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뷰티 교수들, 뷰티교육과 서비스로 행복 전하고 자립 돕는다

  • 입력 2017.07.28 15:03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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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셀 수 없이 많은 NGO들이 활동하고 있다. 식량과 재난, 의료와 교육에 다분히 편향되어 있는 NGO 가운데 각별히 ‘뷰티’를 도구로 ‘구호’에 나선 곳이 있어 화제다.

국제뷰티구호개발NGO (사)월드뷰티핸즈(이사장 장헌일, 회장 최에스더)는 국내 뷰티관련 학과 교수들로 구성된 뷰티 봉사와 교육을 위한 단체다. 어떻게 ‘뷰티’로 ‘구호’가 이뤄지는지 장헌일 이사장과 최에스더 회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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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3월 뷰티관련 학과 교수들이 함께 (사)월드뷰티핸즈 창립총회
 

 

행정자치부 산하 NGO로 출발

국내 뷰티산업은 헤어미용과 피부미용, 메이크업, 네일, 화장품 등을 아우르는 거대산업으로써 대부분 영리를 목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비영리법인을 통해 자신이 가진 달란트로 세상을 섬기겠다는 비전을 공유한 이들이 하나로 뭉쳤다.

신한대학교 뷰티헬스사이언스학부 교수로 섬기고 있는 최 회장은 21년째 뷰티교육에 힘써오던 중 서비스도 중요하지만 저개발 국가 사람들을 위한 뷰티 교육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특히 2013년부터 한국국제협력단(KOICA)에서 해외봉사단원 직무교육을 담당하며 뷰티교육 사역에 눈을 뜨게 된 것.

처음엔 주먹구구식으로 여유 시간이 날 때 참여하는 형태였지만, 좀 더 체계적인 활동을 위해 전국 대학 200여 뷰티 관련학과 교수들 중 뜻을 같이하는 이들과 함께 지난 2016년 3월 행정자치부의 허가를 받아 (사)월드뷰티핸즈를 창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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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어와 메이크업 서비스를 받고 행복해 하는 다문화가족 어머니.
 

 

아름다움으로 자존감을 높이는 뷰티 서비스

현재 월드뷰티핸즈의 활동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먼저 소외된 계층을 찾아가 헤어미용과 피부미용, 메이크업, 네일 등의 뷰티 서비스를 제공하고 특별히 어르신들에게는 장수사진을, 다문화 및 한부모 가정에게는 가족사진을 촬영해 액자에 담아 선물한다.

또 한 가지는 생활환경이 어려운 탈북자나 저소득층 자녀들을 대상으로 뷰티 기술을 전수하여 그들의 자립을 돕는 일이다. 이는 모두 비영리로 운영되며 무료로 제공된다.

사단법인으로서 신뢰성이 담보된 월드뷰티핸즈는 창립 이후 서울시 자원봉사센터와 마포구 등과 협력해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최 회장은 “뷰티 서비스는 나의 몸을 맡긴다는 형태 때문에 기본적으로 신뢰가 기초가 되고, 반드시 터치가 이뤄지기 때문에 소통을 통해 마음이 열리게 된다”며 “생활이 어려운 분들일수록 자신감이 없고 위축되어 있는 분들이 많다. 멋지고 예쁘게 꾸며진 자신의 모습을 만난다는 것은 자존감을 높여줄 뿐 아니라 스스로 존중받는다는 의미가 있어 우울증 개선과 정서적 회복에도 상당한 도움이 된다”고 소개했다.

월드뷰티핸즈의 봉사는 뷰티 서비스 날짜와 장소가 공지되면 뷰티관련 교수들 가운데 일정이 가능한 이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최고 전문가들이 기쁨으로 임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서비스의 질도 높아지고 대상자들도 최고의 경험을 할 수 있다. 마치 결혼식 풀메이크업을 받은 듯 변화된 자신의 모습에 젊은이들은 물론 중년과 노년층 어르신들도 더할 나위 없는 만족감을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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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프리카 사역 현장에서 아이들과 함께한 최에스더 회장.
 

 

저개발국가 뷰티 교육으로 자립과 성장 도와

월드뷰티핸즈의 이러한 활동은 국내를 넘어 본래의 목표인 해외로 확산되고 있다. 사단법인을 설립한 지난해에만 몽골, 베트남, 필리핀 현지의 NGO 단체들과 협력해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뷰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자원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기술교육을 실시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벌써 남아프리카공화국, 나미비아, 짐바브웨, 에티오피아를 방문해 활동을 펼쳤다.

최 회장은 특별히 해외 활동에 주력하는 이유에 있어 우리나라 근대기 선교사들의 활동을 본받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당시 척박한 이방 땅에 들어와 온갖 오해와 두려움의 대상이 되면서도 현대교육과 선진의료의 기초를 닦았던 선교사들이 있었기에 발전할 수 있었듯이, 그 빚을 갚는다는 심정으로 저개발국가를 대상으로 달란트를 나누고 싶다는 것.

특히 최 회장은 “의료봉사는 비교적 오랜 시간 동안 교육과 훈련을 받아야하지만 뷰티 기술은 본인이 관심을 갖고 좋아한다면 누구나 배워서 발전시킬 수 있다”며 “현지인들을 뷰티 전문가로 교육해 그들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 회장은 올해 아프리카를 방문해 뷰티 교육의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한다. 현지 NGO단체와 선교사 등이 아이들을 상대로 기초 교육을 돕고 있지만 고등교육에 있어서는 한계에 부딪히기 때문. 그는 이러한 아이들이 뷰티 직업교육을 통해 꿈을 펼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며 비전이 한 단계 확장됐다고 덧붙였다.

실례로 지난해 필리핀 다바오에 방문했을 당시를 회상한 최 회장은 “그곳에서 만난 아이들은 머리를 산발을 한 채 이가 너무 많았다. 현지 선교사 사모에게 머리 손질하는 기술을 간단하게 가르쳤더니, 남편 머리로 6개월간 연습하고는 아이들 머리를 책임지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져 왔다”며 “앞으로 사람을 키우는 일에 더 주력하고 싶다”고 했다.

최 회장은 또한 “뷰티는 결국 청결과도 직결된다.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 일부 지역들을 방문하다 보면 위생상태가 엉망인 현실을 만나게 된다”면서 “뷰티가 발전하면 자연스럽게 위생도 좋아지고 보건적인 측면에서도 개선될 것이란 기대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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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용자 중심의 맞춤형 서비스 위해 연구

장헌일 이사장은 월드뷰티핸즈의 사역에 있어 지속가능한 구호와 수용자 중심의 서비스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장 이사장은 “유명한 구호 NGO들은 여러 사람들의 후원을 받아서 그들에게 필요한 것을 제공하지만 우리는 가지고 있는 기술을 교육해 자활과 자립이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더 발전된 형태라고 본다”며 “빵을 주는 것보다 빵을 만드는 방법을 가르치고, 우물을 파는 기술을 가르쳐주는 등 지속가능한 구호로 변화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 여러 나라들을 방문하다 보면 아프리카 지역은 모발이 아시아 사람들과 달라서 깎을 필요없이 땋는 기술이 더 필요하고, 손 관리와 아로마테라피가 더 중요한 반면 베트남은 헤어미용이, 몽골은 추운 날씨 때문에 스킨케어가 더 절실하다”면서 “나라와 지역에 따라 어떤 서비스와 교육이 이뤄져야 할지 수용자 중심의 봉사를 개발하고 전문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월드뷰티핸즈와 함께하는 교수들은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논문도 발표되고 있다.

월드뷰티핸즈는 지난해 4월 베트남 응원떳탄대 한베교육연구원과 MOU를 체결한 데 이어 지난 3월 전남 광주지회를 설립했으며, 영남권과 충청권 거점도시에도 추가로 지회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나아가 교수들 뿐만 아니라 현직에 있는 전문가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할 예정이다.

8월에는 유럽 체코에 집시 등 노숙인들을 위한 사역을 시작하기 위해 정탐을 계획중이라는 최 회장은 “최종 목적은 북한에 가고 싶다. 평양에서 뷰티 기술을 가르치고 싶다. 이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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