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뜰 편지(36)

  • 입력 2017.08.10 10:44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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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선 목사.jpg
 조경선 목사 (암환자쉼터사랑뜰)

두 번 다시 쓰러지지 않습니다. 다른 집보다 조금 늦게 파종한 연풍 산골쉼터의 옥수수가 장마철 첫 비바람에 모두 바닥으로 쓰러져 버렸습니다. “에휴~~쯧쯧 저걸 어째 일으켜 세워 줄 수도 없고 올해 옥수수 농사는 망쳤구나” 앗! 그런데 그게 아닙니다. 비바람 그치고 햇빛 나니 3~4일 만에 신기하게도 모두 오뚜기처럼 다시 일어섰습니다. 나란히나란히 그런데 일어서자마자 다시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첫 비바람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강하게 쏟아졌습니다. 지난번 약한 비바람에도 쓰러졌는데 이번엔 완전 끝장이 나겠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염려는 기우였고 첫 비바람을 견뎌내고 다시 일어선 옥수수는 이후 괴산군이 재난지역이 되도록 퍼부은 장대비에도 더 이상 쓰러지지 않았습니다.

너무나도 기특해서 달려가 살펴보니 눈물겨워라 아랫부분 한 두 마디는 모두 휘어져 있는 것입니다. 그 큰 키를 일으켜 세우고 버티느라 얼마나 애를 썼을까요. 생명의 신비가 경이롭습니다. 그렇게 연풍 사랑뜰의 옥수수는 질곡의 흔적을 몸에 지닌 채 꿋꿋이 서서 알곡을 익히고 있습니다. 자기의 본분을 다 하고 있습니다. 생명은 강합니다. 그리스도의 생명을 지닌 우리는 더욱 강합니다. 지금 암과의 투병의 길을 가시는 사랑하는 우리 암 친구님들도 그렇게 일어서기를 바랍니다. 우리 안엔 어떤 상황에서도 내 몸을 고쳐놓으려는 강한 생명 치유력을 창조주께서 심어 놓으셨기 때문입니다.

“내 원수야, 내가 당하는 고난을 보고서, 미리 흐뭇해하지 말아라. 나는 넘어져도 다시 일어난다. 지금은 어둠 속에 있지만, 주님께서 곧 나의 빛이 되신다”( 미가7:8, 새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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