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지도

  • 입력 2017.09.22 09:21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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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조 목사(주님기쁨의교회) 

도시 전체에 모차르트의 선율이 넘쳐 흐르는 것은 같은 오스트리아의 짤스 부르크(Salzburg)는 아담하고도 아름다운 도시다.‘소금’이란 뜻의 짤스(Salz)와 성이라는 뜻의 (Burg)가 합해서 만들어진 단어다. 성은 시내 어디서든 보였고 멀리서 봐도 색이소금처럼 하얀 빛이다. 구글 하나만을 의지하여 찾아가는, 말로만 듣던 ‘소금 성’은 그만큼 기대가 컸다. 그런데 잘 모르고 너무 먼 곳(성 반대편)의 유료 주차장에 차를 세워 두고 올라갔음을 나중에 알게 되었다. 산 위에 있는 성만을 바라보며 걷기 시작했는데 가도 가도 잡힐 듯 말 듯 가까워지지가 않았다. 성이 워낙 높은 곳에 있기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래(시내)쪽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한 번에 간단히 올라간다는 사실을 모르고 한 시간 반을 걸어서 올랐다. 간간이 표지판은 있었지만 사람들이 별로 보이지 않았다.

올라갈 때는 간혹 사람이 보여 성의 위치를 묻고 옳게 가는지, 표지판을 확인하며 걷고 또 걸었다. 그렇게 산길을 걸어 드디어 성 꼭대기의 전망대에 올라 시내를 내려다보며 아름다움을 만끽했다. 그런데 내려오는 길이 문제였다. 올라왔던 기억을 더듬으며 내려가는 어느 지점에서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되었다. 조금 낯익어 보이는 길이 아까 우리가 온 길인가 해서 가면 ‘이 길이 아닌데’ 해서 결국 왔던 길을 다시 돌아가길 반복했다. 또 그렇게‘이 길인가?’ 하고 멈추어 망설이고 있는데 마침 오는 사람이 있어서 내려가는 길을 물으니 친절히 알려주어 자신감을 가지고 가보았으나 그 길도 아니었다. 산 속에서 길을 잃는다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이구나. 곤란한 지경에 헤매고 헤매다가 마침내 산책 나온 사람의 도움을 받아 겨우 길을 찾아 내려온 그 때의 기억이 새롭다. 힘은 들었지만 아름다운 짤스부르크 성은 그렇게 내 삶의 한페이지를 수놓았다.

그냥 케이블카를 타고 쉽게 올라갔다 내려왔다면 이렇게 마음 속 깊이 남게 되었을까. 정확한 이정표, 지도가 얼마나 중요한지, 또 그 이정표를 정확히 읽어내는 눈 역시 너무도 중요함을 느낀다. 지도와 지도를 보는 눈이 정확해야 방황하지 않을 수 있다.우리 인생도 마찬가지다. 우리 마음의 지도, 그 지도를 보는 눈이 우리 인생을 이끌어 간다. 긍정의 지도는 긍정의 현실을, 부정의 지도는 부정의 인생을 만든다. 밧모섬에 유배된 노구의 요한을 생각한다. 차가운 바닷바람 속에 어둠이 몰려올 때, 그의 심령에 새겨진 천국으로 가는 지도는 그를 힘든 상황 속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게 했을 것이다. 천국으로 가는 내 마음의 지도, 예수그리스도! 지나가는 사람이 가끔씩 잘못된 길을 알려주어 혼란스러울 때도, 잠시 길을 잘못 들어 헤맬 때도 결국은 나를 바른 목적지까지 인도하실 그분을 신뢰하며 때로 이 땅에서의 힘든 시간들, 상황들조차도 결국은 모든 것이 합력하여 아름다운 추억으로 새겨질 것을 생각하면 모든 것이 감사하다. 다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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