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으로 사는 것, 강력한 관용 필요”

  • 입력 2017.07.12 17:54
  • 기자명 강원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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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개혁에 대한 역사적 탐구를 통해 한국 기독교인의 신앙과 삶에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종교개혁500주년 신앙대강좌가 열렸다. 한국기독교선교100주년기념교회(이재철 목사) 창립 12주년 기념 특별강좌다.

10~12일까지 합정동 100주년기념교회 본당에서 열린 강좌는 윤형철 교수(개신대학원대학교 조직신학), 이은재 교수(감리교신학대학교 역사신학), 배덕만 교수(기독연구원 느헤미야)가 맡아 진행했다.

강좌 둘째 날인 11일 강사로 나선 이은재 교수는 ‘현재와 미래를 위한 종교개혁의 의미’를 주제로 강의했다. 이 교수는 “우리는 한 분 하나님을 섬기면서도 서로 교파가 다르고, 같은 그리스도인들이지만 친밀함이 부족하다”며 “지극히 개인적인 다원화 사회에서 그리스도인답게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인지, 역사를 통해 이 문제를 다뤄보려 한다”고 주제 선정 취지를 밝혔다.

이은재 교수는 종교개혁의 사건을 ‘버림받고 감추어졌던 복음을 다시 재발견한 사건’이라 정의하면서 종교개혁자들이 발견했던 기쁨, 종교개혁의 추진력이 된 내용들을 정리했다. △역사적으로도 혁신적이었고, 오늘날까지도 두드러진 영향력과 잠재력을 갖고 있는 ‘만인사제직’ △르네상스와 더불어 그 표어를 ‘근원으로’ 표방함으로써 교육에 대한 자극을 제공한 점 △신앙은 율법의 일이 아니라 오직 은혜로 말미암는 죄인들의 의라고 주장한 점 등이 그것이다.

이 교수는 “이처럼 역사적으로 사실적인 활동을 모사해보고 역사적으로 인상적인 의미의 종합을 추구함으로써 우리는 보다 풍부한 유산을 살펴보게 된다”며 “오늘날 참여제도, 교육제도, 국가법 같은 중요한 뿌리가 종교개혁 안에서 형성되었다는 사실은 무척 흥미롭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종교개혁을 되돌아본다는 것은 기억문화 그 이상의 것이어야 한다. 종교의 다원화는 그리스도인들의 역할을 상대화 시켰으며, 교회의 고령화는 존재 자체를 흔들고 있다”며 오늘날의 교회가 당면한 과제들을 살펴봤다.

이은재 교수는 먼저 루터와 종교개혁 당시 시대상황을 “강력하게 불안한 세계가 도래하고 있었으며 영적이며 신학적으로 활동적인 교회가 대두되고 있었다”고 표현했다. 그는 “참회제도, 성인숭배, 측랑제단, 연속기도가 넘쳐났고, 의심과 회의와 인생의 고난이 위로를 받았으며, 경건은 강력하게 의식화됐다. 스콜라신학과 학문적인 작업에 대한 불쾌한 심기가 인문주의를 불러왔고, 얼토당토않은 성유물의 숭배와 전시도 남발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토록 불안하고 두려운 정황 속에서 종교개혁은 은혜로운 하나님에 대해 물었고, 그리스도 안에서 자비로우신 하나님을 새롭게 발견했다”며 “두려움과 불안은 제도와 도구를 통해 오용해서는 안 되며, 오히려 해석해야 하는 성질의 것이다. 우리는 이를 위해서 하나님과 그분의 선하심에 대한 새로운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종교개혁의 정신 토대 위에서 오늘날과 미래를 위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다종교적이고 다문화적인 사회에서 인간다우며 평화적으로 더불어 살기 위해서는 보다 강력한 관용을 필요로 한다”며 “마지못한 감수보다는 상호간의 존중, 타자의 견해와 관점, 신앙 그리고 생활방식에 대한 존중이야말로 평화로운 사회를 세우는 적극적인 태도이며 이를 위해 대화를 요구하고 적극적으로 진리를 위한 논쟁을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끝으로 이은재 교수는 “성서는 우리가 관용에 관해 숙고하기 이전에 하나님에 의해 관용을 받은 자라는 것을 가르쳐준다. 우리 자신만이 하나님으로부터 관용을 받은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여기에 해당된다면, 하나님이 타자를 관용하실 때 우리 또한 관용해야 한다”며 “하나님의 사랑으로부터 이웃사랑이 뒤따르고, 신중함과 관용이 뒤따라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강의 후에는 이날 이재근 교수(웨스터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와 배덕만 교수가 패널로 나서 이은재 교수가 내놓은 주제에 대해 함께 토론하고, 청중들의 질의에 답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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