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기증으로 버킷리스트를 이뤘어요!”

  • 입력 2014.08.26 13:10
  • 기자명 강원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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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변환_신장기증인 김진정 씨가 장기기증 관련 잡지 선한이웃을 읽으며 활짝 웃고 있다.JPG
▲ 신장기증인 김진정 씨
  

(재)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본부장 박진탁 목사)는 지난 20일, 올해 두 번째 순수 신장기증인이 탄생했다고 밝혔다. 생면부지 타인에게 신장을 기증한 주인공은 김해시에 사는 김진정 씨(43세)다.

어머니로부터 ‘항상 네가 손해보고 살아라’, ‘남에 대해 함부로 비난하지 말라’ 등의 교훈을 항상 듣고 자란 진정 씨는 나눔의 삶을 살아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그러던 중 소중한 이들과의 이별을 경험하게 되고, 나눔의 삶을 당장 실천해야겠다는 결심 끝에 신장기증을 하게됐다.

진정 씨는 “제 가족이 투병생활을 하다 세상을 떠나는 것을 지켜보면서, 또 제 자신이 육체적 고통으로 투병생활을 하면서 평소에 생각하지 못했던 생명의 소중함에 대해 더욱 절실히 깨달았다”고 고백한다.

더불어 그녀는 아픔도 죽음도 남의 일이 아닌 나의 일이 될 수 있다는 깨달음을 얻고 남은 인생의 버킷리스트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이미 조혈모세포 기증 등록과 지체장애인들을 위한 봉사활동 등으로 이웃사랑을 실천해온 그녀는 새로운 버킷리스트를 작성하며 ‘장기기증 서약하기’를 결심했고, 실천에 옮겼다.

한편 진정 씨의 신장을 기증받은 이식인은 제주도에 사는 윤창근(40)씨다. 지난 2006년부터 만성신부전을 진단받고 복막투석을 받으며 생명을 유지해 온 윤 씨는 최근 당뇨 합병증으로 망막에 이상이 생겨 시각 장애 판정까지 받고 다니던 직장까지 그만두어야했다.

지난 2008년 신장이식대기자로 등록하고 6년 만에 신장을 이식받은 윤 씨는 “앞으로 새로운 삶을 살아갈 기대로 가슴이 벅찹니다. 제게 신장을 기증해주신 기증인의 뜻을 받들어 우리 가족과 행복하게 살게요”라는 소감을 전했다.

한편 20년 지기의 우정으로 생명을 나눈 김용렴·김성수 목사의 미담이 전해져 많은 이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했다.

지난 8년간 만성신부전으로 여러 차례 생사의 고비를 넘겨온 김용렴 목사(광명순복음교회)를 위해 20년 지기 친구인 김성수 목사(명암감리교회)가 자신의 신장 하나를 기증한 것이다.

8년간 투병생활을 해 온 김용렴 목사의 건강은 점점 악화대 지난해 7월, 신장 이식을 하지 않으면 생명의 위험이 올 것이라는 진단까지 받게 됐다. 그런 김용렴 목사를 안타깝게 생각한 친구 김성수 목사는 자신의 생명을 친구와 함께 나누기로 결심하기에 이른다.

두 사람의 장이 이식 수술에는 어려운 고비가 여러번 있었다. 장기 이식 수술 승인권을 갖고 있는 보건복지부 장기이식관리센터가 ‘두 사람의 친분 관계가 의심되어 수술을 승인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은 것이다. 두 사람이 같이 찍은 사진들, 두 사람이 친구임을 보증하는 제천시장과 지역구 국회의원의 서명이 담긴 보증서 등을 제출했지만, ‘교단이 다르고 가족도 아니라 친분을 인증할 수 없다’며 끝내 수술은 허락되지 않았다.

이에 친구를 위해 생명을 나누고자 앞장섰던 김성수 목사는 순수한 생명나눔의 뜻을 매도당한 억울한 사연을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에 서신으로 전했고, 이들의 사연은 한 언론매체를 통해 세상에 알려져 결국 수술 재승인이 이뤄졌다.

박진탁 본부장은 “두 분 목사님의 신장이식 수술이 무사히 마쳐져 매우 기쁘다”며 “장기매매와 같은 불법을 근절하고자 제도가 있는 것은 당연하지만, 친구나 이웃을 위해 자신의 장기를 기증하겠다고 나선 사람들의 숭고한 뜻을 훼손하지 않도록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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