끌어주고 밀어주는 아버지와 아들의 기도목회

진흥교회 신순구 원로목사와 신현석 담임목사
기사입력 2017.10.10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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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강동구 둔촌동. 높게 솟은 아파트 뒤편엔 갖가지 과실나무 사이로 십자가 하나가 빼꼼히 얼굴을 내밀고 있다.


20여년 전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소로를 따라 들어가다 보면 널따란 잔디밭과 함께 고즈넉한 교회 건물을 만날 수 있다. 단감, 대봉시, 매실, 자두, 살구나무를 비롯해 각종 식물들과 멋스럽게 어우러진 교회.


한국독립교회선교단체연합회 진흥교회 신순구 원로목사와 신현석 담임목사는 부자(父子) 사이다. 20여년 전 이곳에 부임해 오직 기도사역을 펼쳐온 아버지 목사에 이어 올해 아들 목사가 목회를 승계해 기도 사역을 이어오고 있다.


진흥교회가 특별한 것은 서울 도심 속에 위치해 있으면서도 세상과는 구별된 기도하는 집이라는 점이다. 인터뷰가 진행되는 잠깐 동안에도 여러 성도들이 교회 정원에 들어서 예배당을 들락거렸다. 신순구 목사는 기도가 제일이다. 우리 교회는 진짜 기도하는 집이다라는 한 마디로 교회를 소개했다.


아버지 신 목사가 기도 목회를 하게 된 것은 계속되는 고난 속 기도훈련을 통한 응답과 부흥 체험 때문이다.


1968년 목회를 시작했을 당시부터 지금의 진흥교회에 이르기까지 아버지 신 목사가 들려준 이야기는 기도를 통한 주님과의 동행, 그것이었다.


서울 정릉에서 경기도 이천으로, 강원도 원주를 거쳐 다시 서울 둔촌동까지. 그가 가는 교회는 하나같이 성도들이 다 떠나버린 텅 빈 공간이었다. 오직 말씀과 오직 기도로 주님의 인도하심만을 의지하고 목회하여 수십 명의 성도들이 갖춰질라치면 어김없이 시험이 닥쳐와 다시 흩어놓기를 반복했다.


한 번은 부흥되던 교회에 외부 목사가 찾아와 성도들을 선동하여 내쫓김을 당할 위기에도 처했었고, 교회 빚 다 갚아놓으니 시험이 들어 성도들이 다 흩어지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 목사는 오직 기도하고, 응답받는 대로 행하며 주어진 길을 걸어갈 뿐이었다. 오죽했으면 아들 신 목사가 어릴적 아버지같이는 목회 안 한다고 펑펑 울었을 정도였다고.


그렇게 다시 올라온 서울에서 둔촌동 상가에 자리를 잡고 순탄한 목회가 이어지려던 순간 신 목사는 마지막으로 커다란 시험에 직면하게 됐다. 막내 동생이 신학공부를 마치더니 형인 자신을 내쫓고 교회를 차지하려고 했다는 것.


가장 사랑했던 막내 동생의 도전에 기도밖에는 길이 없다고 생각한 신 목사는 주님 앞에 철저히 엎드렸고, 주님은 일절 관여하지 말라. 내가 일하겠다는 감동을 주셨다. 신 목사가 이에 순종하자 두 패로 나눠졌던 교회는 그들 스스로 교회를 떠나면서 다시 평온을 되찾게 됐다.


신 목사는 성도 숫자를 세지 않는다는 특이한 방침을 소개하기도 했다.


성도 수가 늘어나 이제 교회가 되나보다라고 마음을 놓으면 시험이 찾아왔다. 또 다시 부흥되어 성도들이 모여도 신 목사가 성도 숫자를 세는 순간 다시 흩어지는 체험을 반복했다. 신 목사가 성도 숫자를 세지 않고 목회를 했던 건 이때부터였다.


그렇게 주님은 신 목사를 본격적으로 훈련시키기 시작하셨다. 40일 금식기도에 순종케 하셨고, 기도를 방해하는 사탄의 방해공작을 체험케 하시고 이겨내게 하셨다.


기도 목회를 본격화한 신 목사는 어린 아이들까지 기도에 힘쓰게 했고, 주석을 보며 원어의 뜻을 찾아 하나님의 말씀을 직접적으로 가르치는 강해설교로 스타일을 바꿨다. 이 또한 기도의 응답이었다.


이러한 아버지 신 목사의 목회를 현재는 아들 신 목사가 이어받았다. 어려서부터 곁에서 모든 과정을 보며 자라온 아들 신 목사는 기도목회를 승계할 적임자였으며, 무엇보다도 교회 성도들이 간절히 원했다. 결국 아들은 아버지같이는 목회 안 한다는 울음이 무색하게도 같은 길을 가게 됐다.


자연 속에서 아무 것도 내세울 것 없이 오직 기도라고 말하는 신순구 원로목사와 신현석 담임목사는 교회가 기업화되고 목회가 경영이 되어버린 이 시대에 참된 교회와 목회자의 위치가 어디여야 하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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