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건축의 이해 (28)

  • 입력 2017.07.13 11:29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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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시춘 교수
[프로필]
◈ 정주건축연구소

4. 나눔과 섬김 그리고 선교를 위한 공간-1

예수는 자신이 세상에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함이라 하셨다.(막10:45) 나아가 예수는 영생의 길을 묻는 부자에게 가진 재산을 다 팔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라 하시고(눅18:22), 삭개오가 자기 소유의 절반을 가난한 자들에게 주겠다고 했을 때 예수께서는 “오늘 구원이 이 집에 이르렀다”고 말씀하셨다.(눅19:8~9). 이 말씀들 속에서 우리는 나눔과 섬김이 사랑의 행동이고 하나님의 뜻이며 곧 인간을 죄악에서 구원하는 길이고 따라서, 그것은 기독교의 본질이며 교회의 존재 이유라는 것을 깨닫는다.

도날드 밀러(Donald G. Miller)는 그의 책 『교회의 본질과 사명』에서 “교회가 다른 사람들을 위해 나타내는 관심은 교회가 진정으로 그리스도의 몸이라는 것을 말해 주는 표시이며,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의 생명의 질적 수준을 외적인 행동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교회는 인간을 위한 그리스도의 사랑을 행동으로 옮기기 위한 손과 발의 역할을 하는 종의 구체화이다”라고 말한다. 결국, 교회는 예배로 부름 받고 교육과 훈련으로 세움 받아 나눔과 섬김 그리고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기 위해 이 땅에 존재한다. 따라서 나눔과 섬김은 ‘복음의 선포’와 함께 교회의 핵심가치이며, 교회는 이를 통해 선교와 함께 공적, 사회적 역할을 감당해야한다.

실제로 교회들은 형편에 따라 다양한 방법으로 지역사회를 향한 나눔과 섬김의 프로그램들을 운영하고 있고, 그들 중 많은 부분은 교회건축공간 안에서 이루어진다. 교회들 중에는 영유아, 어린이, 청소년, 여성 또는 노인들을위한 프로그램이나 노숙자나 특별히 사회적 약자들을 도와주는 다양한 프로그램들과 그 전용시설들을 가지고 있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교회들은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어려움만큼이나 그에 필요한 시설들을 확보하는 데에도 어려움이 따른다. 그러나 시설에 관한 한, 다행히도 많은 교회들은 예배, 교육, 교제 등을 위한 다양한 크기와 형상의 공간들을 별도로 가지고 있고, 이러한 교회 내 기능은 주로 주일에 한정되어 사용되는데 반해, 나눔과 섬김의 활동들은 주중에 일어나기 때문에 공간들을 따로 만들지 않아도 적절한 공간들을 맞추어 사용할 수 있다.

문제는 같은 공간을 여러 용도로 사용할 경우 생기는 기능의 충돌이다. 특별한 교회의 기능을 충족시키기 위해 만든 공간이 지역사회를 대상으로 하는 다른 기능에는 부적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교회 공간들은 처음부터 다목적활용을 전제로 디자인 되어야한다. 공간의 다목적 활용을 위해서는 공간의 융통성과 가변성이 크게 도움이 된다. 공간의 크기의 가변성은 이동식 칸막이를 설치하여 큰 방을 적절히 둘 또는 셋으로 나누거나, 두 세 개의 방을 하나로 통합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특히 방을 나누어 쓰려면, 나누었을 때 각각의 출입문을 고려해야하고, 조명기구와 냉난방 환기 설비 기구들의 배치를 모듈화 해야 한다.

또 가구들은 필요에 따라 재배열할 수 있도록 이동식 가구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나누어진 방들 간에 소리를 상당부분 차단할 수 있도록 칸막이의 차음성능을 고려해야한다. 하나의 공간을 둘 이상의 다목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그 인테리어 디자인도 중요하다. 내부의 바닥과 벽, 천장 등의 디자인은 단순화할수록 좋다. 흔히 교회들은 인테리어 디자인을 그 장식과 혼동하여, 벽이나 천장면에 다양한 상징들이나 성구, 성화들로 장식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이것이 지나치면, 공간 전체의 디자인을 위해서 바람직하지 않음은 물론, 공간을 분리하는 데에도 문제를 일으킨다. 더욱이 그 공간에 외부인들을 초대한다면, 그것

들은 전도의 효과만큼이나 거부감을 줄 수도 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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