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함을 지적하면 모두가 이단인가?

  • 입력 2017.06.22 16:46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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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한국 교회가 당면한 문제들 가운데에는 ‘은혜’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부당함과 불법 또한 분명히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절차에 따른 불합리가 분명히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지적하고 바로 잡을 것을 요구하면 사단이니 마귀니 하는 말 듣는 것은 다반사이다. 내용상으로 볼 때 부당한 점이 보여 이를 고칠 것을 요구하면 으레 이단의 사주를 받았다는 등의 맹공에 시달리게 마련이다. 무슨 이유나 문제건 담임목사를 중심으로 한 교회 내 주류세력의 비위를 건드리는 것은 출교(黜敎)나 제명을 각오해야 할 수 밖에 없다. 때로는 외로운 투쟁조차 감내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듣기에 따라서는 귀가 좀 아플 얘기이지만 이런 식으로 한국 교회는 오랜 세월을‘은혜’의 함정에 빠져 불법과 부정조차도 ‘은혜’라는 이름 아래 쉬 용납해온 것이 사실이다. ‘은혜로’라는 말은 참으로 듣기에도 좋을 뿐 아니라 믿음을 나타내는 척도로도 더할 나위가 없지마는, 그러나 그 함정에 빠지는 것은 위험하다.

세상이 손가락질하고 사법당국에 고발이나 고소를 당할 만큼 부끄러운 일임에도 불구하고 교회는 개선의 여지를 보이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유는 그것이다. ‘덮어주는 것이 은혜 스런 일이 아니냐.’ 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오히려 사단이 파놓은 함정이 아닐까 한다. 교회가 교회답다는 말을 듣고, 성도가 성도답다는 칭송의 말을 듣는 것이 하나님의 자녀 된 우리가 마땅히 보여야 할 바른 신앙의 모습일 텐데도 현실은 정 반대이다. 목회자의 성 추문이 세상의 사람들 입에까지 회자되고 교회가 천하 부도덕한 집단으로 매도되는 일이 벌어져도 그에 대한 징계가 솜방망이거나 아예 없던 일로 해버리는 것은 곧 하나님의 얼굴에 먹칠을 하는 것이다.

사업을 하는 성도가 거액의 세금을 체납하여 수배를 받아도 십일조만 잘 내면 믿음이 좋은 사람으로 인정받아 성도들을 가르치고 모범을 보여야 할 장로의 직분을 맡는다면 거기에서 우리는 무엇을 배울 것인가. 초대교회가 세상의 많은 사람들로부터 칭송을 받고 믿는 자의 수가 날로 더하여 간 것은 성령의 불같은 은혜였음이 첫째이겠으나, 거기에 더하여 성도들의 삶이 세상 사람들로부터 칭송(稱頌)을 듣기에 충분했기 때문임을 기억해야 한다. 다시 한 번 기억하고 변화되어야 할 우리의 삶이 무엇인가를 생각해야 할 시간이다. 목사가 목사다워야 하고, 성도가 성도다워질 때 교회가 교회답다는 칭송을 듣고 하나님의 이름이 크게 빛 날것이다. ‘쓴 소리하는 자’라는 이유로 이단시해서는 아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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