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가 남다른 추수감사절 되기를

  • 입력 2017.11.16 13:37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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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어느 명망 높은 언론인이 꼬집어 말하기를 “한국인이 가지고 있는 공통적인 병 하나가 ‘감사 결핍증’이라고 지적했던 일을 기억한다. 선뜻 이 말을 부정할만한 용기가 나지를 않는다. 급속한 경제발전과 산업사회로의 전환이 낳은 후유증이라고 보기에는 너무도 심한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가 없어 더욱 그러하다. 물질적인 풍요가 넘쳐남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영혼 깊은 데서부터 우러나야 할 감사와 평화는 점점 멀어져 가고 있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부끄럽게도 세상과는 사뭇 달라야 할 교회마저 감사를 잃어가고 있음을 결코 부인하기는 어려울 듯 하여 마음이 매우 무겁다. 세상이 물질의 노예가 되어감에 따라 감사를 잊어갈 때라도 교회는 살아서 하나님의 말씀을 붙잡고 세상을 계도해 나가야 함이 옳을진대, 그러지는 못하고 되레 세상의 그런 모습을 배워 가고 있는 현실이 한숨 나오게 한다. 세상이야 물질을 많이 갖는 것을 목적으로 삼고, 또 그를 위해 다툼을 벌이는 곳이지만 교회는 그런 게 아니기 때문이다. 굳이 말하자면 교회는 세상과 반대로더 많이 나누기 위해 고민하고 감사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가 더 독하고 악착같다’는 세인들의 지적을 그저 못 들은 척 외면만 하기에는 지금의 한국 교회가 처한 현실이 너무 위태로워 보인다. 추수감사절, 연례행사로서야 감사가 넘쳐나는 것 같으나 실상은 세상과의 단절이 더욱 심해져가고 있고, 교회와 교회간의 반목과 질시 또한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음을 볼 때 마음이 많이 어둡다. 이모든 것들이 결코 물질사회의 빈곤에서 오는 결과가 아니라는 점에서 적지 아니 고민스러워진다. 어쩌면 한국 교회는 지금, 일찍이 없었던 풍요로움으로 인하여 믿음으로는 손해를 보는 것 같은 느낌 또한 없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전도가 없어도 교회는 잘 굴러가는 것 같고, 기도하지 않아도 수입은 느는 것 같은 허상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넘치는 풍요의 잔에 취하여 감사를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렇듯 풍요로운 환경 속에서 고난 없는 믿음의 길을 가도록 은혜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함을 잊지 않고 되새기는, 의미가 남다른 추수감사절이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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