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로남불’과 작별해야 한다

  • 입력 2017.07.13 11:57
  • 기자명 컵뉴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근자에 세간에서, 그 중에서도 정치권에서자주 회자되는 말 가운데 ‘내로남불’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의 본디 뜻은 ‘내가 하면 로맨스요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말이라고 한다. 즉 내가 하는 것은 아름답고 고상하며 이치에도 합당하나, 같은 짓도 남이 하면 추하고 불의하다고 여기는 우리사회의 비뚤어진 자화상에 대한 표현일 수도 있다. 전직 대통령의 탄핵에 이어 새 정부의 출범으로 정치권에서는 그야말로 하루아침에 여(與)와 야(野)가 바뀌고 보니 이전과는 완전히 상반된 입장에서 서로를 바라보아야 하는 처지가 되었으니 그럴 만도 하겠다 싶은 생각이 든다. 말하자면 어제는 내가 비난을 쏟아 내던 자리에서 오늘은 내가 그것을 되받아야 하는 처지가 되었으니 내가 할 때는 로맨스(Romance)라고 자신을 합리화 했던 것들이 이제는 불륜(不倫)이라는 딱지가 붙어 되돌아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그것이정치권이나 교회 바깥의 세상에서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과연 교회 안에는 그런 일들이 없느냐 하는 것이다. 이른바‘세습(世襲)’이라는 이름의 담임목사직의대물림은 일찍이 왕조시대에나 있었다고 알려진 일이 지금 한국 교회 안에 버젓이 존재하고 있음을 간과할 수 없을 것 같다.남들이 할 때는 그 부당함을 비난하던 이들도 막상 자신의 일이 되면 ‘교회가 원하니 그 뜻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는 등의 말로 얼버무린다. 이 뿐만이 아니다. 교회가 세상으로부터 잃어가고 있는 신뢰의 문제도 문제려니와 한국 교회 내의 심각한 ‘내로남불’ 문제는 우리 주님의 마음을 더욱 근심하게 하지나않을까 염려된다.

우려되는 일은 교회 사이즈(?)의 차이에서 오는 갈등에도 원인제공을 하는 것 아니냐 하는 점이다. ‘큰 교회가 하면 로맨스요 작은 교회가 하면불륜’인 셈이다. 일예로 큰 교회가 성경공부 프로그램을 운영하면 ‘역시’라며 박수를 보내나 그에 반하여 작은 교회가 한다고 하면 ‘그것들 혹시 이단 아냐?’ 하고 당장 폄훼부터 하고 본다. 그렇지 않다고 하는 진실이 알려지면 그땐 ‘아니면 말고’이다. 적지 아니 교회 간 갈등의 원인으로까지 작용하는 ‘내로남불’, 이제 교회는 작별을 할 때가 이미 지났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