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개혁은 절망적인 시대에 하나님의 사랑을 일깨운 사건”

  • 입력 2017.08.14 07:20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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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개혁 500주년과 한국교회’를 주제로 한 제5차 종로포럼이 지난 11일 한국기독교연합회관 중강당에서 개최됐다. 이번 포럼에는 김재성 박사(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 부총장)와 박만수 목사(종로포럼 대표)가 강사로 나섰다. 이들은 오늘의 시대상을 종교개혁 당시 시대에 투영하며 경각심을 일깨우는 동시에 종교개혁에 대해 더욱 깊숙이 파고들어 그 의미를 재발견했다.

‘종교개혁 전야의 모습과 한국교회’를 주제로 발제한 박만수 목사는 “오늘날 한국교회의 실상을 보면 마치 500년 전 종교개혁 전야의 부패하고 타락했던 모습과 흡사하다”면서 “교회의 탐욕, 사제의 타락과 무지, 성도들의 각성 등 종교개혁 전야의 부패하고 타락한 교회의 모습을 통해 오늘날 우리가 어떠한 삶을 살아야 하는지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먼저 중세교회의 탐욕에 대해 언급한 박 목사는 “당시 교회는 최고의 부자였고, 웅장하고 화려한 건축을 하는데 심혈을 기울였다. 청빈을 강조했던 수도원들마저 세계 도처에 땅과 건물들이 엄청나게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교회의 탐욕은 종교개혁의 아침이 오기 전의 칠흑과 같은 새벽이라고 할 수 있다. 교회가 탐욕으로 가득 차면 절대로 바른 복음이 증거되지 않는다. 교회가 탐욕에 사로잡히게 되면 가공되지 않은 순수한 말씀이 증거될 수가 없다”며 “오늘날 성도들에게 더 이상의 부담을 주는 설교, 즉 십자가와 고난과 회개와 심판의 설교는 사라지고 있다. 설교자들은 강단에서 말씀의 면죄부를 남발하고 있지나 않은지 성찰해 봐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목회자가 탐욕의 한 중심에 서 있는데 성도들이 탐욕을 부끄러워할 리가 만무하다. 탐욕을 누리는 것이 커다란 축복으로 착각을 하고 있다. 부유함과 부가 자신을 위한 목적이 될 때 비로소 탐욕이 된다”면서 “부는 나눔을 위한 하나님의 선물이다. 교회는 부를 가난한 자들을 구제하고 선교사를 돕고 미자립교회를 돕는데 쓰여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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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로 성직자의 타락을 주목한 박 목사는 “종교개혁이 일어난 원인을 돌이켜보면 외부적인 문제보다도 내부적인 원인이 훨씬 더 많았다. 중세 천년의 시간이 가장 비통한 것은 사제들의 처참한 타락에 있었다”며 “사제들이 타락하자 곧 성도들도 타락했으며 공동체 전체의 타락을 부추겼다. 위에서 흐르는 물이 썩었으니 아래는 당연히 썩은 물이 흐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목사가 보여주어야 하는 삶은 참으로 중요하고 막중하다. 그리스도인이 된 우리의 모습을 통해 그리스도의 사랑과 거룩과 겸손과 검소함이 나타나야 한다”며 타락한 목사와 성도들의 개혁만이 살길이라고 피력했다.

또한 당시 성직자들의 무식을 언급한 박 목사는 “종교개혁 후 1551년에 시작된 후퍼 감독의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글러스터 교구 331명의 성직자 중 169명은 10계명을 암송하지 못했고, 9명은 10계명의 순서도 몰랐고, 33명은 10계명이 성경 어디에 있는지도 몰랐고, 10명은 신조들을 암송하지 못했고, 10명은 주기도문을 외우지 못했고, 34명은 주기도문을 가르치신 분이 누구인지도 몰랐다”며 “사제들의 영적이 권위는 점점 작아지고 초라해지고 있었으며, 하나님의 말씀은 사라지고 오직 무지한 말들만 교회 안에 난무했다”고 했다.

“교회와 목사가 말씀의 자리에서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개혁은 점점 가까이 다가오는 것이다. 성경이 우리의 신앙의 기준이 되지 못하면 온갖 잡설들이 난무하게 되고 마침내 교회는 부패하고 변질되어 버리는 것”이라고 경고한 박 목사는 “우리의 참된 신앙은 무조건 믿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서 믿는 것이다. 교회가 존재하고 목사가 있는 것은 하나님의 말씀을 바르게 해석하여 전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박 목사는 “종교개혁 전야의 모습은 비단 16세기 가톨릭 교회만의 모습이 아니다. 목사들의 성경에 대한 무지와 하나님의 뜻에 대한 무지는 부끄러운 교회를 만들 것이고, 마침내 교회의 개혁을 맞게 될 것”이라며 “목사들이 하나님을 아는 지식에 더욱 적극적이어야 한다. 탐욕을 버려야 한다. 목사들부터 거룩한 삶을 살아야 한다. 그러할 때 성도들은 각성하고 변화될 것이며 이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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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개혁의 신학세계: 루터와 스콜라주의 신학의 대립’을 주제로 강의한 김재성 박사는 종교개혁자들의 신학과 스콜라주의자들이 어떻게 다른가를 비교 분석해 제시했다.

특히 김 박사는 1517년 9월4일 루터가 발표한 97개 조항 한글 번역본을 국내 최초로 번역해 배포하면서 그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김 박사는 “성경은 하나님이 누구이신지 우리에게 알려준 편지이고, 신학은 성경에서 가르쳐준 교훈과 진리를 요약한 것”이라면서 “종교개혁은 성경에 근거한 신학사상의 개혁”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종교개혁 당시 토마스 아퀴나스의 스콜라 철학과 기독교 신학이 버무려진 스콜라주의 신학이 팽배해 있었다고 지적하고 바늘 위에 천사가 몇 명 앉을 수 있느냐는 논쟁을 벌이는 등 신학이 다분히 철학적으로 변질됐다고 했다.

또 교황 권위의 추락과 흑사병으로 인해 만연된 죽음의 공포 속에서 왜곡된 ‘진노의 하나님’을 ‘사랑의 아버지’로 바로 일깨우기 위해 루터가 97개 조항을 쓰게 됐다는 것.

이에 “아무리 환경이 어렵고 절망적이더라도 하나님은 악을 사용하셔서 선을 이루시는 분이다. 따뜻한 눈으로 하나님의 섭리를 보자”고 당부한 김 박사는 “하나님의 일을 하는데 있어 언제나 악에게 밀리는 것 같고 지는 것 같지만 합력하여 선을 이룬다는 말씀처럼, 한국교회가 부패성을 끌어안고 있지만 이런 상황을 통해서도 한국교회에 새로운 기회를 주실 줄 믿는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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