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노래

  • 입력 2017.11.09 13:24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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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담양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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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임마누엘교회 담임목사

시작노트

시간은 화살과 같다더니, 새싹이 나던 봄날이 어제 같았지만, 벌써 온 자연은 가을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이른 아침 어제의 후회를 밀어내고 산책을 하다, 길에 떨어진 낙엽들을 쓸어내는 아저씨의 분주한 손길이 보입니다. 그렇습니다. 여름의 생명, 그 화려한 잎사귀들도, 저렇게 힘을 잃고 땅에 떨어집니다. 우리의 인생도 어느덧 그 젊음과 패기, 열정들이 그 빛이 바래져 한잎 한잎 떨어지고 있습니다. 떨어짐에 아쉬워한들, 세월은 그 날들을 쓸어 가버렸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 지나간 시간을 후회하고 아쉬워하며, 사람을 붙들고, 또 다른 성공을 붙들고 아등바등 하다가 안개처럼 스러집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후회는 어떤 기회도 만들어주지 않습니다. 시간은 흘러가고, 지나가면 우리를 돌아보지 않습니다. 그러니 이제 우리는 이 계절에 바라봐야 할 것을 바라보고, 기다려야 할 것을 기다리는 지혜를 구해야 합니다.

나는 후패하고 썩어지나 한결같은 생명으로 충만하신 그분, 나는 잊고 등을 돌려도 언제나 나를 주목하시는 그분, 지쳐서 축 늘어진 내 어깨를 두드리며 수고했다고 말씀해 주시는 그 임마누엘을 기다리고 바라봐야 합니다. 세상 친구 다 나를 버려도, 한결같이 나를 사랑하시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기다리고 바라봐야 합니다. 오늘 당신의 하루, 이 계절 속에 걸어오시는 주님을 기대하며 기다리십시오. 그리고 지난날의 실패를 조금도 기억하지 않으시며 책망하지 않으시는 주님의 품에 말없이 안겨보십시오. 떨어지는 낙엽도, 쓸쓸히 불어오는 바람 속에서도, 당신의 이름을 그리며 잠잠히 노래하시는 주 예수의 노래가 귓가를 어루만질 것입니다. 그 노래가 들리십니까? 마음을 기울이면 즐거울 것입니다.

땅에 떨어진 낙엽을 보니

인생은 덧없는 비감

발자국에 사그러지는 소리

순간은 지나감을 실감

곤한 마음 어루만지며

노을지는 하늘에 소망 한마디 남기던 날들이

몇 날이었는가?

쓰고 다시 쓰고

구겨버린 날들이 땅에 떨어진 잎사귀 같다

이미 떨어진 순간들

안타까워하며 슬퍼하느니

마음 깊숙한 곳에 있는 사람

내가 아는 그 사람

눈물 훔치며 손수건 흔드는 여인처럼

그리고 그리워 뒤돌아보는 한 사람

내 님 그리며

가을 이불 덮은 지붕 아래 서서

지나가는 사람마다 얼굴을 내어밀어

내님이신가 보고 또 봅니다

언제나 그랬듯이 함께 발걸음을 내딛고 싶어

두 발을 가지런히 모은 채 기다립니다

언제나 네게 오실까

잎사귀 한 잎, 두 잎 떨어뜨리니

엄마 품에 아기 미소

그리운 당신이네요

내 앞에 서 있는 사람

내가 사랑하는 그 사람

향기 가득 가을아침 단풍잎 사이 거닐던

이슬에 담아 노래하리

이 그윽한 사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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