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회 미래는 있는가?

  • 입력 2017.11.30 13:56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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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교회가 평온 한듯하면서도 속으로 은근히 적지 않은 소용돌이가 일어나고 있는 느낌이다. 소위 한국의 장자교단이라고 자처하는 교단에서, 일개 지교회의 일이라고만 치부하기엔 좀 간단치 않다 싶은 일로 논란이 좀 길게 갈 것 같다. 또 다른 우리나라 최대 교단이라 자처하는 곳에서는 총회장으로부터 신학생까지 교단 내 대학총장을 성토하느라 조용해보이지를 않는다. 담임목사 자리의 세습이 옳으냐 그르냐를 가지고 따지기 이전에 한국 교회가 선교 120년을 지났음에도 아직 이렇게 철이 없을까 싶을 정도로 미성숙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어 그것이 안타깝다. 이렇듯 속된 말로 좀 힘을 쓸 만한 교단들에서 집안 일로 내홍을 겪고 있는 사이, 세상에서는 기다렸다는 듯이 이런 어수선한 기회를 틈타 ‘종교인 과세’ 문제 정도는 수월하게 처리할 것 같은 분위기다. 교회가 스스로를 보호하지 못함은 물론이요 남을 보호해주지도 못하는 오늘의 이 안타까운 모습은 마치 머리털 잘린 삼손의 허우대만 멀쩡한 힘없는 모습을 보는 것 같다.

강도 만난 이웃을 예로 들면서까지 우리를 가르쳐 주신 주님의 교훈을 그야말로 민망하게 만드는 꼴이 된 것 아닌가 한다. 세상의 가난하고 병든 이웃들이 찾아와 위로를 얻고 평안을 찾아야 할 교회가 그들에게 그늘을 제공해줄 수 없을 정도의 퇴락한 모습이 아니냐 하는 것이다. 한국 교회의 이런 혼란이 가져온 손실이 지금 어마어마해 보인다. 우리의 전도 대상인 세상의 그 많은 사람들이 주님 앞으로 발을 옮기다가도 ‘교회가 이런 곳이냐’면서 화들짝 놀라 이전보다 더 멀리 도망가는 모습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교회가 세금을 내는 일이사회정의 차원에서 맞느냐 그렇지 않느냐를 가지고도 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것 같다.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가 되고 안 되고를 떠나서 진심으로 안타까운 것은 어느 하나도 의견의 합의를 못 찾고 있다는 점이다. 뺨 맞을 소린지는 모르겠으나 지금우리가 정신 차리지 않으면 머지않아 한국교회 미래가 퍽 어두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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