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개운동과 신앙 실천운동에 목회자들부터 참여해야”

  • 입력 2017.07.26 09:06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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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목회자윤리위원회(위원장 전병금 목사)가 지난 20일 ‘종교개혁 500주년과 목회자 윤리’를 주제로 발표회를 개최했다.

이날 발표회에는 이원규 교수(감신대 은퇴)와 김주한 교수(한신대 신학과), 이은선 교수(안양대 기독교문화학과)가 발제자로 나섰다.

‘한국교회 위기와 목회자의 윤리적 책임’을 주제로 발표한 이원규 교수는 먼저 “모든 조직에서 지도자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그의 지도력에 따라 그 조직은 성공하기도 하고 실패하기도 한다. 이것은 특히 종교조직의 경우 더욱 그러하다”면서 “한국교회가 직면하고 있는 양적, 영적 위기에 대하여 누구보다 깊이 성찰하고, 그 변화와 갱신에 대하여 앞장서는 것은 한국교회 목회자들에게 주어진 시대적 과제”라고 제시했다.

한국교회의 신뢰도 하락과 급격한 쇠퇴 현상을 지목한 이 교수는 “교회가 돌봄과 나눔의 공동체가 되지 못하고 세속주의에 물들어 있는 모습에 반감을 가졌다. 목회자나 교인들의 사랑과 관심의 결여, 소속감의 결여나 목회자에 대한 불신도 중요한 요인이다. 목회자의 무의미한 설교, 비인격적인 태도, 권위주의 등도 문제로 지적됐다. 헌금과 전도에 대해 지나치게 부담을 주는 것에 대한 불만도 있다. 교회 내의 파벌 싸움과 갈등도 문제”라고 원인을 분석했다.

무엇보다도 이 교수는 사회는 교회가 세상과 다르기를, 사람들은 성직자와 교인이 비신자들과 다르기를 기대하지만 믿는 사람들도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돈과 권력과 명예를 탐하는 등 신앙의 본질을 잃어버린 결과 영적 쇠퇴가 양적 쇠퇴를 초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한국교회는 가진 것이 없고 누릴 것이 없었을 때 오히려 신앙적인 역동성이 있었고, 사회적으로 신뢰와 존경을 받았다. 그러나 많은 것을 가지고 많은 것을 누리게 되면서 한국교회는 영성을 상실하게 됐다”며 “교회는 커졌지만 섬기는 종의 모습을 잃어버렸다. 부유해졌지만 교만해졌다. 세속주의에 물들면서 영성과 함께 도덕성도 잃어버렸다. 이제 한국교회는 교회의 본질, 신앙의 본질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안타까운 것은 한국교회를 이끌고 모든 교인들을 양육해야 하는 목회자들이 존경과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현실이다. 따라서 한국교회의 개혁과 갱신이 이뤄지려면 목회자들부터 변해야 한다”면서 “제2의 종교개혁이 한국교회에서 일어나려면 믿음을 단순히 복을 받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시킨, 은총보다 자신의 공로에 의지하려는, 성경의 가르침대로 살지 않고 있는 교회의 현실에 대한 통렬한 회개운동이 먼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하나님보다 이 세상적인 것을 더 사랑하고, 기독교인다운 도덕적 삶을 살지 못하고, 서로 하나 되는 공동체적인 관계를 갖지 못했던 모습을 청산하고 새롭게 거듭나야 할 것”이라며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한국교회가 종교개혁의 정신인 믿음, 은총, 성서에 근거하여 참된 영성과 도덕성을 회복하는 교회로 거듭나기 위한 회개운동과 신앙 실천운동이 목회자들로부터 시작되어 한국교회 전체로 퍼져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 교수의 발제에 이어 김주한 교수는 ‘종교개혁 시대 목회 윤리와 신학’을 주제로 16세기 유럽의 상황과 적폐들을 지목하며 한국교회 목회자 리더십 영역에 대한 반성과 대안 마련을 촉구했고, 이은선 교수는 ‘종교개혁과 목회자 윤리’를 주제로 종교개혁 당시 로마가톨릭 성직자들의 실상을 조명하고 신학교육의 갱신과 구조의 개혁 등 오늘날 윤리 갱신을 위한 제언들을 전했다.

모든 발제가 마친 후 참석자들은 △부와 명예와 권세의 유혹을 이기고 평생토록 낮은 자리에서 섬기는 자로 살 것 △스스로 정직, 근면할 뿐 아니라 그리스도인들로 하여금 정직운동에 적극 참여토록 격려 △교회의 재정은 교인들의 감시와 감독을 받을 수 있도록 공개할 것 △순결운동에 앞장설 것 △담임목사직 세습 근절에 앞장설 것 △긍휼과 용서와 화해와 평화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며 나아가 조국의 평화통일을 위해 헌신할 것을 다짐하는 ‘윤리적인 바른 삶을 살기로 다짐’ 문서를 채택했다.

한국교회목회자윤리위원회는 그 어느 때보다도 한국교회가 한국사회로부터 비난받고 있는 사실을 인식하고, 이 모든 상황의 책임은 주님의 교회를 위해 예수님처럼 섬김의 도를 다해야 할 목회자의 윤리 부재라는 현실에 있다는 것을 절감하며 2012년 설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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