 이번 기도회와 관련해 지난 7월21일 회의에서 ‘양 교단 연합기도회는 교단과 무관하다’고 결의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안명환 총회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합동 내에서는 2개 노회만 기도회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으나 노회 차원의 참석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반면 통합은 총회임원회 차원에서 이번 기도회에 전국교회가 참석하도록 독려하는 공문을 총회장 명의로 발송한 바 있다. 하지만 이날 기도회에서 ‘감사의 말’을 전하기로 순서자로 배정돼 있던 김동엽 총회장마저 불참해 기획 의도와는 달리 일시적인 기도회에 그친 것 아니냐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