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문] 해방과 광복 사이에서

교회건강연구원 원장 이효상 목사 기고문
기사입력 2017.08.0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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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5일 광복절은 우리 민족이 기나긴 일제 식민통치에서 벗어나 해방을 맞은 것을 기념하는 뜻 깊은 날이다.


8·15는 동아시아 현대사의 기점이다. 식민지 지배나 침략에 시달린 여러 민족들에게는 해방과 독립을 가져다준 경축일이다. 동아시아는 제국, 식민지 체제에서 새로운 독립국가의 형성과 함께 냉전 체제로 이행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지금까지 동아시아에서 일본제국주의 지배와 침략전쟁의 유산이 완전히 청산되지 않고 있다.


8·15는 해방, 독립, 광복의 세 가지 의미로 나타난다. 신문이나 방송에서 해방이라는 표현을 보게 되는데, 엄밀히 해방과 광복은 다른 것이다. 광복은 주체적으로 국권을 회복하는 것인데 반해 해방은 타인에 의해 거져받았다는 것을 포함하고 있다. 상해임시정부의 김구주석은 우리 스스로 광복을 이루지 못했다는 안타까움에 땅을 치며 통곡하였다고 한다.


그러면 우리나라의 주권은 거져받은 것인가? 그렇지 않다. 35년간 수십만 선열들이 피와 땀을 흘리며 나라의 독립을 위해서 싸워서 쟁취한 소중한 결과물이다.


이런 광복이 우리가 보는 드라마나 영화에서처럼 원자폭탄 하나 투하하고 일본 천황이 항복하므로 815일 해방이 되자마자 온 민중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태극기를 흔들며 대한독립 만세를 외치는 것처럼 드라마틱하지 않았다.


당시 라디오 보급률이 일본인들의 절반도 되지 않을 정도였고 일본 왕의 절대항복발언을 알아듣는 이도 드물었다. 태극기를 흔들며 독립 만세를 외치는 일은 다음 날인 816일이 되어서야 퍼져 나갔다. 당일은 조용했고 만 하루가 지나서야 입소문을 통해서 독립의 기쁨을 만끽한 것이다. 그렇다고 완전한 자유를 되찾았기 때문에 이 땅의 일본군들은 모두 서둘러 도망치거나 숨었던 것도 아니다. 당시 일본군은 해방 후에도 일정 기간 무장을 하고 조선을 장악중이었다. 해방 후 조선 총독부와 조선 주둔 일본군은 여운형의 건국준비위원회에 치안권 등에 대한 합의를 진행했다. 특히 맥아더가 훈령을 통해 미국 군대 이외에는 그 누구도 권한을 이양하지 말라는 지시에 돌변했다. 정작 일본군 무장해제는 미군이 진주한 99일 이후부터 순차적으로 진행되고 일본군 출신을 우대하는 미군 사령부의 방침에 친일파들이 대거 몰리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런가하면, 해방 후 그토록 염원했던 태극기게양도 사실 이뤄지지 않았다. 그 이유로 일본군과 조선총독부가 미군이 올 때까지 치안권을 유지하며 무장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이 남산에 태극기를 다는 것으로 대신하며 만족해야 했다. 미군이 진주하고 조선총독이 항복문서에 서명한 99일 총독부 건물에서 일장기가 내려지긴 했지만 달린 것은 태극기가 아닌 성조기였고 1948년 정부수립 때까지였다.


8·15 민족해방은 우리 민족에게 주어진 기회였다. 그러나 준비하지 못한 우리에게는 많은 시간을 허비하며 좌우 민주와 공산 진영의 논리에 빠져 서로 대립하는 동안 주도권을 잃고 말았다. 1946815일은 해방 1주년으로 비록 좌익과 우익으로 갈려져 기념식이 치렀으나, 그 후 전민족적 기념일로 자리매김하기 시작하였다. 1948815일에 한국은 정부수립을 선포함으로써 이날의 역사적 의의를 드높였다. 1949년 이후 8·15는 광복과 단독정부 수립이라는 모습을 드러난 날이 되었다.


이처럼 광복절은 우리 근대사에서 많은 굴곡을 겪으며 이뤄낸 민족적 기념일이지만 준비되지 않은 우리에겐 씁쓸한 모습이 자리하고 있다.


이스라엘민족이나 우리민족에게 있어 해방은 하나님이 주신 특별한 선물이었다. 그러나 그 주신 기회를 선용하여 실력을 키우지 못하고 스스로 갈등하므로 오히려 전쟁과 분단을 맞으며 민족통합 실패라는 유산을 남기게 된다.

그러기에 어려울 때일수록 국민의 민도(民度)를 높여야 하며, 교회가 민족을 일깨워 자립(自立) 자강(自强)의 실력을 키우고, 민족의 길을 내야 한다.


광복 72주년을 맞으면서도 남북으로 분단되어 대치하고 있는 상황은 광복절을 단지 과거의 역사적 사건을 기념하는 날로 머무르게 하지 않는다. 점차 한반도의 통일과 동아시아의 평화를 기원하는 날로서 그 의미를 확산시켜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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