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해야 할 ‘본질’ 누구나 알지만 실천이 안 된다

  • 입력 2017.06.14 18:11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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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챤연합신문 창간 20주년 기념 ‘거룩한 나라를 위한 성화’ 포럼에서 발제자들이 거룩한 사회와 교회, 가정, 신앙인, 나라를 주제로 저마다의 의견을 제시한 가운데, 발제 후 이어진 자유토론에서 의미있는 의견들이 오갔다.

다섯 명의 발제자들은 차별금지법으로 토론을 시작해 그리스도인의 성화된 삶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목회자들과 한국교회의 과오를 자책했으며, 성화된 삶으로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아래는 발제자들의 주요 발언 내용을 요약해 게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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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한 박사 – 동성애가 심각한 문제다. 국가인권위원회법에 성적지향이라는 것을 국민들의 동의도 없이 집어넣었다. 그 후에 언론보도준칙을 만들어 언론들이 이 문제에 대해 보도를 못하도록 해서 동성애를 당당하게 사회적으로 조장하도록 했다. 동성애 법제화를 사전에 막아야 하는데, 심각한 문제이기 때문에 오늘 국가인권위원이신 최이우 목사님이 와 계시니 상황을 말씀해 달라. 대체 길이 무엇인가. 알고 싶다.

 

최이우 목사 – 기독교정신에 있어서 죄인과 죄는 구분해야 한다. 죄는 미워하지만 죄인은 긍휼히 여겨야 한다. 죄를 미워하는 것 자체가 죄인까지 미워하고 배척해야 하는가는 참 어려운 문제다. 아이를 씻기고 나서 구정물을 버리다가 잘못해서 아이까지 버리게 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차별금지법은 성소수자에게만 해당되는 문제가 아니라 피부색, 장애인 등 굉장히 많은 종류의 차별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성소수자는 어떻게 보면 굉장히 작은 한 부분에 불과하다.

인권위에서 차별금지법을 국가 인권정책에 권고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정직하게 말하면 인권위원회 안에 성소수자 동성애에 관한 문제는 집어내서 이야기할 수 있는 여건상의 문제가 형성이 안 된다. 굉장히 많은 차별금지의 대상들이 있기 때문이다. 위원 중에는 기독교인들도 여럿 있고, 직원 200여명 가운데 기독교인도 많다. 한국교회가 동성애 문제를 상당히 심각하게 거론하고 있지만, 중요한 문제는 역차별 받지 않는 길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차별금지법이 국가인권위법으로 통과되면 목회자의 동성애 혐오발언이 문제가 되기에 연구해서 역차별 받지 않아야 한다. 군에서의 동성애 문제, 사회에서의 동성애 문제를 어떻게 하면 금지할 수 있겠느냐 하는 것은 기도해야 하는 문제다. 중요한 것은 동성애는 차별금지법의 많은 조항 중 하나라는 것이다. 나도 많이 기도하고 있다.

 

김상복 목사 – 기독교가 회복해야 할 본질이 무엇인가에 대해 이수영 목사님이 지적하셨는데, 본질의 문제를 확실하고도 분명하게,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실천할 수 있어야 한다.

 

이수영 목사 – 내가 궁금해하는 게 바로 그것이다. 적어도 목사가 된 사람들이라면 기독교의 본질, 회복되어야 할 교회의 본질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 믿는다. 다 알면서도 이게 어떻게 실천이 안 되는지…. 한국교회에 종교개혁이 일어나야 한다는 말이 나온 게 수 십년이 지났는데, 어떻게 하면 목사들로 하여금 사명감을 가지고 강단에서 부르짖게 할 수 있을까 고민거리다.

 

이정익 목사 – 답답한 것이, 본질은 다 안다. 본질을 몰라서 교회를 타락시키고 신앙이 타락하는 것이 아니다. 본질은 성경에 다 나와있는데 따라가질 못한다. 그래서 답답한 것이다. 동성애 문제도 본질은 성경에 나와 있다. 기독교가 사회를 끌고 나가는 방법, 대처방법이 안 맞는다. 동성애 문제를 다룰 때 성경에서 동성애가 죄라고, 하나님의 창조원리에 맞지 않는다고 외치면 사회에서는 이해하지 못한다. 동성애의 폐해와 부작용, 동성애가 보건적, 윤리적, 과학적으로 왜 안 되는지 구체적으로 알려줘야 한다. 성경의 원리와 본질만 이야기하면 안 되고, 본질로 돌아와서 현실을 말해야 한다.

동성애가 허용되면 군동성애가 허락되고, 근친상간이 가능해지며, 마지막 종착점이 동물과의 수간이다. 이것이 동성애를 합법화한 국가들이 밟았던 수순이다. 기독교인들이 동성애를 반대하면서도 이러한 것들을 모른다.

본질과 원리를 몰라서 설교가 안 되는 것이 아니다. ‘루터의 개혁으로 돌아가자, 본질로 돌아가자’고 말들 하지만 본질은 다 아는데 개혁과 너무 거리가 멀다. 원리와 현실 사이의 괴리를 이해하고 나면 설득력이 생기는데, 그게 안 되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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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한 박사 – 이수영 목사가 말씀하신 하나님과의 관계, 이웃과의 관계, 피조세계와의 관계를 정립해야 한다는 3중 관계에 대해 크게 공감한다. 한국교회가 그동안 하나님과의 관계만 강조했고 나머지에 대해서는 소홀했다. 목회자들의 메시지에서 성도의 직장생활, 환경에 대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가르치지 않았다. 이는 성화의 문제와도 관계되는 것이다. 칭의만 강조하고, 칭의된 사람이 살아야 할 가정과 사회의 문제에 대해서는 한국교회가 등한시 했다. 한국 복음주의교회는 웨슬리가 처음 이야기한 성화의 차원으로 확장시켜야 한다. 십일조만 잘 바치는 것이 하나님께 온전한 것이 아니라, 번 돈을 바르게 기부할 수 있고, 사회적인 정의를 실현하는 것도 하나님이 받으시는 거룩한 제사라는 사회적 성화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동성애 문제도 이정익 목사님이 말씀하신 바와 같이 실제적인 폐단을 이야기하면서 한국교회가 사회적 성화의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메시지가 달라져야 한다.

 

이수영 목사 – 사회의 문제점과 옳지 못한 사람들에 대해 정죄하고 비판하기에 앞서 크리스천들이 실천적인 신앙인들이 되어야 한다. 바른 삶의 본을 보여야 한다. 삶의 모습이 아름답고 훌륭하고 언행일치가 이뤄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니 혐오하게 되어 좋은 말도 나쁜 말로 듣는다. 우리에게는 진실해지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면 어느새 그리스도인을 보는 세상의 눈이 바뀔 것이다.

거룩한 가정이 중요하다. 부부가 아름답게 사는 모습, 신앙적인 가정이 행복하게 사는 모습, ‘저래야 바른 가정의 삶이다’라고 할 만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 지금은 사회적 영향력이 다 사라져가고, 아무리 좋은 말씀도 안 먹혀들어간다. 우리부터 노력을 기울이자. ‘히즈피플무브먼트(His People Movement)’가 필요하다. 우리 먼저 겸손하고 정직하고 검소한 삶을 살자. 사회로부터 잃어버린 신뢰와 존경을 되찾기 위해 힘써야 한다. 대안 아닌 대안이지만, 다른 뾰족한 수가 없다.

 

김상복 목사 – 몇 가지 통계에서 어두운 느낌을 가질 수 있는데 긍정적인 느낌도 있다. 2015년 인구센서스에서 기독교가 제1의 종교가 됐다. 교회가 감소하고 성도들이 가톨릭으로 떠나가고 있다고 소란스러웠지만 인구조사 결과를 열어보니 기독교만 늘었다. 46.8%의 국회의원이 기독교인이고, 지난 세 번의 국무총리가 모두 기독교인이다. 서울시 발표에서는 서울시민 중 26.3%가 기독교인으로 1위였고, 기독교인 대학 졸업자는 타 종교의 세배, 대학원 졸업자는 네 배에 이른다. 월 평균 수입에 있어서도 기독교인이 앞서고, 직장에서 지도자의 위치에 있는 기독교인은 타 종교의 네 배다.

이는 우리 스스로 자랑하고자 함이 아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성화되어 거룩한 삶을 살아갈 경우 온 사회에 충분히 선한 영향력을 전파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동안 기독교인들이 타종교인들에 비해 열심히 공부했고, 책임있게 일했다는 증거다. 자기 신앙에 대한 확신을 갖고 거룩성을 회복하고 성화를 향해 나아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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