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회, 적폐는 무엇인가?

  • 입력 2017.08.03 12:00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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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자에 정치권은 물론이고 전 사회적으로 가장 관심을 모으고 있는 말 가운데 하나가 ‘적폐(積弊)’라는 말이 아닌가 한다. 새 정부가 들어서기 무섭게 대통령의 가장 큰 관심사로 떠오른 ‘적폐청산’이란 말, 이를 쉽게 설명하자면 옛적부터 오랫동안 쌓여있는 폐단을 없애자는 말이 아닌가 한다. 사실 바른 말이지 대한민국의 역사가 그리 오래지 않았음에도 사회적으로 자세히 살펴볼라치면 그동안 쌓여 온 폐단들이 적지 않음을 실감하게 된다. 공직사회의 고질적병폐인 행정편의의 관행도 그러하고, 지방으로 가면 더욱 확연히 드러나는 토호(土豪)세력들의 각종의 비리들도 그러하다하겠다. 세상 모든 분야에 걸쳐 이루 말할 수 없는 적폐들이 널리 산재해 있음을 쉬 알 수 있다.

국가 권력의 정점에서부터 두루 이런 적폐들을 뿌리 뽑겠다고 칼을 빼든 마당에 우리 교계로서는 청산해야 할 적폐가 과연 없는지, 또 있다면 무엇인지 냉정하게 한번 돌아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좀 더 냉정하게 말하자면 교회로서는 때늦은 감이 매우 크다 하겠다. 진작부터 교회가 침체의 길을 걷고 있음에도 늘 교회는 스스로 자신을 돌아보고 청산해야 할 과제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전혀 고민하지 않았던 탓이다. 분명히 도려내고 수술을 단행했어야 할 일들도 늘 ‘은혜롭게’라는 말을 쓰기 편한 도구로 생각해서인지 묻어두고 넘어왔다고 말해도 결코 지나친 말은 아닐 것이다.

교회가 청산해야 할 적폐들을 지금도 교회는 스스로 말하고는 있으나 정작 자신과는 상관이 없고 오직 남에게만 강요하고 있을 뿐이다. ‘교회가 물욕을 버려야 한다.’느니 ‘목회자의 명예욕이 주님의 영광을 가린다.’는 등의 말을 입버릇처럼 말하고 있으나 정작 자신은 실천하지 않는 오류를 끊임없이 범하고 있는 것이다. 교회가 청산해야 할 적폐들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를 나열하는 것보다 더 앞서 중요한 것은 하나라도 자신이 먼저 실천을 하는 것이다. 세상을 가르치고 이끌어야 할 교회가 수없이 많은 분쟁을 일으키고 스스로그것을 해결하지 못해 세상의 법정에까지 끌고 가는 우스운 모양새부터 청산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교회의 적폐는 스스로적폐를 풀지 못한다는 바로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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