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역사박물관,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 기획 전시

  • 입력 2017.09.13 16:48
  • 기자명 강원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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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개혁이 연 새 세상’ 주제로 실물자료 60점·사진자료 120점 공개

지구 반대편에서 발화된 종교개혁이 작은 나라 한국에 끼친 영향 조명

“과거의 역사일 뿐 아니라 이 시대의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가 될 것”

“크도다 하나님의 경륜이여! 그 지혜를 측량할 수 없으며 그 발자취를 찾을 수 없도다. 예수 그리스도의 참빛이 천하에 널리 비추니 잠자는 자가 깨어나며 죽은 자가 일어나 어두운 세상이 광명으로 바뀌는 중에, 한줄기 빛이 우리 평양에 투입되어 도시와 농촌 각처에 복음이 두루 전하니…”

평양 장대현교회를 담임했던 길선주 목사가 <평양노회지경각사기>(1925) 서문에 기록한 글이다. 1517년 10월31일, 루터가 <면죄부에 관한 95개조 논제>의 항의문을 비텐베르크대학의 성교회 정문에 게시함으로써 종교개혁의 횃불이 불타오르게 됐다. 올해는 그 종교개혁이 500주년을 맞이하는 특별한 해로써, 교계 안팎으로 종교개혁의 의미를 다시금 조명하는 활동들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기독교역사박물관(이사장 정영록, 관장 한동인)은 이 같은 흐름에 합류하여 오는 19일부터 내년 여름까지 ‘종교개혁이 연 새 세상’이라는 주제로 특별전시회를 개최한다.

루터의 종교개혁으로 인해 생겨난 개혁교회는 이후 여러 대륙으로 확산됐다. 1885년 미감리교 선교사 4명과 북장로교 선교사 2명이 한국에 도착하면서 한국개신교 선교의 역사는 시작됐다.

루터의 종교개혁이 비단 교회적인 측면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었고, 종교가 중심이 되어 세계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다양한 가치체계의 경종을 울리고 혁신을 이끈 사회개혁이 된 것처럼 한국에 도착한 선교사들도 성경을 한글로 번역한 한글운동, 병원과 학교를 세우는 등 문명의 발달을 이끌었다. 이렇듯 다양한 형태의 사회봉사와 신앙운동을 통해 종교개혁은 개화기 한국에 새 세상을 열었다고 할 수 있다.

박물관 측은 “종교개혁의 의미를 다시금 조명해보고, 종교개혁이 개화기 한국의 교회와 사회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구체적으로 모색해 보고자 했다”며 “한국개신교 선교의 역사는 종교가 중심이 돼 가치체계의 경종을 울리고 혁신을 이끈 사회개혁이 됐다. 종교개혁은 과거의 역사일 뿐 아니라 이 시대의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가 될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전시는 ‘한국사회의 근대화’, ‘성경 번역’, ‘교육(기독교 학교의 설립과 주일학교)’, ‘여성운동’, ‘디아코니아(교회의 사회 봉사)’, ‘예배’라는 6개의 주제를 다루게 되며, 상설 전시와 기획 전시, 특별프로그램 행사들을 아우를 예정이다.

한동인 관장은 “한국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한국 교회의 기적 같은 부흥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궁금해 하시는데, 이번 기획전시의 자료들이 증거물이 되어 설명해줄 것”이라며 “전시회를 통해 한국교회의 많은 성도들이 눈으로 보고 느끼고 영감을 받고, 또 신앙생활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학예연구실장 이인수 목사는 “한글 성경 번역 이야기를 연대기적으로 중요한 성경들, 한글의 우수성에 대해서 깊이 관심을 갖고 만든 한영자전서, 문법서, 그 시대 사람들이 성경을 독경하고 암송하도록 냈던 여러 가지 자료집들을 박물관에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제 1전시장에는 상설전시(19세기부터 625전쟁 이후 기독교 역사물)가 진행 중이며, 이번에 기획된 제 2전시장은 특별히 한국기독교역사박물관 내의 평양장대현교회 재현건물에서 진행된다. 제 3전시장에서는 ‘루터를 그리다-루터의 도시와 그 흔적을 찾아서’가 열리고 있다. 또한 특별 프로그램으로는 도자기로 유명한 이천시의 도자예술을 접목시킨 ‘도판에 새긴 신앙 글과 그림’ 체험학습도 무료로 진행된다.

이번 기획전시에는 초기한글번역 성서 등을 포함한 실물 자료 60여점과 사진자료 120여점이 전시될 예정이다.(031-632-1391)

한국기독교역사박물관.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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