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두 닦는 성자

  • 입력 2014.08.11 18:23
  • 기자명 강원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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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 구두를 닦아 번 돈으로 제3세계 어린이들은 도운 우리 시대의 아름다운 성자 김정하 목사의 이야기가 동화로 재구성돼 많은 이들에게 훈훈함을 전하고 있다.

김정하 목사의 아름다운 나눔 이야기는 이미 SBS 프로그램 ‘힐링캠프’에 출연한 차인표 씨를 통해 소개되어 세간에 화제가 된 바 있다.

김 목사는 성남에 작은 교회를 개척해 알코올중독자와 고아, 가난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복음을 전해왔다. 그의 시선은 점점 더 낮은 곳으로 움직였고, 사회적 약자와 소외된 이들, 어린 아이들을 돕고 싶었지만 그럴만한 돈이 없었다.

불우아동을 돕기 위해 방법을 찾던 김 목사는 고심 끝에 구두 통을 메고 거리로 나가 팻말 하나 달랑 놓고 구두를 닦았다. 그는 “구두 닦습니다! 2000원! 수익금 전액은 불우아동을 위해 사용!” 이라고 외치며 구두를 닦아 번 돈으로 한국컴패션을 통해 알게 된 제3세계 어린이들을 도왔다.

이 일이 우연히 방송에 알려지면서 그는 단번에 유명해졌고, 아름다운 선행으로 ‘나눔의 상징’같은 존재가 되었지만 뜻하지 않게 루게릭병에 걸려 더 이상 구두를 닦을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선한 일에 힘쓰던 그가 불행을 만난 일은 루게릭병에 걸린 일이 처음이 아니었다.

어릴 때부터 가정형편 때문에 일찍이 부모님과 떨어져 살고, 공장 노동자, 커튼가게 기사, 막노동꾼, 선원, 외판원, 노점상 등 온갖 궂은일을 전전하며 주경야독했던 그는 고등학교를 9년 만에, 대학교를 8년 만에 졸업했을 만큼 가난했다.

게다가 전기 감전, 연탄가스 중독, 자동차 사고, 폐결핵 등 그동안 죽을 고비를 넘긴 것만 해도 일곱 번이나 된다고 한다. 그러나 김 목사는 불행에 굴복하지 않았다. 그는 오히려 “모든 인생의 고비마다 하나님의 은혜로 구사일생으로 살았다”고 말한다.

루게릭병에 걸린 김정하 목사는 절망 대신 감사를 선택했다. “차라리 치료할 수 없는 병에 걸렸으니 치료비를 쓰지 않아도 되어 다행”이라는 것이다.

김 목사는 “덤으로 주어진 삶이라는 생각으로 건강할 때는 몰랐던 사소한 것까지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게 됐다”며 “숨을 쉬는 것도 감사하고, 어눌하지만 아직은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감사하고, 눈으로 사랑하는 어린이들을 볼 수 있는 것도 모두 감사하다”고 고백했다.

저자 이경윤 씨는 김정하 목사의 이야기를 동화로 꾸며 ‘그림자 나라의 검은 그림자들도 감히 어쩌지 못하는 고집불통 인간’으로 표현했다. 그림자들이 아무리 겁을 주면서 위협해도 결코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선한 마음으로 나눔을 실천하기 때문이다.

이경윤 씨는 작가의 말을 통해 “어려운 상황에서도 목사님은 자기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을 생각했고, 이것은 진정한 사랑이 없었다면 감히 생각할 수 없는 일”이라며 “김정하 목사님의 사랑이 많은 사람에게 전염되어 우리 모두가 행복해지는 놀라운 일이 꼭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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