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순절 영성으로 종교개혁을 보다

  • 입력 2017.11.14 16:12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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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오지 않을 종교개혁 500주년을 떠들썩하게 보내며 ‘다시 한 번의 교회개혁’을 주창했던 한국교회는 이제 ‘그 이후’를 고민해야 할 때에 이르렀다.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총회장 정동균 목사)는 지난 13일 대조동 순복음신학교에서 ‘오순절 영성으로 개혁을 생각하다’라는 주제로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 기하성 신학포럼을 개최했다.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신학교국(국장 김상백 목사)과 기하성 총회신문(사장 송시웅 목사)이 주최하고 기하성 총회와 순복음신학교(이사장 권문집 학장 박정근)가 후원한 이날 신학포럼은 이동규 박사(순복음대학원대학교 구약학 교수)와 김태식 박사(침신대 역사신학겸임교수), 신문철 박사(한세대 조직신학 교수)가 발제했으며, 양재철 박사(순복음대학원대학교 전 총장)의 사회로 자유토론이 이뤄졌다.

‘구약성경의 종교개혁과 그 교훈’을 주제로 발제한 이동규 박사는 구약성경 열왕기하에 기록되어 가장 높고 성공적으로 평가받는 요시야 종교개혁을 조명하고, 그 시사점과 제언을 전했다.

이 박사는 “우리는 세게 역사에 유례를 찾기 어려운 급속한 기독교의 성장을 경험했고, 지금은 그 성장 이후의 혼란스러운 시기를 지내고 있다. 이 혼란의 시기에 종교개혁이 우리에게 필요한 과업이라면 구약성경은 그 개혁을 향해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라고 묻고 개혁의 기준과 사회집단의 포용, 백성들과의 언약을 주목했다.

먼저 이 박사는 “요시야는 백성들이 공감할 절차를 통해 자신의 이상을 담아 율법책을 내놓았다. 16세기의 종교개혁자들에게는 성서가 있었다”고 지목하고 “당시의 정신 사조인 르네상스의 표어 ‘근원으로’에 발맞추어 기독교의 근원인 ‘오직 성서’를 주장한 개혁자들은 라틴어가 아닌 세속어로 번역된 성서를 내놓으며 그들의 신앙과 종교적 이상을 담아냈다”고 평가했다.

이어 “오늘의 한국교회와 신학은 이와 같은 기준이 필요하다. 다양한 의견들이 충돌하다가도 여기에 이르러서는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것이 있어야 한다”며 “이런 면에서 성서에 대한 존중과 확실한 자리가 있는 한국교회의 유산은 소중하다. 우리가 성서에 기준한 공통의 신념을 세워갈 수 있다면 이 시대를 향한 요시야의 율법책을 소유하게 될 것”이라고 피력했다.

둘째로 이 박사는 “요시야는 개혁의 성공을 위해서 여러 사회적인 집단들을 포용하고 포섭했다. 사회가 더욱 다양하고 다원화된 포스트모던의 시대에 우리가 개혁적인 변화를 이루기 위해서 이것은 더욱 중요하고 필요한 요소”라며 “루터의 종교개혁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개혁을 지지하고 추종했던 농민들과 영주들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지목했다.

이에 이 박사는 “한국교회가 가진 높은 자긍심은 좋은 것이지만 그 안에서 사회와 단절되고 고립된다면 오늘날 우리에게 필요한 개혁의 꿈은 요원할 것”이라며 “포용해야 한다. 필요하면 포섭해야 한다. 요시야에게 있어 포용과 포섭의 한계가 그의 개혁의 한계가 되었음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이 박사는 “개혁은 장기간의 과업이다. 긴 시간을 볼 때 정말 중요한 것은 미래에 대한 대비이다. 당장의 개혁을 위한 사업들의 성패도 중요하지만 계속 이어갈 미래에 대한 대비가 없다면 그 개혁은 종국에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경계하고 “우리는 우리 시대의 개혁에 급급할 것이 아니라 긴 시각을 가지고 미래를 위한 준비에 힘써야 한다. 그렇다면 요시야 시대의 종교개혁과 같이 당장은 실패나 일시적인 성공으로 평가된다고 해도 시간은 그 평가를 바꿔놓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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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장 임태우 박사(순복음신학교 학생처장)의 사회로 논찬에 나선 정일승 박사(건신대 구약학 교수)는 “구약을 역사적으로 재구성해야 하기에 일부분 실증적 증거보다 개연성에 근거한 추론에 머물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면서도 “요시야의 종교개혁의 역사적 배경을 면밀하게 분석했을 뿐만 아니라 연구 주제와 관련된 학자들의 연구 성과를 성실히 반영한 흥미롭고 유익한 논문”이라고 평했다.

또한 “연구자는 단순히 구약성서 본문에만 근거하여 주해하는 방식이 아니라 역사비평적 관점에서 텍스트를 둘러싼 주변의 다양한 종교적, 경제적, 정치적, 사회적 배경을 추적하면서 요시야의 종교개혁을 둘러싼 다채로운 역사적 정황을 재구성할 수 있도록 돕는다”며 “연구자가 지닌 고대 근동에 대한 지식 및 다양한 학자들의 축적된 연구성과가 충실히 반영되어 논지를 전개한다는 측면에서 논리적 명확함이 돋보인다”고 논했다.

이날 신학포럼에서는 이동규 박사 외에 김태식 박사가 ‘21세기의 17세기 영성: 아미쉬의 역사와 신앙공동체’를 주제로, 신문철 박사가 ‘칭의론과 오순절주의’를 주제로 발제했으며, 김상백 박사(순복음대학원대학교 실천신학 교수)와 성한용 박사(순복음총회신학대학교 실천신학 교수)가 논찬으로 참여했다.

한편 포럼에 앞서 드려진 예배에서 개회사를 전한 김진환 목사(기하성 신학위원장)는 “한국교회는 선교사상 가장 짧은 기간에 큰 부흥은 있었으나 교회가 내부적으로 비성서적인 세속화로 만연되어갈 때 기하성의 성령운동이 활발하게 역사하여 한국교회가 영적 성장에 크게 기여했다”며 “개혁자 마틴 루터의 심정으로 포럼에 참석하여 개혁을 주창한 나 한 사람부터 개혁이 시작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의미를 되새기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축사를 전한 총회장 정동균 목사는 “신학이 잘못되면 기독교가 잘못된다. 오늘날 한국의 기독교를 유심히 살펴보면 바르지 못한 신학이 교회에 파고 들어와 있다. 바르지 못한 신학은 교회의 위기”라며 “이번 기하성 신학포럼은 올바른 신학을 가르쳐 주기 때문에 진심으로 축하받아야 하는 귀중한 행사다. 신학자들의 올바른 신학 연구가 포럼에 참석한 모든 분들에게 평생 동안 좋은 영향을 끼쳤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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