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자식에게 바라는 것

기사입력 2017.08.10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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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병국 목사.jpg
 고병국 목사 (한소망교회)  
[프로필]
▣ 협성대학교 신학과 졸업
▣ 감리교신학대학교 선교대학원 졸업
▣ 서울남연회 강동지방 감리사 역임
▣ 온맘 닷컴 “목회칼럼” 연재
▣ 한소망교회 담임목사

사람들의 삶이 다 그렇듯, 배우자를 만나 결혼하고 자녀를 낳아 키우고 그 자녀들이 공부를 마치고 사회로 나가 삶을 살아가는 성년이 된다. 그러면 부모가 되어 자식에게 바라고기대하는 것들이 있다. 그런데 그런 바람과 기대가 때로는 속물근성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그럴 때마다 섬뜩 놀라기도 한다. 특히 부모가 어렵고 가난에서 못 벗어난 삶을 살았다면 더 그렇기도 하다. 그래서 때로는 사회로 나간 자식에게 은근히 ‘돈 많이 벌어라. 출세하라’ 등의 주문을 하기도 한다. 물론 그것이 문제될 것은 없다. 다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라는 것이다. 어쩌면 부모가 자식에게 바라는 바람과 기대는 사람으로서 살아가는데 필요한 바름과 맑은 정신과 가치관이 아닐까 싶다. 즉 그런 주문을 하는 부모가 자식을 위하는 것이다. 그런 어머니, 어른의 이야기를 읽었다. 그녀는 경강부인이다.

 

노나라에 경강이라는 부인이 있었다. 그녀는 일찍 남편을 여의었으나 지조를 굽히지 않고 아들 문백을 기르는데 성심을 다하였다. 아들 문백이 타향에서 공부를 마치고 집에 돌아왔는데, 아들이 친구들과 함께 마루에 오르는 모습을 보니 아주 가관이었다. 친구가 아들 뒤에 서서 계단에 오르고, 아들이 계단에서 내려올 때에는 먼저 내려와 칼을 받들고 신발을 가지런히 놓아주는 것이었다. 그 모습을 본 그녀는 아들을 불러 꾸짖었다. “제나라의 환공은 항상 주위에서 조언을 해주는 벗이 세 사람이었고, 잘못을 충고해주는 신하가 다섯이었으며, 또 나날이 잘못된 점을 바로잡아 주는 이가 서른 명 이었다. 그리하여 능히 천하를 평정할 수 있었다. 또 주공은 식사를 하는 동안에도 세 번씩이나 입에 든 음식을 뱉어가면서 찾아오는 선비를 영접하였고, 머리를 감다가도 세 번씩이나 젖은 머리를 움켜쥐고 손님을 맞이하였다.

 

그리하여 능히 주나라 왕실을 튼튼히 할 수 있었다. 그런데 너는 나이도 어리고 지위도 낮으면서 친구를 하인 다루듯이 하는구나. 그러니 어찌 너를 군자라 하겠느냐!” 문백은 잘못을 깨닫고 사죄하였다. 훗날 문백은 노나라에서 벼슬을 얻었다. 어느 날 문백이 어머니를 찾아뵈니 집안에서 베를 짜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문백이 어머니에게 달려가 말했다. “어머니가 베를 짜고 계시다니요. 집안 어른들의 노여움을 살까 두렵습니다.” 그 말을 들은 어머니는 버럭 화를 내며 아들을 꾸짖었다. “노나라가 망하려는 것인가? 내 아들 같은 놈에게 벼슬을 맡기다니.” “어머님.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어머니는 자세를 바로 잡고 아들을 꿇어앉힌 후 이렇게 말했다. “듣거라. 왕후는 임금의 관에 다는 끈을 짜고, 제후의 부인은 관위에 씌우는 천을 짜며, 장수의 부인은 군복을 만들고, 선비의 아내는 관복을 짓고, 아녀자는 남편의 옷을 만드는 법이다.

 

나는 지금과부이고, 너는 아직 낮은 지위에 있다. 하물며 내가 이까짓 베를 짜는 것으로 게으름을 면하고 있는데 어떻게 죄를 씻을 수가 있겠느냐!” 불행히도 문백은 어머니보다 일찍 세상을 떠났다. 이 이야기는 열녀전에 나오는 것이다. 자식이 어렸을 때 자식 덕을 바라는 부모는 한 사람도 없다. 단지 올바른 사람으로 자라 홀로 설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하지만 자식이 성인이 되어 좋은 자리에 앉으면, 그 덕이 가족 전체에 미치기를 바라는 게 대부분의 부모이다. 부모는 자식이 얻은 부귀보다 자식의 성품이 떳떳함을 자랑하여야 한다. 그런데 다른 자식이 아닌 내 자식이면 생각이 달라진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것이 없는 한 아들이 사회로 나가 가죽공예 사업을 한다. 그때 첫 생각은 돈 많이 벌어라 였다. 그

 

런데 아들은 나만 잘 살고가 아닌 사회의 어렵고 힘든 약자를 도우면서 사업을 하고 싶다고 하면서 사회적 기업을 꿈꾼다. 그러면서 매달 수입의 몇 퍼센트를 사회를 위해 좋은 일을 하는 재단에 기부를 한다. 지금은 얼마 안 되지만 사업의 규모가 크면 그것도 무시 못 할 일이다. 몇 군데 인터뷰도하고 기사도 실렸다. 다른 집 아들이 그러면 ‘참 잘 한다’고 박수 칠 것이지만 내 아들이 그러니 ‘그러지 말고 열심히 사업을 해 돈 많이 벌어 너와 가족을 위해’라는 생각이 더 많다.별수 없는 인간의 모습이다. 경강부인의 글이 나를 부끄럽게 한다. 만일 부모가 바라는 것이 많으면, 자식은 바름과 맑음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다. 때로는 훌륭한 자식을 둔 부모가 오히려 자식의 깨끗하고 맑은 정신의 삶을 흐리게 하는 경우도 있다. 그것은 바라는 기대치 때문이다. 덕을 보려는 것 때문이다. 떳떳한 성품의 길을 걷는 자식을 보는 것만으로 만족할 수는 없는 것일까? 경강부인이 많아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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