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석교인 100명 이하의 소형교회 담임목사 20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가 공개돼 관심을 모았다. 소형교회 목회자들은 중대형교회에 비해 턱없이 적은 예산과 적은 성도 수로 언제 어려움을 탈피할 수 있을지 예측하기 힘든 상황에도 불구하고 상당수가 목회에 만족하며 절대 다수가 자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21세기교회연구소와 한국교회탐구센터가 공동주관한 ‘2017 소형교회 리포트’가 지난 1일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열렸다. 조사를 담당한 ㈜지앤컴리서치는 ‘소형교회 목회 실태 및 인식 조사 결과 발표’를 통해 유의미한 내용들을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출석교인 100명 이하의 소형교회 담임목사 206명을 임의추출해 온라인과 면접으로 9월28~11월2일까지 이뤄졌다.
이날 발표된 바에 따르면 소형교회의 2017년 예산은 5000만원 이하인 교회가 39.3%였으며, 전체의 64.5%가 1억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1년 예산 평균은 8800만원으로 집계됐으며 교인 수 50명을 기준으로 예산의 차이가 벌어지는 것으로 집계됐다.
당회와 운영위원회 등 의사결정기구가 있는 교회의 비율은 62.1%였으며, 장로가 있는 교회는 45.6%로 평균 2.2명으로 나타났다. 전임 부목사나 전임 전도사는 23.3%로 4교회 중 1교회만이 전임 부교역자를 보유하고 있었다.
소형교회는 교회의 사무처리 및 관리를 대부분(87.4%) 목회자 스스로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형교회를 목회하면서 가장 큰 어려움은 ‘교인 수 정체’(39.8%)였으며, ‘헌신된 평신도 일꾼 부족’과 ‘재정 부족’이 각각 19.9%로 뒤를 이었다.
소형교회 중 40.8%는 외부 재정지원을 받고 있다고 응답했고, 그 비율은 전체 예산 대비 평균 28.8%로 예산 1/4은 외부에 의존하고 있었다. 외부 재정재원의 주체는 ‘교회’가 83.3%로 가장 많이 차지했다.
이와 관련해 53.6%의 목회자는 재정지원으로부터 언제 탈피할 수 있을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답해 어두운 전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47.1%의 목회자들이 ‘교회 존립’을 걱정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34.5%의 목회자는 다른 교회로 부임하고 싶은 생각을 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목회를 포기하고 싶은 적이 있었던 목회자도 29.6%에 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형교회 목회자들의 73.3%는 목회에 ‘만족한다’고 응답한 반면 4.9%만이 ‘불만족한다’고 답해 목회 만족도는 상당히 높은 편인 것으로 나타났다. 만족하는 이유는 ‘하나님의 소명이므로’가 47%, ‘교인들의 영적 성숙’이 28.5%였다. 불만족한다고 응답한 목회자들 중에서는 ‘교회 성장이 안돼서’라는 이유가 40%로 가장 높았다.
소형교회 목회자들은 작은교회가 ‘공동체로서의 역할 수행’(85.9%)과 ‘건강한 교회로서의 역할 수행’(85.4%), ‘성숙한 교인 양육’(80.1%)에 적합하다고 인식하고 있었으나 38.8%가 중대형 목회자와 비교해 열등감을 느끼고 있었고, 41.3%는 ‘소형교회를 목회 실패로 보는 주변 인식이 부담스럽다’고 응답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소형교회 목회자들 중 21.4%는 사례비를 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이다. 8.3%는 부정기적으로 받고 있었고, 70.4%만이 정기적으로 사례비를 받고 있었다. 그나마도 연간 2000만원 미만이 42%, 2000~4000만원이 47.5%로 89.5%의 목회자가 연간 4000만원 이하의 사례비를 받고 있다.
이들 중 이중직을 가진 목회자는 17.5%였으며, 교회 규모가 작을수록 이중직 보유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직을 보유한 목회자의 41.7%는 사례비를 받지 않고 있었으며, 사례비를 받는 경우도 2000만원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 이중직 보유 여부와 사례비 수령 여부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중직 직종으로는 ‘학원강사/과외’가 22.2%로 가장 높았고, 자영업과 복지사업이 16.7%로 뒤를 이었다. ‘단순 노무직’도 13.9%, ‘택배/물류’는 5.6% 등 노동집약적 업종 종사 비율도 20% 수준으로 나타났다.
목회자들은 이중직 보유에 대해 절반 이상인 56.8%가 ‘현실적으로 불가피하다’고 응답했고, 25.2%가 ‘적극적으로 수용’한다고 고 답하는 등 82%가 이중직 보유를 찬성했다. 18%는 절대 반대 입장을 밝혔다. 향후 이중직을 가질 의향이 있는 목회자는 45.1%였다.
소형교회 목회자들 43.2%는 국민연금으로 노후 준비를 하고 있었으며, 교단연금 36.9%, 개인연금과 저축이 21.8%였던 반면 ‘노후준비 방법이 없다’는 목회자도 36.9%에 달해 심각성을 표출했다.
이처럼 소형교회를 목회하면서 다양한 어려움에 처해있는 목회자들일지라도 절대 다수인 93.2%가 목사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고 응답해 흔들리지 않는 소명의 확신을 드러냈다.