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제단이라는 말…가톨릭적인 용어다”

  • 입력 2017.07.10 09:18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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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성경의 대표적인 종교개혁자들을 조명하며 한국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온 종로포럼(대표 박만수 목사)이 지난 7일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종교개혁 500주년과 한국교회’라는 주제로 제4차 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에는 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 부총장 김재성 박사와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이승구 박사가 발제자로 나서 종교개혁 당시의 필연적인 시대적 상황을 조명하고 한국교회가 오늘날 예배에 있어 개혁해야 할 과제들을 지목했다.

먼저 ‘종교개혁의 은혜 교리/구원의 확신과 소명의 회복’을 주제로 강의한 김재성 박사는 14세기 시대상을 고찰하고 루터가 발견한 ‘새로운 복음’을 정의하면서 이를 잘 지켜가야 할 의무가 우리에게 있음을 강조했다.

김 박사는 “중세 말기 1400년대 초에는 그야말로 엉망진창의 혼란이었다”고 소개했다.

신앙과 믿음의 절대적 기준이었던 교황이 3명이나 선출되어 절대 권위의 상징이었던 교황권이 몰락했으며, 흑사병으로 인해 전염병이 창궐하여 죽음에 대한 공포와 두려움이 유럽 전체를 뒤덮었고, 계속되는 전쟁으로 인해 사람들은 실로 암흑기를 살아야만 했다는 것.

이로 인해 당시 유럽 사회에서는 ‘어차피 죽을 거 차라리 신부가 되어 죽는 것이 낫다’는 생각들이 번져나갔고, 법과대학을 다니던 루터도 이러한 이유로 수도원에 들어가 신학을 공부하게 됐다.

김 박사는 “루터가 1505년 수도원에 들어가 1512년 박사학위를 받았고, 이때부터 성경을 열어볼 수 있는 자격이 주어졌다. 1516년 로마서를 가르치던 루터는 드디어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라는 성경구절에서 무엇이 잘못됐는지 해답을 찾아냈다”고 말했다.

김 박사에 따르면 ‘은혜 우선주의’를 주장하는 가톨릭은 은혜를 받았으니 우리의 의지로 공로를 쌓으면 구원을 받는다는 교리를 가르쳤다. 여기에는 인간의 노력과 공로가 필수불가결하다.

하지만 루터는 하나님의 은혜로 신앙생활을 하게 됐는데 나의 의지적인 행동과 선행도 하나님의 은혜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오직 은혜로만’ 교리를 발견했다는 것. 내 공로로 하나님을 만족시키는 것이 아니라, 의는 예수님이 이미 이루신 것이고 나는 예수를 믿음으로 의인으로 인정받는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 것이다.

루터가 수도사가 된지 12년, 신부 서품을 받은지 10년 만인 34살에 ‘95개조 반박문’을 게재함으로 종교개혁을 일으켰다.

김 박사는 “이전에는 하나님의 은총을 받아 성직자가 됐다고 했는데, 은총론을 깨달은 이후 루터와 칼빈은 ‘하나님 앞에 모두 은총을 받았으니 하나님 앞에 사람의 차별이 없다’는 점을 가르쳤다”며 “농부가 소의 젖을 짜는 일이나 신부가 설교하는 것이나 똑같이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일이며, 하나님의 부르심에는 귀천이 없다는 교리는 사람들에게 엄청난 긍지와 자부심을 가져다 줬고, 종교개혁은 전쟁과 권위의 추락과 전염병에 불안하던 시대에 해답을 제시했다”고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박사는 “종교개혁으로 인한 새로운 복음은 500년 사이에 검토가 끝났다. 잘못됐다면 그 사이에 말살됐을 것”이라며 “종교다원주의, 동성애, 이단 등이 우리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한국교회를 지켜야 할 의무가 우리에게 있다. 하나님의 은혜를 재발견하고 그 은혜 안에서 힘차게 전진하자”고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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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강의에서 ‘종교개혁에 비추어 본 한국교회 예배개혁의 과제’를 주제로 강의한 이승구 박사는 “종교개혁은 성경대로 믿자는 거다. 우리가 믿고 있는 것이 성경과 같은가 다른가 심각하게 살펴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 박사는 우리의 예배는 제사가 아니며, 예배를 인도하는 사람도 제사장이 아니라면서 우리가 예배 가운데 알게 모르게 행하는 잘못된 행위와 인식들을 바꿔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박사는 “가톨릭은 은혜가 되면 다 좋겠다는 식으로 구약과 신약을 섞어냈다”며 “우리의 신앙생활과 예배에 있어 성경이 말하는 것 외에는 다 없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박사가 지적한 것은 먼저 예배는 제사가 아니라는 점이다. 구약에서는 은혜를 받으면 제단을 쌓고 제사를 드렸는데 가톨릭은 지금도 예배를 제사로 규정하고 있다. 신부를 ‘사제’라고 칭하는 것도 제사장이라는 교리에서 비롯됐으며, 향과 촛불을 켜는 이유도 제사라고 여기기 때문이라는 것. 하지만 이 박사는 예수께서 십자가를 통해 한 번의 영원한 제사를 드렸으니 다시 제사를 드릴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 박사는 “루터는 예수의 십자가를 진짜 인정한다면 이젠 더 이상 제사로서의 예배를 드리면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십자가 사건 이후 제사를 드린다는 것은 십자가를 모독하는 행위다. 그 자체로 예수님의 십자가가 완전하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이 박사는 ‘새벽제단을 쌓는다’는 말이나 헌금을 드릴 때 ‘제물을 드린다’는 표현은 엄격히 금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가톨릭에서 큰 죄를 고해성사하고 난 뒤 죄를 씻기 위해 성지순례를 가서 증서를 받아오게 하는 행위가 있다고 지목하면서 “성지순례라는 용어 안에는 죄를 사하는 증서의 의미가 내포되어 있으므로 이 또한 ‘성경지리 및 문화연수’ 등으로 바꾸어 사용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아울러 주보 안내나 교회 광고는 예배 전이나 예배를 마친 후에 할 것, 하나님을 찬양하는 특송 후에 박수 치지 말 것, ‘신년축복예배’나 ‘치유집회’라는 용어도 성경적이지 않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 박사는 “우리의 예배는 제사가 아니라 창조와 구속과 칭의에 대한 감사와 찬양으로 드려져야 한다”면서 “우리로서는 예배에 최선을 다해야 하지만 우리의 노력이 아닌, 결국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공로로 인해 예배를 받아주시는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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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포럼에 앞서 인사말을 전한 대표 박만수 목사는 “오늘날 세계교회는 다시금 타락하고 변질되어가고 있다. 가톨릭의 사제일치를 받아들이고, 가톨릭과 하나 되는 운동에 WCC가 앞장서고 있다. 종교개혁의 발상지인 유럽교회가 가장 먼저 쓰러지고 타락되어 가고 있으며 오세아니아주가 무너졌다. 또한 북미주가 완전히 무너졌으며, 아시아권도 거기에 편승되어 가고 있다. 지금 우리 한국교회도 예외가 아니다”라며 “지금 세계교회는 제2의 종교개혁을 일으켜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어 “한국교회는 기도하는 사람을 찾아보기 쉽지 않다. 기도원에는 기도하는 사람이 없고, 교회마다 짧은 심야기도회로 변했다. 한국교회는 말씀 홍수시대를 맞이한 것 같으나 흙탕물이 범람하고 있고 성도들의 귀는 나팔귀가 되어 아는 것 같으나 알지 못하고, 참된 말씀이 기갈되어 있다”며 “교회가 깨어 기도해야 한다. 말씀으로 돌아가야 한다. 성결운동이 일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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